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알아요?'(2)

▲ 해양경찰교육원 고명석 원장

 

비 오는 날은 생선회 먹지마라?  

“비 오는 날엔 부침개에 막걸리지. 생선회는 먹지마라?” 이처럼 비 오는 날이나 장마철에는 생선회를 먹지 않는 것이 세간의 불문율이다. 누구나 상식으로 알고 있는 이 속설이 과연 맞는 이야기일까?

사람들이 비 오는 날 생선회를 피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비 오는 날은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비 오는 날은 습도가 높고, 이에 따라 세균이 빨리 증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경대 조영제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습도에 따른 세균 증식 차이는 미미하다고 한다. 이보다는 회를 뜬 이후, 실온에 얼마나 장시간 방치해 두었느냐가 급격한 세균 증식과 관계가 깊다고 한다. 

또 하나는 비 오는 날은 횟감이 신선하지 않다는 믿음과 관련이 있다. 비 오는 날은 조업을 못 나가니 오래 보관된 활어를 쓸 것이라는 생각이다. 실제로 자연산 생선은 수조에서 3일을 넘기기 힘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회는 육질이 퍽퍽해진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되는 횟감 생선의 90%가 양식산이라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양식 생선은 좁은 환경에서 길러지기 때문에 수조에 가두어 놓아도 비교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그러므로 자연산이 아니라면 회 맛도 비와 상관관계가 매우 떨어진다.

그런데, 습도가 높은 날은 생선회 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이 맛없게 느껴진다. 특히, 회에 물기가 스며 있으면 생선 살 본연의 맛이 떨어진다. 그러니 비 오는 날에 생선회가 공기 중의 습기가 스며들어 육질이 물러져 맛이 떨어질 수는 있다. 그래서 회를 뜰 때 물기를 제거하는 것은 필수다. 하지만 횟집에서 이 정도는 다 알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볼 때, 비 오는 날 회를 먹으면 식중독에 걸릴 수도 있다거나 맛이 없다거나 하는 속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낭설에 가깝다. 이제부터는 비 오는 날에도 부침개‧막걸리 대신에 생선회는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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