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컬렉션’.

요트라는 스포츠가 아직까지 한국 대중에게 친숙하지 않듯 요트 컬렉션 역시 다소 생소한 분야다. 몇몇 해외 명품 브랜드가 선보이는 ‘크루즈 컬렉션’과는 또 다른 모양새다. 크루즈 컬렉션은 말 그대로 크루즈 여행에 어울리는 의상과 액세서리 등을 총망라한 제품군을 일컫는다. 반면에 요트 컬렉션은 요트라는 스포츠를 주제로, 해상 스포츠에 적합하게 기능적인 측면을 더해 만든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1987년 국제 요트 경기대회인 ‘루이뷔통컵’을 창설한 프랑스 브랜드 루이뷔통은 매년 ‘루이뷔통컵 컬렉션’을 따로 내고 있다.

 

1 ‘루이뷔통컵’ 요트대회를 기념해 올해 출시된 ‘땅부르 LV컵 오토매틱 카운트다운’ 시계. 2 해양스포츠에적합하도록 디자인한 루이뷔통 보트슈즈. 3 방수 기능이 강화된 스포츠 가방 [사진 루이뷔통]

 

시속 50~60㎞를 넘나드는 전문 선수들의 요트 경기에서, 또 ‘요트’라면 흔히 떠올리는 호화로운 배 위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품목은 신발이다. 미끄러운 배 위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게 신발이어서다. 대개 ‘보트 슈즈’라고 부르는 신고 벗기 편한 신발이 대표적이다. 바다 위에 띄운 배에서 활동해야 하는 만큼 소금기 있는 물에 보트 슈즈의 가죽이 상할 염려가 있기 때문에 가죽 소재에 방수 처리는 기본이다. 고무처럼 보이지만 표면을 특수처리한 가죽이 주로 쓰인다. 가죽을 보호하는 기능은 일반적인 방수 성능 외에도 바닷물의 소금기와 작열하는 태양빛도 고려했다. 장시간 배 위에서 스포츠를 즐기다 보면 소금기를 머금은 신발 가죽이 강한 햇빛에 더 빨리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겉면뿐만 아니라 신발 안감도 공기가 잘 통하도록, 젖더라도 빨리 마르는 소재를 쓴다.

재킷·바지·점퍼, 폴로 셔츠 등도 요트 컬렉션 구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품들이다. 해상 스포츠에선 강한 바닷바람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해서다. 소매가 없는 바람막이 점퍼 등은 가벼우면서도 방한 성능을 높여 주도록 제작한다. 고기능성 아웃도어처럼 점퍼의 칼라를 붙였다 뗐다 할 수 있게 한 것도 있다.

최근 소비자들이 스포츠 의류 차림새에서 신경 쓰는 분야인 가방 종류도 요트 컬렉션에선 색다른 버전으로 출시된다. 루이뷔통처럼 가죽 소재가 대표적인 브랜드에선 스포츠용 가방도 가죽으로 만든다. 물론 짠 바닷물을 막을 수 있는 방수 기능에 신경 써서 제작했다는 것이 업체 쪽 주장이다. 눈에 띄는 특징은 가방 자체를 차곡차곡 접어 짐을 쌀 수 있다는 것이다. 농구공 2, 3개는 들어갈 정도의 스포츠용 가방이지만 잘 접어 넣으면 제품을 살 때 기본으로 제공되는 작은 주머니에 쏙 들어가게 돼 있다.

루이뷔통은 아메리카스컵 월드 시리즈(ACWS)에서 공식 타임 키퍼로 활동 중이다. 올림픽 등 국제 경기대회에선 대부분 쟁쟁한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가 도맡는 것과 다른 점이다. 이 브랜드가 최근 주력하고 있는 시계 분야를 적극 알리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인 이브 카셀은 보도자료를 통해 “2002년 시계 제작 분야에 진출한 후 성공적으로 시계 분야를 운영 중”이라면서 “대회를 기념해 레가타 아메리카스컵 시계와 특별 한정판 시계 등을 선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요트 컬렉션에 포함된 시계는 ‘루이뷔통컵’을 기념하는 로고가 따로 붙어 있다.

 

[기사제공 = 중앙일보 │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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