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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교육원 고명석 원장의 ‘알·신·잼·sea' (14)- 알고 보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바다 이야기 열네 번째 -
고명석 해양경찰 교육원장  |  baccronews@bacc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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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30  10:5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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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생명을 잉태했던 근원이며, 생명체에 필수적인 산소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날씨를 조절하며 수많은 자원을 품고 있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70.8%를 차지하는데, 이는 육지 면적의 2.43배이며 부피는 13억 7천만 km3에 이른다. 그리고, 바다는 지구에 남아있는 마지막 미개척지로 인류가 탐사한 심해는 2% 정도에 불과하다. 탐사하지 못한 나머지 심해에는 어떤 생물이 살지 잘 알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은 바다는 위험한 곳이라고 잠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위험하니까 물가에 가지 말라든가 배를 타는 것 자체를 위험시하는 말들을 많이 들어왔다. 막연한 두려움이 있지만, 오늘날 우리의 슬기와 지혜를 모아 해양개발에 주력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있다. 세계는 해양을 미래자원의 보고(寶庫)로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와 마찬가지로 해양을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법칙이 오늘날에도 변함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웃도어 정보신문 ‘바끄로’는 우리가 꼭 개척해야 할 바다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 바다 전문가의 재미있는 바다 이야기를 연재한다.

우리 바다를 지키며 우리 바다의 치안을 담당할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해양경찰교육원의 고명석 원장이 들려주는 미래자원의 보고(寶庫) 바다와 얽힌 재미있고 신기한 이야기를 통해 바다와 좀더 친숙해 보자.                                                                                                  -편집자 주-

   
▲ 해양경찰교육원 고명석 원장

대륙의 항해가 정화, 세계의 바다를 항해하다 ⓵

항해에 대하여 이야기하면 사람들은 콜럼버스와 대항해 시대를 떠올린다. 이어 유럽에서 대서양을 건너 동양으로 휩쓸어온 수많은 항해를 기억해 낸다. 다 가마, 마젤란, 드레이크, 쿡 등 항해가의 이름과 함께. 그런데 지구 반대편에서 유럽 항해가보다 훨씬 앞서 거대한 규모로 세계를 항해한 사람이 있었다. 함대를 이끈 이는 명나라 환관 정화(鄭和)였다. 규모로만 본다면 오늘날 항공모함 함대조차 정화 함대와는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 

   
▲ (자료출처:위키피디아) 정화 함대의 위용을 나타낸 역사화

그렇다면 정화 함대는 무슨 목적으로 서쪽으로 간 것이었을까? 정화보다 90년 뒤에 떠난 콜럼버스 처럼 황금을 찾고 복음을 전하러 갔던 것일까? 때는 중국 명나라 건국 초였던 1402년, 화려한 황궁은 불길에 휩싸이고 궁인들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무참히 도륙당하고 있었다. 아수라장이 된 궁궐 바닥에 시체가 쌓여있고 군사들은 그 틈에서 누군가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군사들이 찾는 시체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그들이 찾고 있는 사람은 명나라 2대 황제인 주윤문(朱允炆, 건문제)이었다. 그리고 그를 찾으려는 사람은 황제의 삼촌이자 후에 3대 황제가 되는 주체(朱棣, 영락제)였다.

조선 시대 세조와 단종의 관계처럼 권력다툼은 삼촌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어린 황제의 행방은 묘연했다. 황제가 된 주체는 조카의 흔적을 찾았지만 실패했다. ‘먼 바다’로 달아나 복수를 꿈꾸고 있다는 소문만이 돌 뿐이었다. 주체는 결국 ‘먼 바다’에 까지 사람을 보내기로 했다. 역사적인 정화 함대의 항해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사실 정화 원정은 여러 가지의 목적이 있었다. 명나라 건국 이후 외교적 관계의 재정립, 정치적인 힘과 영향력의 확대, 조공 무역 등과 여기에 더해 사라진 황제를 찾으려는 숨은 의도도 있었다.

   
▲ (자료출처:위키피디아) 말라카 스테데이스 박물관에 있는 정화 동상

원정의 책임자는 정화였다. 그는 원나라 때 서역에서 운남성으로 이주해 온 이슬람교도의 후손으로 1371년 태어났다. 성은 마(馬), 이름은 삼보(三寶)였다. 그와 주체는 묘한 인연으로 만났다. 원나라 세력을 몰아내던 명 군대는 1381년 운남 지역을 공격하였는데 어린 정화는 포로로 잡혀 관습에 따라 거세를 당했다. 하지만 정화는 이를 원한으로 삼지 않고 오히려 명 군대에서 공을 세우며 승승장구해 나갔다. 그리고 여러 차례 생명을 건 전투에서 공을 세워 주체의 황제 등극에 기여하였다. 마침내 1404년 주체로부터 ‘정(鄭)’씨 성을 하사받았고 정4품에 해당하는 직위도 받았다. 

