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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교육원 고명석 원장의 ‘알·신·잼·sea' (15)- 알고 보면 신기하고 재미있는 바다 이야기 열 다섯 번째 -
고명석 해양경찰 교육원장  |  baccronews@bacc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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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4  12: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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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생명을 잉태했던 근원이며, 생명체에 필수적인 산소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날씨를 조절하며 수많은 자원을 품고 있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약 70.8%를 차지하는데, 이는 육지 면적의 2.43배이며 부피는 13억 7천만 km3에 이른다. 그리고, 바다는 지구에 남아있는 마지막 미개척지로 인류가 탐사한 심해는 2% 정도에 불과하다. 탐사하지 못한 나머지 심해에는 어떤 생물이 살지 잘 알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은 바다는 위험한 곳이라고 잠재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위험하니까 물가에 가지 말라든가 배를 타는 것 자체를 위험시하는 말들을 많이 들어왔다. 막연한 두려움이 있지만, 오늘날 우리의 슬기와 지혜를 모아 해양개발에 주력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있다. 세계는 해양을 미래자원의 보고(寶庫)로 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와 마찬가지로 해양을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법칙이 오늘날에도 변함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웃도어 정보신문 ‘바끄로’는 우리가 꼭 개척해야 할 바다에 쉽게 접근하기 위해 바다 전문가의 재미있는 바다 이야기를 연재한다.

우리 바다를 지키며 우리 바다의 치안을 담당할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해양경찰교육원의 고명석 원장이 들려주는 미래자원의 보고(寶庫) 바다와 얽힌 재미있고 신기한 이야기를 통해 바다와 좀더 친숙해 보자.                                                                                                  -편집자 주-

   
▲ 해양경찰교육원 고명석 원장

대륙의 항해가 정화, 세계의 바다를 항해하다

정화 함대의 가장 큰 규모의 배를 보물선을 뜻하는 보선(宝船)이라 했는데, 길이 150미터, 폭 60미터에 최대 7,000톤급에 달했다. 9개의 돛대가 있어 열 두 개의 돛을 설치하는 4층 구조였으며 1,000명을 태울 수 있었다. 위층과 중간층에 대포를 설치하였으며 기둥과 대들보를 채색하여 화려한 모양이었다. 그 크기와 웅장함은 실로 물 위를 떠다니는 사령부라 할만 했다. 

보선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배가 동행했다. 예를 들면 전좌선(戰座船)은 전투와 작전을 담당하였고, 마선(馬船)은 물품, 가축, 일상용품을 싣는 종합보급선이었으며, 수선(水船)은 식수를 운반하고 공급하는 전용선이었다. 심지어는 배에 관을 싣고 다니기도 하였는데 침몰당할 경우 높은 관리들의 시신을 밀봉하여 바다에 표류시키기 위한 용도였다고 한다.

명나라 배는 밑바닥이 좁고 먼 바다를 항해하기 적합한 형태였는데, 복건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또 장강 중하류와 남경에도 조선소가 있었다. 중국 배를 ‘정크선(junk)’이라 하였는데, 돛은 가로형 널빤지를 간격을 두고 설치하고 그 아래로 천을 늘어뜨린 형태였다. 정크 돛은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도 쓰였으며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에도 사용되었다.

   
▲ (자료출처:위키피디아) 정화 보선의 구조 이미지

한편, 함대는 ‘귀(貴)’자 형태를 유지하며 항해하였다. 선두에는 안행대(雁行隊,기러기떼가 날아가는 모양)의 정찰대를 두어 전방을 경계했다. 중간에 위치한 주력함 좌우에는 방위 함대를 배치하여 마치 새가 양 날개를 편 듯한 모양을 이루었다. 배와 배 간에는 깃발, 등불, 음향 등 신호를 이용하여 명령을 전달하였다. 

정화 함대는 편제를 치밀하게 분담하고 과학적 방법으로 항해하였으며 엄격한 질서 하에 움직였다. 먼저 황명을 받들어 함대를 지휘하는 지휘센터가 있었다. 지휘관은 환관이 대부분이었는데, 항해·외교·교역에 관한 중요한 정책 결정을 하였다(태감, 소감 등). 항해 업무를 전담하는 부서는 천문을 관측하고 돛과 닻을 다루고 항해를 책임졌다(화장, 타공, 음양관 등). 해적이나 침입 세력을 격퇴하는 군사 부서도 있었다(도지휘, 지휘, 천호 등). 또한 대외적인 외교와 예절을 담당하고 식량을 관리하며 질병을 치료하는 부서도 있었다(홍여사서반, 호부시랑, 의관 등).

