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에 집을 짓는 장수말벌의 공격성향을 실험한 결과 머리 보다는 다리를 집중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말벌 집을 건드렸을 땐 웅크리지 말고 빠르게 20m 이상 벗어나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올해 5월부터 9월 초까지 경주국립공원 일대에서 장수말벌의 공격성향을 실험한 결과, 장수말벌이 사람의 머리 보다는 다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성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 (자료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종류별 벌 크기 비교

이번 실험은 야외활동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말벌 공격의 효과적인 대처 방안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털보말벌과 등검은말벌에 이어 국내에서 가장 큰 장수말벌을 대상으로 공격성향을 알아본 것이다. 

▲ (자료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공격부위 실험 - 다리부위 집중공격, 공격부위 실험-모자부위 집중공격_ 다리와 검은색 부위를 집중 공격하므로, 밝은색 계열의 각반(스패치)와 모자를 착용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실험 결과, 장수말벌은 땅속 벌집 주변에서 발생되는 약한 진동에도  수십 마리가 벌집 밖으로 나오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머리부터 공격하는 털보말벌, 등검은말벌과 달리 땅속 집에서 나온 장수말벌은 벌집에서 가까운 사람의 다리 부위를 집중 공격했으며, 이후 사람의 행동에 따라 몸 전체를 공격하는 성향을 보였다.

▲ (자료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벌집앞에서 가만히 서 있음, 땅에 진동을 주면서 허우적 거리기_ 벌집앞에서 가만히 서 있을 경우 2-3마리의 장수말벌이 경고비행 및 공격을 하였으나 땅을 쿵쿵거리면서 진동을 주거나 허우적 거렸을 때 20여 마리의 벌들이 공격을 함.

이 같은 반응으로 볼 때 벌집을 밟는 등 직접적으로 충격을 주는 행위나 자극하는 큰 움직임은 장수말벌의 공격성을 높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으로 확인됐다.

장수말벌의 색상별 공격성향은 일반 말벌과 같이 검은색 > 갈색 > 빨간색 > 노란색 및 초록색 순으로 공격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색상에 따른 말벌 집중 실험 → 검은색에 가장 활발한 반응을 보임

장수말벌이 검은색이나 갈색 등 어두운 색깔에 공격성이 강한 이유는 곰, 오소리, 담비 등 야생동물 천적의 색상이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때문에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밝은 계열의 등산복, 등산화, 등산모, 각반(스패치) 등을 착용해야 말벌류의 공격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 (자료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벌집을 건드린 후 자세를 낮추고 움직이지 않을 경우 → 많은 수의 벌들이 몸 전체에 공격반응을 보이며, 검은색부분을 지속적으로 공격함.
▲ (자료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벌집을 건드린 후 빠른 속도로 20m 뛰어간 경우 → 대부분의 벌들이 벌집으로 복귀함

정종철 국립공원연구원 생태연구팀장은 “땅속에 있는 장수말벌 집을 건드렸을 때 그 자리에서 벌들을 털어내려고 다리로 쿵쿵 딛거나 팔로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으면 안된다”며, “땅속에 집을 짓는 장수말벌이나 나뭇가지에 집을 짓는 등검은말벌 등 벌집을 건드려 덩치가 큰 벌들이 날아오르면 무조건 머리를 감싸고 그 자리에서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빠르게 벗어나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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