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바다 이야기'

바다는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생명을 잉태했던 근원이며, 생명체에 필수적인 산소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날씨를 조절하며 수많은 자원을 품고 있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70.8%를 차지하는데, 이는 육지 면적의 2.43배이며 부피는 13억 7천만 km3에 이른다. 그리고, 바다는 지구에 남아있는 마지막 미개척지로 인류가 탐사한 심해는 2% 정도에 불과하다. 탐사하지 못한 나머지 심해에는 어떤 생물이 살지 잘 알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은 바다는 위험한 곳이라고 잠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위험하니까 물가에 가지 말라든가 배를 타는 것 자체를 위험시하는 말들을 많이 들어왔다. 막연한 두려움이 있지만, 오늘날 우리의 슬기와 지혜를 모아 해양개발에 주력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있다. 세계는 해양을 미래자원의 보고(寶庫)로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와 마찬가지로 해양을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법칙이 오늘날에도 변함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웃도어 정보신문 ‘바끄로’는 우리가 꼭 개척해야 할 바다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 바다 전문가의 재미있는 바다 이야기를 연재한다.

우리 바다를 지키며 우리 바다의 치안을 담당할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해양경찰교육원의 고명석 원장이 들려주는 미래자원의 보고(寶庫) 바다와 얽힌 재미있고 신기한 이야기를 통해 바다와 좀더 친숙해 보자.

 

▲ 해양경찰교육원 고명석 원장

 

바다에서 유래한 명칭, ‘스타벅스’ 이야기 

지옥처럼 검고, 죽음처럼 강하며, 사랑처럼 달콤하다.’는 커피에 대한 터키의 속담처럼 그윽한 커피향은 뿌리치기 힘든 마력이 있다. 

커피 이름은 처음 발견된 지역인 동아프리카 ‘카파(Kappa)’에서 유래하였다. 6~7세기에 존재가 발견된 커피는 11세기 아라비아의 예멘으로 전파되어 처음 재배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이슬람의 오스만 제국을 통해 유럽으로 전파되었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다양한 커피전문점을 만나게 된다. 그 중에서도 스타벅스 만큼 세계적으로 알려진 커피 브랜드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Star Bucks’라는 브랜드명은 사실 바다와 깊은 관련이 있는 명칭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8세기 무렵 북해로 진출하기 시작한 바이킹의 일부가 지금의 영국 맨체스터 근교로 이주하였다. 그 곳에서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는 작은 개울을 발견하고 정착하게 되었는데, 그들은 이 개울을 '갈대가 있는 개울'이라는 뜻으로 ‘Storbek’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그 후 오랫동안 이 갈대개울에 모여 부족을 이루며 살았던 이 부족을 사람들은 ‘Starbuck’이라 불렀다. 

스타벅 부족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 농사를 지으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19세기 미국 메사추세츠주를 중심으로 위험하지만 돈이 되는 사업이었던 고래잡이가 크게 성행하게 되었다. 그러자 일부가 미국으로 건너가 배를 타기 시작했는데 이들은 바이킹의 후예답게 고래잡이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이름을 날리게 되었다. 

한편 1844년 미국에 20살에 선원 생활을 시작하여 상선, 포경선, 군함에 승선하며 바다를 경험하고 돌아온 한 젊은이가 있었다. 그가 바로 포경선을 탔던 경험을 바탕으로 불후의 명작 '모비 딕'을 쓴 작가 허먼 멜빌이다. 그는 항해 경험을 토대로 ‘모비 딕(1851년)’을 비롯해 '타이피(1846년)' ‘오무(1847년)’ ‘레드번(1849)’ ‘하얀 재킷(1850)’ 등 많은 해양소설을 썼다. 

허먼 멜빌은 선원 생활을 하는 동안 고래잡이로 명성을 날리던 스타벅 부족에 대해 들었고 이 부족의 이름을 따서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항해사 이름을 ‘Starbuck’이라고 지었을 것이다. 불굴의 투지로 흰 고래에 맞서는 항해사의 캐릭터는 북해의 높은 풍랑을 가르던 바이킹의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진다.
세월이 지나고 미국의 시애틀에 허먼 멜빌의 소설을 그 누구보다 좋아하는 영어 교사가 있었는데 그가 스타벅스의 공동 설립자인 제럴드 볼드윈이다. 커피 애호가였던 그는 종종 양질의 커피를 공유하는 모임을 지속하고 있었는데 1971년 교직을 그만두고 세 명이 함께 커피전문점을 시작하게 되었다. 당시 미국의 커피는 싱겁고 맛이 없는 그야말로 아메리카 스타일이었는데 그는 이태리 스타일의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를 선보였다.

제럴드 볼드윈은 새로 시도하는 맛의 커피전문점 브랜드명을 고민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 '모비 딕'에 나오는 포경선 항해사의 이름인 'Starbuck'을 사용하기로 했다. 거기에 공동 창업인 세 명을 나타내기 위해 복수형 s를 더해 'Starbucks'라고 이름 짓게 되었다. 

한편 ‘스타벅스’라는 브랜드명 외에도 로고 모양도 바다와 관계가 깊다. 로고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녀인 ‘세이렌(Seiren)’에서 가져왔다. 세이렌은 아름답고 달콤한 노랫소리로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유혹하여 바다에 뛰어 들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업자들은 스타벅스 커피가 달콤한 유혹으로 사람들을 홀려서 매장으로 자주 발걸음을 했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 로고를 만든 것이다. 

세상이라는 바다에서 손님이라는 선원들을 매장(바다)속으로 유혹하기 위해 매혹적인 세이렌을 내세운 것인데, 이 의도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사이렌(Siren, ‘경고음’이라는 의미로 마녀 세이렌에서 유래)이라도 울려야 할 지 모를 일이다. 

- 해양경찰교육원 고명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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