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겨울이 왜 그렇게 춥고도 길었던지...

기억에서 가물거리는 그때 그 시절, 모든 것이 부족했던 그 시절. 겨울의 문턱 입동(立冬)과 첫 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이 다가오면 각 가정에서는 김장을 담그는 대행사를 진행하고, 연탄과 장작을 넉넉히 들여놓기도 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 온 우리의 겨울나기 준비 모습을 기록을 통해 살펴본다.

국가기록원은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과 소설을 맞아 11월 '이달의 기록' 주제를 “기록으로 보는 겨울나기 준비”로 정하고 관련 기록물을 22일부터 누리집(www.archives.go.kr)을 통해 서비스한다.

▲ (자료출처:국가기록원) 좌_연탄을 나르는 인부들(1957), 우_김장 풍경(1957)

이번에 서비스되는 기록물은 총 42건으로 1950~2000년대의 김장 및 연탄 월동 준비, 화재예방 활동 등 겨울나기 준비 모습을 담고 있다.

그 시절 본격적인 겨울이 시작되기 전, 가정에서는 김장 담그기를 서둘렀다.

겨울의 첫 준비라 할 수 있는 김장은 우리의 정서가 담긴 고유 문화로 인정되어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 있다. 김장은 긴 겨울을 나기 위해 많은 양의 김치를 담가 나누어 먹는 오랜 풍습으로, ‘겨울의 반양식’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했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와 양념을 파는 김장 시장에서의 활기찬 사람들의 모습, 우리의 전통적인 김장법과 다양한 김치의 종류와 우수성을 홍보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또한, 김장철을 맞아 우리의 김치 문화를 알리기 위한 김치대축제 영상, 김장을 담가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는 봉사활동 모습도 눈길을 끈다.

▲ (자료출처:국가기록원) 좌_배추 장수(1967), 우_겨울철 땔감이 쌓여있는 모습(1975)

사람들이 김장 김치를 수송 열차에서 리어커로 옮겨 나르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김장과 더불어 겨울 필수품인 연탄을 미리 준비해 춥고 긴 겨울에 대비했다.

겨울이 다가오면, 동네 골목마다 리어커에 연탄을 가득 싣어 나르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전국의 광산에서는 석탄 채광이 서둘러 이루어졌고 연탄 공장도 쉴새없이 가동되었지만,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연탄 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에, 정부에서는 연탄의 수송 및 수급에 관한 대책을 강구하기도 했는데, 철도의 수송력을 석탄 수송에 최우선적으로 배차하고, 연탄질 향상과 가격안정을 위해 단속을 실시하는 내용이었다.

연탄은 저렴하고 편리한 난방 수단이었으나, 안타깝게도 가스 사고가 자주 일어났다. 정부에서는 연탄가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하여 마른 연탄을 사용하고, 굴뚝의 높이를 최소 지붕 위 1미터가 되도록 하라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추진하였다.

▲ (자료출처:국가기록원) 좌_메주 말리기(1977), 우_가락동 김장시장 풍경(1997)

어려운 이웃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연탄을 기부하고 나르는 장면도 예나 지금이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또한, 겨울철에는 화재가 많이 일어났는데, 이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11월을 방화 강조주간으로 정하고 시민들에게 방화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기 위한 시가행진과 모의 소방연습을 실시하기도 했으며, 우표와 포스터도 제작하여 생활 속 불조심을 강조하였다.

한편, 농촌의 농한기 부업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새끼꼬기, 간장을 담그기 위한 메주 말리기, 볏짚으로 감싼 나무, 땔감을 수북히 쌓아놓은 장면도 겨울을 준비하는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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