그 후 주체가 서양(西洋, 현대적 의미의 서양이 아니라 당시 중국에서는 말라카보다 서쪽을 ‘서양’이라 칭했다)에 파견할 사신으로 정화를 뽑았다. 앞서 언급했듯 정화의 선조는 서역 출신 이슬람교도로서 일찍이 성지 순례를 다녀오는 등 해외 상황에 밝고 모험심이 뛰어났다. 이에 영향을 받은 정화도 탐험정신과 비범한 재능을 가졌다. 또한 주체의 주변인물 중 외모나 지혜가 가장 뛰어났다고 한다.

   
▲ (자료출처:위키피디아) 정화의 항해도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친 끝에 함대가 출항하였다. 1405~1433년까지 27년에 걸친 일곱 차례 대원정의 서막이었다. 항로는 동중국~남중국해~말라카 해협~인도양~페르시아만~홍해~아프리카까지의 대장정이었다. 총 거리는 18만 5,000km에 달하였다. 《정화의 항해도》에는 정화 함대가 방문했던 36개 나라 또는 지역과 530곳의 지명이 기록되어 있다. 정화 함대의 규모는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크고 작은 배 60~200척이 함대를 이루고 2만 7,800명의 사절단이 동시에 움직였다. 

   
▲ (자료출처:위키피디아) 美필라델피아 박물관에 소장중인 ‘수행자와 기린’

 1차 항해(1405~1407년)는 인도 캘리컷까지 다녀왔다. 정화 함대는 방문지와 교역을 하였다. 함대에서 중국의 비단, 자기, 차, 공예품을 하사하면 해당 왕조에서는 진귀한 보물과 특산물을 답례로 진상하는 형태였다. 그 당시 캄보디아나 말라카는 향료로 유명했다. 또 태국을 방문했을 때는 흰코끼리, 물소, 공작 등을 선물로 받기도 하였다. 스리랑카의 진주나 참파(현재의 베트남 중남부 지역)의 호박도 포함되었다. 

대원정은 교역활동 이외에 정치적 경향도 띄었다. 참파, 자바, 팔렘방 등 일대의 영향력이 큰 지역과 왕조를 방문하였고 왕조 간 분쟁을 해결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3차 항해에서는 스리랑카의 분쟁을 진압하고 말라카를 독립국으로 승인하는 등 외교적 능력을 발휘하기도 하였다. 

1412년 떠난 4차 항해부터는 동남아를 넘어 페르시아만, 서아시아, 아프리카까지 방문하였다. 오래전부터 아랍인이 아프리카, 아시아를 거쳐 중국과도 교역을 해왔기 때문에 이미 항로가 있었다. 정화 함대는 낙타, 기린 등 희귀동물과 산호, 보석을 받기도 하였다. 특히, 기린은 중국에서 상서로운 동물로 여겨졌다. 중국 전설속의 기린은 사슴의 몸, 소의 꼬리, 말의 발굽, 이리의 머리에 두 개의 뿔이 달린 동물로서 세상이 태평하고 백성이 평안한 시기에 나타난다고 전해졌다. 이에 기린을 진상받은 황제 주체는 몹시 기뻐하며 그림으로 그려 남기게 했다고 한다. 이렇게 정화는 네 차례나 인도양을 횡단하였으며 아랍의 메카, 아프리카의 아덴, 소말리아, 케냐 몸바사까지 항해하였다

그런데 1421년 떠난 6차 항해와 관련 하여는 논란이 있다. 이때 함대는 수마트라에서 여러 분대로 나누어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였는데, 가장 늦게 중국에 도착한 분대는 6년만인 1425년에 돌아왔다. 이와 관련하여 영국의 개빈 멘지스는 《1421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라는 책에서 놀라운 사실을 주장하였다. 그는 정화 분대가 콜럼버스보다 71년 앞서 아메리카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또 쿡보다 350년 앞서 호주를 방문하였고, 심지어 남극과 북극까지 방문하였다는 것이다. 나아가 콜럼버스는 항해를 떠나기 18년 전에 《정화의 항해도》를 베낀 아메리카 지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하여는
정확히 증명할 길은 없지만 한동안 논란이 되기도 했다.   - 다음 편으로 계속 이어집니다 -

-해양경찰교육원 고명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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