당시 중국의 조선술과 항해술은 유럽보다 몇 백년 앞서 있었다. 예로부터 히말라야 고원에서 불어오는 계절풍을 이용하여 아랍 상인이 인도양을 오갔다. 중국 상인도 말라카를 근거로 삼아 인도 캘리컷에서 아랍상인과 교역했다. 무역을 장려하였던 송대와 원대로 이어지면서 무역은 활발해 졌고, 이와 함께 항해술도 더욱 발달하여 명으로 이어졌다. 15세기에 이르러서는 아랍의 다우선이 이끌던 동남아 교역로를 정크선이 대체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말라카 해협을 기점으로 동쪽은 정크 교역로가 서쪽은 다우 교역로가 지배하게 되었다.

   
▲ (자료출처:위키피디아) 중국에서 발명되어 서양으로 전파된 측천의(왼쪽)와 나침반(오른쪽)

정화 함대는 육지나 바다의 지형, 조수를 이용하는 지문 항법 뿐만 아니라 밤에 별자리를 보고 항로를 찾아가는 천문 항법도 이미 알고 있었다. 또한 별의 고도를 측정하는 기구인 육분의, 나침반, 수심측정기, 음향측정기 등의 발전된 항해기구도 사용하고 있었다. 

정화의 원정으로 중국은 유럽보다 앞서 해양 정복의 기회를 잡았었다. 이는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항해와 비교해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시기를 비교하면 정화의 1차 항해는 1405년으로 콜럼버스의 1492년 항해보다 거의 90년 정도가 앞선다. 규모면에서도 정화 함대는 한 번에 평균 100척에 27,000명 정도가 참여하였으나 콜럼버스 항해는 산타마리아호 등 3척에 90명이 떠났다. 배의 크기를 보면 정크선인 보선은 길이 150미터, 폭 60미터에 최대 7,000톤급으로 천 명을 태울 수 있었다. 반면 캐럭선인 산타마리아호는 길이 27미터에 150톤 정도였다고 한다. 흔한 비교인 대학생과 유치원생 간의 차이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 (자료출처:위키피디아) 정화의 보선과 콜럼버스의 산타마리아호 비교

원정 목적이나 방식에도 큰 차이를 보였다. 정화의 항해는 평화적 외교와 교역이 목적이었다.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물품을 교역했으며, 방문 지역을 무력으로 공격하지 않았다. 경제 착취나 강제적인 종교의 전파도 없었다. 하지만 콜럼버스의 항해는 처음부터 후추와 황금을 찾고 성경의 복음을 전파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의 항해 이후 세계 곳곳이 유럽의 식민지로 전락했으며, 사람들은 착취와 학대에 신음해야 했다.

대항해 시대를 되돌아보자. 포르투갈 엔히크 왕자가 세운 항해학교는 아랍과 유대에서 초빙한 항해가가 없었다면 문조차 열지 못했을 것이다. 식민지를 향해 역풍을 거슬러 다니던 많은 캐러벨선의 라틴세일은 아랍의 다우 삼각돛에서 유래하였다. 다 가마가 희망봉을 돌아 인도까지 갈 수 있었던 것도 이전부터 인도양 곳곳을 누벼왔던 아랍 항해가의 길 안내 덕분이었다. 코르테스가 불과 몇 백 명으로 아즈테카 왕조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화약의 힘이었다. 

유럽으로 하여금 수많은 식민지 지배를 가능하게 했던 화약과 나침반을 발명한 나라는 중국이었다. 이 모든 빚을 지고 있던 유럽이 이를 전해준 은인을 식민지화했다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1433년 7차 원정을 끝으로 명나라는 해금정책을 펼치며 바다에 대한 관심을 접게 된다. 명 초기부터 유교사상과 농업을 중시하는 문인 관료와 해상 무역을 중시하는 환관세력 간의 권력다툼이 지속 되어오다, 이제는 문인 관료가 권력을 잡은 것이다. 이후 명-청기에 바다를 경시하던 중국은 결국, 아편 전쟁에서 작은 섬나라 영국에 패하여 반식민지로 전락하며 근세를 맞는다. 

하지만 오늘의 중국은 몸을 돌려 더 이상 해양을 등진 나라가 아니다. 과거 아편 전쟁에 패배했던 해금의 나라가 아니다. 1998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지에서는 지난 1,000년 동안 가장 영향력 있는 탐험가로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정화를 선정했다. 중국은 오늘도 ‘해양굴기(海洋崛起)’의 기치 아래 정화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끝).

-해양경찰교육원 고명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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