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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장에서 진행된 캠프파이어 시간. 투어에 참여한 사람들과 정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크루즈를 타고 찾아간 일본 ‘다이센 캠핑투어’

이번 여름은 사실 비만 봐왔다는 게 맞는 말일 것 같다. 방송에서도 40여 일 간 햇살을 본적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비만 보여주던 한 여름은 어느덧 처서에 밀려 힘없이 저만치 시들어가고 있다.

이 지겹던 여름이 끝나면 본격적인 캠핑시즌이 돌아온다. 대한민국의 캠핑장은 아직도 구석구석 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나 많다. 그래도 가끔은 해외로 눈을 돌려보고 싶다. 지금까지 경험했던 한국캠핑장과는 또 다른 캠핑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일본으로 떠나는 캠핑 투어에 참가신청을 했다. 그리곤 일본으로 출발하기 전 돗토리현의 일기예보를 계속 관심 있게 지켜봤다. 모두 주말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들 뿐이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기에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당일 오후 서울에서 동해항국제여객터미널로 달렸다.

서울에서 출발 전 민방위 훈련으로 인해 잠시 길 한복판에서 발이 묶였었다. 허걱, 이래서야 어디 오후 5시 배에 승선을 할 수 있을까 싶다. 갑자기 지난 휴가 때 태풍 무이파를 피해 스타크루즈를 타고 극적으로 제주도를 탈출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달리고 달려서 겨우 ‘휴~’하는 한숨과 함께 예정보다는 조금 늦게 동해항에 도착해, 마지막으로 배에 오를 수 있었다. 이번 다이센(大山) 캠핑투어에 함께할 일행들은 일찍부터 DBS 훼리(사진)에 승선을 하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드디어 출발이다. DBS 훼리의 3301호 객실에 짐을 풀었다. 승선 후 곧바로 저녁식사를 하고 선내를 둘러보았다.  지난해 12월 돗토리현 효노센을 가느라 이용했던 그 DBS 훼리다. 8개월 만에 달라진 것을 느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친절한 직원들과 깔끔한 크루즈의 모습은 여전하다. 투어에 참여한 일행들과 배에서의 조촐한 만찬으로 기분 좋게 하룻밤을 보낼 수 있었다.

밤새 망망대해를 달린 DBS 훼리는 사카이 미나토항에 미끄러지듯 도착했다. 다소 구름이 낀 을씨년스런 날이지만 그래도 이국 땅에 도착하니 좋았다. 사카이 미나토항의 여객터미널의 길고 까다로운 입국수속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모리노쿠니 버스가 우리를 반긴다. 
 
캠핑의 즐거움은 캠프파이어로 종결된다  

“아~ 곤니치와” 모리노쿠니에서 마중 나온 운전수 아저씨와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점심식사와 캠핑을 위한 가스와 식재료 구입을 위해 곧바로 이온(Aeon)마트로 향했다. 먼저 우리가 달려간 곳은 캠핑 장비를 구입할 수 있는 Sports Authority라는 이온마트 내의 별관이었다. Sports Authority는 일반적인 캠핑 장비를 판매하는 곳인데 환율을 계산한다면 한국에서 구입 할 때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취사와 조명의 필수장비인 가스를 구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에서와 같이 막대형 부탄가스와 둥그런 부탄가스를 쉽게 구입할 수 있었다.

캠핑 장비를 구입하고 식재료를 준비하기 위해 인근의 마트로 향했다. 시간에 쫓기며 일본식 라면과 우동을 포기하고 겨우 김밥과 초밥도시락으로 점심을 준비하고 식재료를 담았다.

이온마트를 나와 약 20분정도를 달려 드디어 다이센 모리노쿠니캠핑장으로 향했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캠핑장 매니저인 아키타상과 자원봉사자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 준다. “휴~”하는 탄식이 나온다. 생활 일본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내가 이제는 통역요원으로 전락해 버리는 순간이었다. ^^

모리노쿠니캠핑장에서는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자유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함께한 가족들은 필드 체험 공원도 이용하고 물 썰매도 즐겼다. 이곳 캠핑장에서는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다이센에서 생산되는 우유로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체험은 아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즐거움을 주었다.  

