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 속에 붉게 물들어 가는 단풍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에서 의미있게 즐겨보자.

조선왕릉관리소가 2017 가을여행주간을 맞아 10월 22일부터 11월 5일까지, 단풍이 절정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조선왕릉에서 전통문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조선왕릉은 500년 이상 지속해온 조선왕조의 왕과 왕비의 무덤이 온전히 보존되어 전해지는, 세계적으로 그 예가 드문 유적이다. 무덤의 형태나 그 주변을 구성하는 석물·건물 등의 조형․예술적 가치, 자연 친화적으로 구성되고 유지되어 온 경관, 해당 유적의 조성과 유지에 관한 면밀한 기록, 현재까지 이어지는 제례 등을 통해 문화유산의 진정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2009년 조선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일괄 등재되었다.

조선왕릉관리소는 이러한 조선왕릉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서울·경기 일대 왕릉 7곳에서 왕릉을 찾은 관람객이 왕릉 주인공의 생애를 통해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전통문화 공연과 전시, 아름다운 가을 왕릉숲에서의 생태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하였다. 각 왕릉 입장객이라면 모든 행사에 무료로 참여 가능하며, 개별 행사에 대한 자세한 세부 일정과 신청 방법 등은 ‘조선왕릉 누리집–행사안내 게시판’을 참고하면 된다.

▲ (자료출처:문화재청) 서울 선릉에서 열린 행사_2016년

먼저 서울 선릉과 정릉(宣陵과 靖陵, 사적 제199호, 서울 강남구)중 선릉에서는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성종임금의 악학궤범과 흥겨운 우리 국악> 행사를 연다. 선릉은 조선 제9대 임금인 성종(成宗)과 정현왕후 윤씨의 능이다. 행사에서는 성종의 명으로 조선 시대 당시의 음악이론을 집대성하여 편찬된 『악학궤범(樂學軌範)』을 소개하고 국악 공연을 통해 관람객들이 우리 국악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고양 서오릉(西五陵, 사적 제198호)은 ‘도성의 서쪽에 자리한 다섯 기의 능’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중 경릉(敬陵)은 추존 덕종(德宗, 세조의 아들이자 성종의 아버지, 추존 전 의경세자)과 인수대비로 더 잘 알려진 소혜왕후 한씨의 능이다. 조선왕릉관리소는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오는 28일 오후 3시부터 70분간, 소혜왕후의 삶을 주제로 서오릉 재실 앞에서 <서오릉, 가을愛> 공연을 펼친다. 의경세자의 죽음 후 궁 밖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다가 아들인 자을산군(성종)의 즉위를 계기로 궁으로 돌아와, 『내훈(內訓)』을 짓고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던 소혜왕후의 극적인 삶과 사랑을 우리 춤과 소리를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 공연은 『성종실록』을 토대로 재구성한 역사적 사실에 현대적 해석을 더한 무용극으로,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과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 등 역량 있는 젊은 전통예술가들이 출연한다. 당일 서오릉을 방문한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 (자료출처:문화재청) 남양주 홍릉과 유릉(홍릉)

남양주 홍릉과 유릉(洪陵과 裕陵, 사적 제207호)에서는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1897년 대한제국 선포 120주년을 기념하여 <왕릉공감-대한제국 아리랑> 행사가 열린다. 이곳은 대한제국 고종황제(高宗皇帝)와 명성황후 민씨의 홍릉, 순종황제(純宗皇帝)와 순명황후 민씨·순정황후 윤씨의 유릉을 비롯하여 영친왕과 영친왕비의 원(園), 의친왕과 덕혜옹주 등의 묘가 자리한 대한제국 황실 가족들의 마지막 안식처이다. 행사 기간 중 유릉 재실에서는 대한제국 선포 전후의 시대상과 대한제국 황실가족의 모습을 기록한 사진전, 대한제국 관련 영상물을 상영한다. 또한, 11월 4일에는 대한제국 선포 시기의 시대상을 각색한 ‘대한제국의 꿈’ 창극 공연이, 11월 5일에는 ‘대한제국 아리랑’을 주제로 한 국악공연이 각각 오후 3시부터 열린다. 해당 시간에 맞춰서 방문하면 별도 신청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남양주 광릉(光陵, 사적 제197호)은 조선 제7대 임금인 세조(世祖)와 정희왕후 윤씨의 능으로, 이를 둘러싼 울창한 숲은 국립수목원(옛 광릉수목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오는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매일 2회(오전 10시부터 11시, 오후 3시부터 4시) 운영되는 <깊어가는 가을, 광릉숲과 세조대왕> 행사가 열린다. 세조의 유언으로 부역 인원과 비용을 줄였던 광릉의 조성 배경과 세조의 일생, 조선 전기의 역사 등을 전문가의 해설로 들으며 광릉의 문화유산 가치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광릉숲의 자연유산 가치를 알아볼 수 있다. 행사 참가자들은 평소 공개가 제한된 광릉 능침 탐방과 광릉숲을 감상할 기회가 주어진다.

▲ (자료출처:문화재청) 광릉의 가을풍경

김포 장릉(章陵, 사적 제202호)은 조선 제16대 임금 인조의 부모인 추존 원종(元宗)과 인헌왕후 구씨가 잠들어 있는 곳으로, 연지와 습지뿐만 아니라 원앙(천연기념물 제327호)과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2호) 등 우리 고유의 다양한 새들이 살기 좋은 자연 환경도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오는 28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경내에서 열리는 <김포장릉 습지와 새–겨울 철새 먹이주기 체험 및 사진전> 행사에서는 김포장릉에 서식하는 철새들의 안정적 번식을 위해 겨울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새가 숲속과 연지 등에서 자연스럽게 노니는 모습을 육안이나 망원경 등으로 관찰하는 탐조활동을 통해, 평소 도심에서 접하기 어려운 새들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행사는 (사)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소속 전문가가 진행하며 가족 단위 사전 신청자에 한해 참여할 수 있다.

화성 융릉과 건릉(隆陵과 健陵, 사적 제206호)에서는 <융·건릉 전통문화 공연> 행사를 개최한다. (사)화성열린문화터와 함께 준비한 전통문화 공연으로, 10월 22일, 29일, 11월 5일 3일간 오후 3시부터 한 시간 동안 재실에서 열리며, 사물놀이, 설장구, 사자놀음 등 이곳을 찾은 모든 연령대의 관람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하였다. 별도 신청 없이 당일에 방문하면 참여할 수 있다.

조선왕릉의 진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추진 중인 문화재 복원 사업 현장이 궁금하다면 오는 25일과 11월 1일 양일간 오후 2시에 구리 동구릉(東九陵, 사적 제193호) 내의 목릉(穆陵)을 방문하면 된다. 목릉은 선조(宣祖)와 의인왕후 박씨, 인목왕후 김씨가 잠든 곳이다. 이곳을 지키는 능지기가 머물렀던 건물인 수복방(守僕房)의 복원 사업 공정 중, 10월 25일에는 목공사, 11월 1일에는 지붕공사의 조립과 진행 과정이 문화재수리전문가의 안내와 함께 공개된다. 실제로 진행되는 문화재 수리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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