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123 - 신체의 힘 효율적으로 전달해 전신 피로 줄이자

▲ 2010년 4월 국내 최대 도로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코리아'에서 역주하는 선수들. 장거리 라이딩에서는 규칙적으로 페달링을 해야 쉽게 지치지 않는다.
신체의 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전거에 전달하느냐는 곧 라이딩 실력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실력은 거저 생기지 않는다. 페달과 자전거 전용 신발에 조금 투자하고, 올바른 페달링 기술을 몸으로 익히면 자전거 타기의 실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두 발이 페달에 결합되어 온몸의 힘이 고스란히 자전거의 직진 운동으로 변환할 때 자전거 타는 묘미는 배가 된다. <편집자>


무거운 기어로 페달 밟지 말고 핸들에 체중 싣지 않도록 해야

 

클릿 페달로 라이딩 파워를 업(up)할 수 있다.

▲ 평페달
자전거를 좀 탄다 하는 동호인들은 대부분 클릿 페달을 사용한다. 클릿 페달은 신발의 바닥에 쇠 또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클릿’(Cleat)을 장착하여, 이 클릿이 자전거 패달과 결합함으로써 주행 중에 발이 페달에서 빠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클릿 페달에는 전용 신발이 필요하다.

기록에 의하면 두 바퀴로 굴러가는 오늘날의 자전거는 1817년 독일에서 처음 등장하였는데, 이로부터 상당기간 자전거에는 페달이 없었다. 두 다리로 땅을 딛고 발을 굴러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이었다. 페달이 없으니 크랭크도 없고 체인도 없었다.

페달과 크랭크가 등장한 때는 1861년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대장간을 운영하던 피에르 빅쇼와 그 아들이 당시로선 놀랍도록 진보한 형태의 자전거를 내놓았다. 자전거 앞바퀴에 페달과 크랭크를 장착하여 페달을 구르면 앞바퀴가 돌아가도록 설계하였던 것이다. 페달과 크랭크를 장착한 이러한 전륜구동 자전거는 자전거 역사에 한 획을 그으면서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 클릿 페달 겸용의 평페달은 클릿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나 일반 신발로 자전거 탈 일이 많은 경우에 적합하다.
자동차에 비유해 볼 때, 인간의 다리가 엔진이라면 페달과 크랭크는 엔진의 힘을 바퀴로 전달하는 구동 샤프트인 것이다.

람의 힘을 효율적으로 자전거에 전달함에 있어서, 페달의 역할은 실로 막중하다. 더욱 편안하면서도 적은 힘으로 자전거를 움직이는 데에 페달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클릿 페달이 인기가 높은 이유는 페달에 신발이 고정됨으로써 페달을 밟는 힘뿐만 아니라 다리를 당겨 올리는 힘까지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동호인들은 평페달을 클릿 페달로 바꾸면 그 파워가 30% 정도는 세진다고 말한다. 더 빠르고 더 멀리 달리는 데 있어서 클릿 페달은 필수품이 된 것이다. 이런 클릿 페달에 앞서, 페달과 발을 고정하는 수단으로 토 클립’(Toe-clip)이 널리 쓰였다.

▲ 시마노페달
토 클립은 오늘날에도 픽스드 기어자전거를 즐기는 젊은이들 사이에 여전히 인기가 높다. 토 클립은 발의 앞부분, 즉 발가락 부위를 가죽 끈과 클립으로 고정시키는 페달을 말한다.

발을 페달에 고정시켜 페달링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발을 쉽게 넣고 빼기가 힘들어 위급한 상황에서 자칫 넘어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토 클립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탄생된 페달이 클립리스(Clipless) 페달이다.

클립리스는 말 그대로 클립이 없다는 뜻인데, 오늘날의 클릿 페달이 바로 클립리스이다. 클릿 페달은 이탈리아의 자전거 제조업체인 치넬리사에 의해 1971년에 처음으로 고안되었다.