 

▲ 캠핑장 한쪽에 소형 텐트와 타프를 설치해 나만의 공간을 마련했다.

캠핑장에도 어둠이 깔리고 모리노쿠니 캠핑장에서 특별히 마련해준 캠프파이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각종 게임도 즐기고, 불꽃놀이(스파클라)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캠핑밴드의 멤버 중 한분인 김대리님(김현수)이 기타를 튕기며 멋들어진 노래를 불러 캠프파이어의 대미를 멋지게 장식해 주었다. 또한 일본의 지방방송국에서도 방송 촬영이 있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분위기 속에서 캠프파이어를 즐길 수 있었다.

‘후드득 후드득’ 캠핑장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밤이 깊어갈수록 비는 세차게 내렸지만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그냥 보낼 수는 없었다. 우리 일행은 조촐한 다과를 준비해 일본에서 아름다운 추억거리를 만들어 나갔다.

날이 밝았다. 산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는 알람보다도 쉽게 깊은 잠에서 날 깨운다. 간밤에 비가 많이도 내렸다. 텐트 안으로 홍수 피해를 보신 둥굴레님이 아침부터 이른 채비를 하고 산행을 준비한다. 날씨와 여러 가지 정황을 보아 6합목(合目)까지만 오르기로 하고 장비를 챙겼다.

다이센의 구간 거리표시는 합목을 단위를 적용하여 하는데 정상까지는 1합목에서 9합목으로 되어 있고 정상이 10합목이라고 산행대장이신 둥글레님(김성집)이 자세한 설명을 해 주셨다. 
 
일본 3대 명산 중 하나인 다이센의 품으로…

▲ 다이센 산행 중 기념 촬영을 한 일본캠핑원정대 참가자들.
모리노쿠니 회장이 직접 운전을 해서 다이센 등산로 입구까지 올라왔다. 모리노쿠니캠핑장에서 다이센 등산로 입구까지는 일본의 아름다운 길 100개 중 첫 번째라는 자세한 안내까지 해준다. 

버스로 10여 분을 달려 어제 맞추어 놓은 일본식 주먹밥(오니기리)을 들고 산행을 시작했다. 다이센은 중간에 식수와 화장실이 없다고 한다. 미리미리 식수와 용변을 보고 등산로로 이동했다.

하늘은 약간 구름이 끼어 있었지만 덕분에 시원하게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다이센 등산로는 대부분 통나무를 가로질러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일반적인 나무계단이 아니라 보폭을 저절 할 수 있는 계단으로 편안하게 산행을 할 수 있었다. 통나무로 만들어진 이정표는 합목과 100m간격의 표고 설치를 잘 해놓았다. 중간 중간 원시림사이로 하늘이 열리고 저 멀리 다이센의 웅장함이 답답했던 가슴을 확 트이게 한다.
이번 일본캠핑원정대는 정상 등정을 계획하고 있었으나 시간 관계상 5합목까지만 올랐다. 5합목에 도착하니 다이센정상 1.2km, 표고 1200m이정표가 있었고 우리 일행은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인증 사진을 남겼다. 등산로에는 안전등산을 기원하는 조그마한 기도처가 있었다. 5합목을 뒤로하고 하산하는 길에 많은 일본인 등산객과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오가며 인사하는 우리일행들은 여기서도 통한다. 안녕하세요? 아니면 곤니치와?

다이센은 겨울 산으로도 유명한데 이번 겨울에 일본캠핑원정대 돗토리현을 다시 진행한다면 꼭 참여하고 싶다.

