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123 - 안장 피팅 않고 오래 타면 엉덩이 · 요추 이상 생길 수도


자전거는 삶이고 과학이며 문화입니다. 초보부터 마니아까지 도움이 될 주옥같은 ‘팁’을 모아 ‘자전거 123(원투스리)’의 두 번째 연재를 시작합니다. 전문가 2인이 실전 노하우를 알기 쉽게 전하겠습니다. 자전거 카페 ‘하루’의 미캐닉 김종환·김성현 씨가 연재합니다.  <편집자> 

양복 맞추듯이 자전거를 몸에 맞춰라

▲ 자전거를 제대로 타려면 자전거 각 부품의 명칭을 익혀두는 게 좋다.
군대에선 ‘군복에 몸을 맞춰라’고 하지만, 자전거 세계에선 자전거를 몸에 맞춰야 한다. 몸에 맞지 않는 자전거를 오래타면 발에 맞지 않는 군화를 신고 100km 행군을 하는 것처럼 몸에 무리를 준다.

지난 호에 기재한 대로 유효 톱튜브와 시트튜브를 계산하고 최대한 몸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했다면, 그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자전거를 몸에 맞추는 것. 즉 ‘피팅(Fitting)’을 해야 한다.

반드시 피팅이 필요한 이유는 사람마다 체형이 달라서다. 키가 같더라도 팔·다리와 상체 길이는 다르며, 등과 허리의 유연성, 근육 분포와 라이딩 습관은 그야말로 백인백색이다. 피팅은 단번에 완성되지 않는다. 자전거의 각 부품을 조절하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기까지 꽤 여러 번의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스템과 시트포스트 피팅

처음 자전거를 사서 몇 시간 타고 났더니 허리가 끊어질 것처럼 아팠다고 토로하는 초보 라이더들이 더러 있다. 이 경우는 몸에 맞지 않는 자전거와 평소의 운동부족이 원인이다. ‘더 타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무리하지는 말자. 우선 제대로 자전거를 피팅하고, 그 다음에 운동부족을 탓하는 게 순서다.

흔히 입문자들은 완성된 상태의 자전거(‘완성차’라고 한다)를 구매하는 데, 완성차는 ‘스템(stem)’과 ‘시트포스트(sitpost)’가 정해진 상태에서 조립된 자전거이다. 여기에 문제가 있다.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고급 자전거의 경우 일반적으로 유럽인들의 체형에 맞춰져 생산된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신체구조는 엄연히 다르며, 같은 한국인이라도 체형은 다르다. 따라서 프레임 사이즈는 분명 내게 맞게 골랐는데도, 자전거가 전체적으로 내 몸에 맞지 않을 수 있다.

자전거 피팅의 출발점은 몸에 맞는 스템과 시트포스트를 장착하는 것. 완성차의 이들 부품이 몸에 맞지 않다면 처음 살 때 이를 교체하는 게 좋다. 보통사람보다 팔다리가 긴 편이면 스템이 길어야 하고, 안장을 얹는 시트포스트의 상단이 뒤로 가 있는 게 좋다. 이런 경우를 ‘시트백(sitback)이 들어간 시트포스트’라고 한다. 이렇게 해야 안장과 핸들바의 거리가 길어져 긴 팔다리의 라이더 몸에 맞게 되는데, 반대로 팔다리가 상대적으로 짧다면 짧은 스템에 시트백이 없이 일자형 시트포스트를 쓰면 된다.

내 몸에 맞는 스템의 길이를 구하는 공식은 [(상체길이+팔길이) × (0.085~0.115)]이다.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유연성이 좋으면 높은 수(0.115), 유연성이 부족하면 낮은 수(0.085)를 대입하면 된다. 같은 길이의 스템이라도 각도가 제 각각이다. 스템이 아래로 향해 굽어졌으면 안장과 핸들바의 거리는 멀어지고, 위로 향한 스템이라면 반대의 상황이 된다.
 
주의

▲ 무릎 슬개골과 클릿 중앙부는 수직선상에 위치해야 한다.
상당수 동호인들은 프레임 사이즈가 크거나 작으면, 스템과 안장의 위치로 조절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프레임 자체가 몸에 맞지 않다면, 스템의 길이를 조절해도 소용이 없다.

스템은 프레임 사이즈와 별개의 독립된 사이즈를 가진다. 스템은 사용 가능한 범위에서 20mm 정도의 오차를 허용하는 데, 그 이상 범위가 넓어진다면 프레임 자체를 교환해야 자전거를 몸에 맞출 수 있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프레임 사이즈가 크다고 해서 스템의 길이를 무리해서 줄이면 주행 중에 핸들바의 끝이 몸 쪽으로 가까워지기 때문에 라이딩 자세가 무너져 라이딩 자체가 불안해진다. 반대로 프레임 사이즈가 작다고 해서, 무리하게 긴 스템을 쓴다면 핸들이 몸으로부터 지나치게 멀어지기 때문에 두 손으로 핸들을 파지하는 데 문제가 생겨 마찬가지로 불안해진다. 잘못된 피팅은 라이딩 사고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안장의 피팅

스템과 시트포스트를 맞췄다면, 그 다음엔 안장의 높이·위치·각도를 맞출 차례다. 안장 피팅을 하지 않은 채로 자전거를 오래 타면, 엉덩이는 물론 허리와 요추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우선 안장에 앉았을 때 편한 위치에 엉덩이가 오도록 한 뒤, 앉은 상태에서 페달을 지면과 수평이 되도록 한다. 수평 상태의 페달에 발을 얹고 무릎에서 살짝 들어간 슬개골과 페달 중앙부가 일직선상으로 수직을 이루어야 올바른 피팅이다.

▲ 안장은 지면과 수평이 되게 장착하는 게 좋다.

