최근 차에 탄 채로 이동하며 햄버거나 커피 등의 음식물을 구입할 수 있는 ‘드라이브스루’ 형태의 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설은 교통혼잡을 유발하고 보행자 및 이용자의 안전을 침해하기도 하여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전국의 드라이브스루 이용 경험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의 대다수(365명, 73.0%)는 드라이브스루를 이용하는 주된 이유로 ‘주문 후 바로 수령이 가능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진출입 시 인도를 지남에 따라 보행자가 신경 쓰인다’(189명, 37.8%), ‘매장주변에 차량이 많아 운전에 방해 된다’(94명, 18.8%)고 응답해 절반 이상(56.6%)이 보행자와 차량의 안전문제로 불편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출처:한국소비자원) 출구 부근 양쪽 시야확보 양호, 출구 부근 왼쪽 시야확보 불량

또한 응답자 중 60명(12.0%)은 드라이브스루 매장 이용 중 실제 차량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대상은 매장 및 주변 ‘시설물’이 35명(7.0%)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차량’ 29명(5.8%), ‘보행자’ 23명(4.6%) 순이었다(중복응답). 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사고 위험을 느낀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246명(49.2%)에 달했다.

한편, 이용자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사항으로 ‘차량 동선에 안전관리요원 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131명, 26.2%).

이에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드라이브스루 매장 33곳을 조사한 결과, 총 9곳(27.3%)은 매장 출차 시 운전자의 시야가 건물이나 담벼락 등에 가로막혀 도로를 통행하는 보행자나 차량을 발견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5곳은 시야 사각지대를 보완할 수 있는 도로반사경도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주변 보행자나 다른 차량에 차량 진출을 알리는 출구 경보장치는 12곳(36.4%)이 아예 설치하지 않았고, 설치한 곳 중 3곳(9.1%)은 작동하지 않았다.

또한 조사대상 매장 모두 차량 진출입 시 보도를 통과해야 하는데, 진입로와 진출로가 분리되지 않거나(4곳, 12.1%), 주유소 출구로 진입함(14곳, 42.4%)에 따라 차량 동선이 겹쳐 교통혼잡 및 사고발생이 우려되었다.

▲ (자료출처:한국소비자원) 보도와 맞닿은 주행로에 오토바이 정차, 보도를 사선으로 가로질러 진출

일부 매장은 주행로와 맞닿은 보도를 구분하는 차단시설이 없고 주행로에 오토바이 등이 주차되어 있거나, 보도를 횡단하는 차량 진출로가 최단거리가 아닌 사선으로 길게 나있어 차량이 보도를 과도하게 침범하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한편, 설문 응답자들이 드라이브스루 시설의 안전한 이용을 위해 가장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지적한 ‘안전관리요원’이 배치된 곳은 한 곳도 없었는데, 이용차량이나 보행자가 많은 시간대에 안전관리요원을 두는 등의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드라이브스루는 식품접객업 신고만으로 영업이 가능하며 별도의 시설기준 및 입지 제한이 없고, 매장 진출입 시 보도를 횡단 사용하는 경우에도 도로점용허가를 받는 것 외에 별도의 안전대책 마련 의무는 없는 실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드라이브스루 시설 이용자 및 보행자의 안전 확보를 위해 드라이브스루 시설기준 및 차량 출입을 목적으로 하는 도로점용 시 안전대책 마련을 관계 부처에 건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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