가이케온천에서 여독을 풀고 요괴마을로

산행을 마치고 어제 들렀던 이온마트에 다시 들렀다. 산행을 일찍 마쳤기 때문에 1시간정도 여유가 있었다. 서점에 들러 캠핑에 관련된 책도 사고 아이들의 선물을 준비했다. 이어 카이케온천에 들러 산행의 피로함을 말끔하게 씻어내고 미즈키시게루 로드로 향했다. 미즈키시게루 로드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으로 만화에 등장하는 130여 개의 요괴 상들로 거리를 장식해 둔 곳이다. 이렇게 해서 일본캠핑원정대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처음 동해에서 DBS크루즈 훼리에 올랐을 때 서로 어색해 하던 우리 일행은 돌아오는 길에 가족이 되었다. 함께했기에 더욱 행복했던 3박 4일의 여정이 더욱 길게만 느껴진다. 투어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 되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이번 ‘일본 캠핑원정대 돗토리현 다이센 캠핑투어’를 준비하고 인솔해 주신 ‘익사이팅월드’의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blog.naver.com/kinkira 막시무스의 아웃도어라이프


여행메모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DBS 훼리를 이용한다. DBS 훼리는 6시에 출항해서 다음날 9시에 일본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항에 도착한다. 돌아오는 길은 토요일 저녁 7시에 사카이 미나토항를 출항해서 일요일 오전 10시에 동해항 국제 여객터미널에 도착한다.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서 인천―요나고 구간을 이용할 수도 있다.  
 
△ 이온마트(AEON mart)
가스와 식재료 구입할 수 이온(Aeon)마트는 캠핑 장비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Sports Authority라는 이온마트 내에 있는 별관으로 일반적인 캠핑 장비를 판매하는 곳이다. 한국에서와 같이 막대부탄과 둥그런 부탄가스를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 다이센(大山)
일본의 세 번째의 국립공원인 다이센(大山)은 ‘일본명봉랭킹’에서 베스트 3에 선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이 특징이다. 표고 1709mm로 일본 중국지방(中國地方)의 최고봉이다. 봄·여름은 신록, 가을은 낙엽, 겨울은 설산을 자랑하고 있어 사계절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등산시간은 4시간 30분 정도다.
http://www.japro.com/morinokuni/
 
△ 가이케 온천(皆生溫泉)
1900년에 동해에서 솟아나는 온천을 어부가 발견한 것이 가이케온천이다. 요나고의 숨겨진 휴양지로 온천수에는 나트륨, 칼륨의 염화물천으로 만성피부염과 만성부인병, 류마티스와 외상, 화상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 요괴의 거리(미즈키시게루로드)
사카이 미나토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관광지로 ‘게게게노키타로’의 작가 미즈키시게루(水木しげる) 씨의 고향이다. 미즈키시게루의 기념관부터 사카이미나토역까지의 거리에 작품 속에 등장하는 130여 개의 요괴동상을 설치해서 ‘미즈키시게루 로드’라고 불린다. 관람 시간은 1시간 이상이다. 

△ DBS 크루즈 훼리
한-러-일 환 동해권의 실크로드를 정기 운항하는 카 훼리호이다. 선박명은 M.V. Eastern Dream으로 총 13,000톤급으로 운항 속도는 20.15 Knots이다. 여객의 정원은 530명(선원 50명 포함)이다.
http://www.dbsferry.com/main/main.asp
 
△ 캠핑투어 일본캠핑원정대
2010년 12월 돗토리현의 효노센에서 제1회 일본캠핑원정대 캠핑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 이후,  2011년 2월 대마도에서 제2회 일본캠핑원정대를 진행했다. 이번 캠핑 투어 프로그램은 세 번째로 2011년 8월 돗토리현 다이센으로 캠핑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캠핑이 그냥 먹고 마시는 일이 아니라 다양한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는 것임을 알리고 일본의 캠프장을 순회하며 좀 더 발전적인 캠핑 문화 보급에 주력할 예정이다. 앞으로 지속적인 일본 캠핑원정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http://cafe.daum.net/campingtour1,
http://cafe.naver.com/campingtou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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