<사진 1>은  레이저를 이용해서 수직 상태를 점검한 모습으로, 수직상태가 되도록 안장의 앞뒤 위치를 조절하는 것이다. 피팅용 도구가 없으면, 실에 추를 달아 ‘슬개골-페달 중앙부’의 수직상태를 확인하도록 하자.

안장 높이는 두 발로 바퀴를 굴리는 크랭크 축 중앙부에서 시작해 시트포스트를 그대로 따라 올라가 안장의 중심부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그리고 몸에 맞는 안장 높이는 당연히 다리 길이와 상관이 있는데, ‘인심(inseam) × 0.875’의 공식으로 구한 높이가 올바른 안장 높이이다.

안장의 앞뒤 위치는 일자형의 곧은 시트포스트일 경우 시트포스트 중앙과 안장 뒤의 간격이 120mm 이내여야 하며, 시트백 시트포스트일 경우 안장 고정 볼트로부터 안장 뒤 간격이 120mm 이내에 위치해야 한다.

오랜 훈련을 쌓은 프로 라이더들은 몸에 비해 자전거를 길고 높게 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안장을 뒤로 1~2cm 가량 일부러 빼거나, 평지에서는 안장을 평균보다 높이는 경우도 있다. 이는 조금이라도 근육을 적게 쓰면서도 큰 힘을 발휘하기 위한 것인데, 언덕을 오르는 이른바 ‘업힐’(up hill)이 많은 코스에서는 반대로 안장을 내려서 타는 경우도 있다. 동호인들도 자전거에 익숙해지면 코스와 몸 컨디션에 맞게 피팅을 조금 달리해도 좋다.

페달의 피팅

자전거에 익숙해진 동호인들은 페달과 신발이 밀착되는 ‘클릿페달’을 사용한다. 클릿페달은 한쪽 발이 내리 구를 때 다른쪽 발이 페달을 들어 올림으로써 자전거 주행에 보다 많은 파워를 실을 수 있고, 다리 근육도 골고루 발달시키는 장점이 있다.

클릿페달을 기준으로 페달 피팅의 기준은 페달과 클릿의 위치다. 클릿 페달은 자전거에 내 몸을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는 데, 자전거에 오르면 두 발이 항상 같은 위치에 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안장 위의 엉덩이 위치와 핸들 위 두 손의 위치가 항상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페달과 클릿의 위치가 잘못 설정되어 있다면, 무릎과 인대, 다리와 등허리의 근육, 팔과 상체 등 온몸에 무리를 주어 자칫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페달은 그 만큼 중요한 것이다.

클릿의 정확한 셋팅법은 엄지발가락을 위로 올렸을 때 튀어 나오는 부분과 새끼발가락 하단에 튀어 나오는 부분을 잇는 가상의 선에 클릿의 중앙을 위치시키는 것이다.

▲ 엄지발가락을 위로 구부렸을 때 돌출된 뼈와 새끼발가락 관절 끝을 이은 선이 클릿의 중심에 위치해야 한다.

클릿이 발의 앞쪽으로 쏠리면 발가락의 관절 부위에 페달이 위치해 모든 힘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게 되고, 반대로 클릿이 뒤로 쏠리면 발바닥 아치 부분에 페달이 위치해 역시 힘을 제대로 자전거에 실을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프로 선수들의 경우 1mm라도 클릿의 위치가 달라지면 경기를 아예 망치기도 한다.
 
핸들바의 피팅
 
▲ 핸들바의 폭은 산악자전거는 어깨 넓이보다 넓게, 로드바이크는 어깨 넓이에 맞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핸들바의 높이는 안장에 앉은 상태에서 핸들을 파지했을 때 상체의 기울기가 30~60도가 되도록 설정한다.

상체가 유연하지 않은 초보자는 60도 가까이 맞추기를 권장하며, 오랜 라이딩 경력으로 상체가 앞으로 많이 구부려지는 상급자일 경우 주행 중의 공기저항을 피하기 위해 낮은 각도로 핸들바의 높이를 설정해도 된다.

상체를 세우고 타느냐, 굽히고 타느냐에 따른 차이인데, 안장은 높고 핸들바는 낮게 설정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유연성과 근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산악자전거의 경우 핸들과 안장을 동일한 높이로 설정한 상태에서 라이딩을 하다가 몸에 익숙해지면 점차 핸들바의 높이를 낮추도록 한다.

로드바이크(사이클)는 보통 핸들이 안장보다 2cm 가량 낮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을 권장하는 데, 마찬가지로 익숙해지는 정도에 따라 핸들바를 낮춘다.

핸들바의 폭은 산악용과 로드용에 따라 다르다. 산악자전거의 경우 어깨선보다 넒게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며, 로드바이크는 어깨선과 동일하게 두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 핸들바의 폭이 좁으면 핸들링은 민첩하지만 좌우로 코너링을 할 때 핸들이 불안하며, 반대로 넓은 경우 핸들링은 둔하지만 보다 안정적으로 코너링을 할 수 있다. 초보자가 지나치게 좁은 핸들바를 쓰는 것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 집필자 프로필

 
   
▲ 점장 김종환
 
▲ 미캐닉 김성현

 - 2007년 MTB입문
 
 - 2010년 로드사이클 입문
 
 - 마라톤 풀코스 및 하프코스  10여회 완주

 - BCI 프로 미캐닉 과정 수료

 - 현 자전거 카페 '하루' 점장 겸 미캐닉

 - 2008년 MTB 입문

 - 각종 대회 입상경력 다수

 - BCI 프로 미캐닉 과정 수료

 - 전 한국 MTB 수석 미캐닉

 - SRAM Techinical University 이수

 - 현 자전거 카페 '하루' 미캐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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