▲ 매우 간단한 구조여서 진흙이 잘 빠지고 가벼운 이그비터 페달.
플라스틱 클릿을 페달에 쏙 집어넣은 뒤 페달의 바깥쪽에 있는 레버로 페달과 클릿을 고정시키는 방식이며, 벨로드롬 같은 실내 트랙 경기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이러한 페달의 문제점은 클릿을 페달에 끼우거나 뺄 때 매번 손을 뻗어 레버를 조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찌되었든 클릿을 활용해 신발과 페달을 결합시킴으로써 신체의 힘을 손실 없이 자전거에 전달하려는 노력은 계속되었고, 스키에서 차용한 클릿 방식이 오늘날까지 클릿 페달과 전용 신발의 표준이 되고 있다.

1984년 스키 바인딩을 생산 판매하던 프랑스의 룩(Look)사가 선보인 클릿 페달은 스키 바인딩에서 사용하던 스프링 장력 조절 시스템을 자전거 페달에 그대로 적용하였고, 클릿과 페달이 결합된 상태에서 발뒤꿈치를 옆으로 비틀면 클릿이 페달에서 분리되는 방식이었다. 클릿을 페달에 끼우기도 쉽고 탈착하기도 쉬운 이러한 방식은 매우 획기적이었는데, 당시 프랑스 사람들은 이를 오토메틱 페달이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밑창이 딱딱해야 힘 손실이 없다.

클릿 페달은 산악자전거용과 로드바이크용의 두 가지로 구분된다. 산악자전거용 클릿 페달은 변화무쌍하고 격렬한 자전거 운동에 적합하게 고안된 것이다.

때론 자전거를 들고 뛰거나 걸어야 할 것이고, 때론 흙길과 아스팔트길을 거침없이 질주해야 할 것이며, 때론 진흙탕을 돌파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산악자전거 전용의 클릿 페달과 전용 신발은 걷고 뛸 수도 있으면서 페달과 견고하게 결합되고 쉽고 안전하게 탈착이 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또 산악자전거용 클릿 페달은 힘 전달을 우선적으로 하는 페달과 진흙 배출과 가벼운 무게를 우선한 페달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일본 시마노사의 XTR·XT 페달의 경우 레이싱에 초점을 두어 접지면이 넓은 것이 특징인데 비해, 미국 크랭크브라더스사의 이그비터 시리즈는 최대한 간단한 구조로 진흙 배출이 용이하며 가벼운 무게가 특징이다.

▲ 스프링 장력을 조절할 수 있는 페달. 초보자는 느슨하게 풀고, 상급자는 조여서 페달과 클릿의 결합 강도를 높이는 게 일반적이다.
이에 비해 로드바이크 전용 신발은 오로지 자전거 라이딩 용도로만 만들어진 신발이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밑창을 없앴고, 두 다리의 힘이 자전거에 온전하게 전달되도록 신발의 밑창은 굽혀지지 않도록 만들었다.

주로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를 빠르게 주행하는 로드바이크의 경우는 그다지 걸을 일이 없다. 그래서 참으로 걷기가 불편하게 만들어졌지만, 이 신발의 장점은 힘의 전달력이 높아 자전거 타는 제 맛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로드바이크용 클릿 페달과 전용 신발은 오로지 로드바이크용이지만, 산악자전거용 클릿 페달과 신발은 비단 산악자전거에만 쓰이지 않는다.

일반적인 운동화처럼 신고 걸어야 한다면 로드바이크라도 산악자전거용 클릿 페달과 전용 신발을 사용하는 게 좋다. 밑창이 구부러지지 않는 로드바이크용 신발은 딱딱한 플라스틱 구두를 신은 것처럼 걸을 땐 불편하기 짝이 없다.

클릿 페달을 꼭 써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산악자전거 중에서도 경사가 급한 산길을 거침없이 내려오는 다운힐또는 올마운틴종목의 경우 평페달을 주로 사용한다. 발이 자유로워야 안전하기 때문이다.

▲ '픽스드 기어' 자전거를 타는 젊은이들 사이에 토 클립의 인기가 높다
평페달의 경우 접지면이 넓고 발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핀이 박혀 있는 제품이 좋다.

