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웃도어시장의 불황이 심상치 않다. 그런데, 아웃도어 업계의 침체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2013년과 2014년 꼭지점을 찍은 뒤 계속 하향곡선이다.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의 작년 실적은 2~3%의 마이너스 신장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역시 4~5% 감소세로 수익률도 크게 낮아졌다. 

활황기 시절인 2013년 아웃도어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10% 중후반대를 기록했다. K2, 네파, 블랙야크 등 주요 업체들은 연간 1천억 원 이상을 벌었으며, 영업이익률도 20%를 상회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상황이 좋지 않다. 작년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인 곳은 절반도 안 되며, 적자를 기록한 곳도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5년 6조8천억 원, 2016년에는 6조 원, 2017년 4조7천500억 원으로 급감했다. 

'노스페이스'의 영원아웃도어를 비롯해 블랙야크, 네파, K2코리아 등 주요 아웃도어 업체의 지난해 총 매출은 약 1조8천2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0.3% 증가에 그쳤고, 공시 자료에 따르면 노스페이스만이 유일하게 작년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을 정도로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상황은 어렵다.

작년 마감 기준 아웃도어 시장의 점유율 순위는 노스페이스, 네파, K2, 블랙야크, 아이더,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코오롱스포츠, 밀레, 컬럼비아,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순으로 정리가 된다.

노스페이스는 2014년까지만 해도 5320억원에 달했던 노스페이스의 매출액은 2015년 3802억 원으로 28.5%나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542억 원에서 304억 원으로 44.1% 줄었다. 하지만, 노스페이스는 지난해 4651억 원의 매출과 50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9.3%, 영업이익은 111.9% 급증한 금액이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10.9%로 같은 기간 5.3%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회복 요인은 국가대표 등을 활용한 스포츠캠페인 덕이다. 국가대표 등 스포츠 선수들이 등장한 노스페이스의 스포츠 캠페인은 노스페이스의 브랜드 이미지와 정체성을 바꾸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2015년 급감했던 노스페이스의 매출액도 2016년 3901억 원, 2017년 4254억 원, 2018년 4651억 원 순으로 늘어났고 영업이익도 이 기간에 173억 원, 240억 원, 509억 원으로 증가추세를 보이며 전성기 수준을 회복했다.

블랙야크는 지난해 3863억 원의 매출과 4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7% 줄었고, 영업이익은 84.8%나 급감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률도 1.1%로 같은 기간 5.9%포인트 하락했다. 

블랙야크의 실적 악화는 아웃도어 시장이 장기화된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이 크지만, '나우하우스', '알파인센터' 등에 대한 투자와 큰 기대를 하고 런칭한 나우의 부진 영향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나우를 인수한 2014년을 기점으로 실적 하락세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네파는 지난해 매출이 3728억 원으로 전년 보다 3.7%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4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7% 증가했고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당기순이익도 111억 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K2·살레와를 전개하는 케이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30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7억 원으로 전년보다 9.3% 줄어들었다.

K2로부터 지난 2014년 분사한 아이더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6.8% 감소한 355억 원으로 마쳤다. 2018년 당기손익은 281억 원으로 2017년 381억 원에 비해 100억원 감소했으며, 분사 첫해 당기손익 444억 원에 비해서는 37%나 감소했다. 2015년과 2016년 당기손익은 각각 435억 원, 329억 원 수준이었다.

2018년 k2로부터 분사하여 배우 조인성을 전면에 내세워 스타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다이나핏은 지난해 첫 실적은 매출액 358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이 7억9000만 원에 달하는 등 기대를 한참 벗어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2,900억 원으로 3천억 원에 조금 못 미쳤다. 밀레, 컬럼비아,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은 1천억 원 중반대로 격차가 크다.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스포츠'는 한 때 매출 5천억 원대에 진입하며 아웃도어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2천700억 원 가량을 기록하며 5위권에서 밀려났다. 지난 2011년 매출 5천200억 원을 달성한 지 7년 만에 반토막이 난 것이다.

하위권에도 변동이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작년에 비해 2배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급상승 중이며, 5월말 기준 누적 매출은 500억 원 이상으로 밀레와 컬럼비아를 제치고 있다. 

컬럼비아의 활약도 주목된다. 지난해 전년대비 10%의 성장률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5월말 기준 7.6%의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실적이 겨울에 몰리지만 이들의 성장은 충분히 주목되는 부분이다. 아웃도어 업체들의 부진은 아웃도어 열풍이 최근 빠르게 식은 영향이 가장 컸다. 2013년까지 두 자릿 수 성장세를 보이던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신규 업체 진입 등으로 포화상태에 빠졌고, 가격 경쟁 심화와 판매 부진에 따른 재고 증가 등이 겹치면서 수익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성장이 정체된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일부 브랜드들의 무차별한 할인 정책 등의 출혈 경쟁이 문제이다. 고성장을 거듭했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장기화된 불황과 소비심리 위축이란 악재 속에서 재고 처리를 위한 연중 할인 판매를 진행하며, 가격에 대한 신뢰감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가격 정책은 각각의 기업들이 상황에 따라 스스로 정하는 것이지만 출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제품들이 대폭 할인되어 시장에 다시 나온다면, 소비자의 가격과 제품에 대한 신뢰감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것은 결국 출혈 경쟁으로 이어져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물론, 브랜드 가치도 크게 훼손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밀레와 네파의 매각설까지 흘러 나왔다. 

밀레는 지난해 1465억원의 매출과 4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2.6% 줄었고, 영업이익은 61%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마이너스 9억원으로 적자전환 됐다.

또한, 2013년 MBK파트너스가 1조원에 인수한 네파는 2017년 3874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3728억원으로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17년 329억원에서 20148년 478억으로 증가하고,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며 회복세로 돌아섰음에도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렇게 하향세를 겪는 아웃도어시장은 오너일가의 도덕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계열사 실적이 매년 하향세에도 K2와 밀레는 오너 일가와 오너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모회사에 수 십억 원의 고배당을 하고 있어 시장 안팎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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