평페달의 중앙에 클릿을 장착하거나, 한쪽 면은 평페달이고 반대쪽은 클릿 페달로 사용하도록 한 제품도 있다. 클릿 사용에 익숙하지 않거나, 클릿 전용 신발과 일반 신발을 번갈아 사용하는 경우 이런 제품이 적합하다.

우스갯소리로 클릿 페달을 처음 사용하면 좌삼삼 우삼삼의 경험을 거쳐야 한다고 말한다. 자전거를 정지하기 직전에 자연스럽게 발뒤꿈치를 돌려 클릿을 페달에서 빼내야 하는데, 잠시 이를 잊어버리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몇 번씩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클릿에 익숙해졌다고 가정하면, 전용 신발을 선택할 때 되도록 밑창이 딱딱한 게 좋다. 밑창이 딱딱하면 그만큼 힘의 손실이 적어 같은 힘으로 더 빠르게 더 멀리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로드바이크 클릿 페달은 산악자전거 클릿 페달보다 유격이 없어 잘못 세팅된 상태에서 장시간 주행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유격이란 신발을 클릿 페달에 끼운 상태에서 좌우의 유동폭을 말한다.  기왕 클릿 페달을 사용하려면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해 몸에 맞는 페달을 구하는 게 좋다.

페달링은 누르지 않고 돌려야

▲ 룩(look)사의 로드바이크용 클릿. 페달에 클릿을 장착했을 때 발의 유동폭이 0도에서 9도로 각기 다르다. 유격이 없는 제품은 상급자용이다.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구른다는 뜻의 페달링(pedaling)은 자전거 타기의 시작과 끝이다. 페달링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규칙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전거는 RPM으로 타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RPM(Revolution per minute)은 분당 회전수를 뜻한다. 1분에 60번 페달을 돌리는 게 몸에 맞다면, ‘60 RPM’을 라이딩 내내 유지하면서 기어 변속을 통해 오르막을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두 다리로 페달을 내리 누르면 쉽게 피로해지는 데 반해, 두 다리를 반듯하게 원의 궤도를 그리면서 규칙적으로 회전 운동을 하면 피로가 훨씬 덜해진다.

무거운 기어로 페달을 밟으려 하지 말고 가벼운 기어로 페달을 돌려야 하는 것이다.

좋은 페달링은 다리뿐만 아니라 전신을 사용하는 것이다. 페달링 후에 전신이 피로하면 효율적으로 페달링을 했다는 증거인데, 핸들에 체중을 싣지 않도록 상체는 복근과 등 근육으로 지탱하고, 손은 핸들에 걸친다는 느낌으로 자전거를 타야 좋은 페달링이 나온다.

▲ 페달을 고를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몸에 맞는 페달 축의 길이를 선택해야 한다.
자전거 전용 신발은 좋은 페달링의 조건일 수 있다. 일반 신발의 밑창은 너무 부드러워 힘의 손실이 크고, 발바닥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페달을 밟은 동작과 끌어올리는 동작 사이에 발목에 스냅을 살짝 주는 앵클링기술을 오르막 주행 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앵클링이 한때에는 효율적이라고 생각되었으나, 요즘은 이것이 파워 손실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발바닥이 지면과 40도 정도 각도를 이루게 발꿈치를 약간 세운 상태에서 페달링을 하는 게 정석이다.

 

★ 집필자 프로필 

   
 
- 2007년 MTB입문
 
 - 2010년 로드사이클 입문
 
 - 마라톤 풀코스 및 하프코스  10여회 완주

 - BCI 프로 미캐닉 과정 수료

 - 현 자전거 카페 '하루' 점장 겸 미캐닉
- 2008년 MTB 입문

 - 각종 대회 입상경력 다수

 - BCI 프로 미캐닉 과정 수료

 - 전 한국 MTB 수석 미캐닉

 - SRAM Techinical University 이수

 - 현 자전거 카페 '하루' 미캐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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