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범의 유럽여행 99 - 프랑스_Les Baumettes 여행이야기

서울을 출발해 걸어서 유럽으로 횡단하고 있는 젊은이, 김희범 씨는 그저 평범한 대학생이다. ‘마범’이란 블로그명을 지닌 그는 오늘도 유럽의 땅을 터벅터벅 걷고 있다. 지난 4월 초부터 시작된 그의 도보여행은 악으로ㆍ깡으로ㆍ젊음으로 라는 말처럼, 몸 하나에 의지한 여행이며 기계와 도구를 거부한 걷기다. 길을 통해서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고 길이 지닌 오름과 내리막의 리듬에 맞춰 그들의 삶을 엿보는 여행이다. 늘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푼 이 땅의 젊음이로서, 유럽의 뚜벅이 여행은 하루하루가 새롭고 만남과 헤어짐을 깨닫게 하는 순간들이다. 악으로 깡으로 부딪히며 얻은 노하우가 담긴 여행이야기들을 바끄로 인터넷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새벽에 일이 터지고 말았다. 열두시가 넘어 밖에 나갔던 연하가 3시가 넘어서 들어온 것... 어떻게 두발로 걸어왔는진 모르겠는데 문열고 들어오자마자 쿵 하는 소리.

호스트가 어떻게 저 아이를 이끌고 왔는지.. 엄청 힘들었을 것 같다. 미안해가지고 'sorry, sorry'만 외쳐대고 바닥에 누운 연하를 깨워서 침대로 올려보려 했는데

도무지 말을 안들어 그냥 동현이랑 들고서 침대 위로 올려버렸다.. 밖에서 도대체 얼마나 더 마시고 들어온건지..휴 그래서 내가 술을 싫어한다니까. 술을 이길수 있는 사람은 없어!

연하 눕히고 우리도 다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처음 일어 난 시간이 10시.. 그렇게 다같이 한번 눈을 떴다가 나는 바닥에서 자서 그런지 침대로 슥 올라가도

다들 침대 위에서 또 잠들었다.. 그렇게 한시간 두시간 흐르다 눈은 뜨긴 떳는데 일어나긴 싫은 기분... 그렇게 자고 일어난 시간이 1시반.. 한시 반까지 잔거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내가 먼저 일어나서 다같이 이제 일어나자며 깨우고 한명씩 씻기 시작했다. 계획으론 오늘 연하랑같이 앙티브에 버스타고 가서 여행하고

우리는 걸어서 칸으로 가는 계획이었는데 연하가 갑자기 피곤해서 안간다는 바람에 우리는 그냥 걸어가야할 신세가 되었다. 버스타고 앙티브까지 간다는 생각에

늦게 일어난건데... 호스트 집에서 나온 시간이 2시가 넘었다.. 지금까지 묵었던 호스트 집중에 가장 작은 집이었는데 가장 많은 사람이 잠을잤다...

호스트도 적지않게 고생좀 했을 듯... 다시는 한국인 안받는거 아닌가 미안하네..ㅠㅠ

그렇게 집에서 나와 근처 마트에 간다음 간단한 끼니거리를 사서 바닷가 앞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먹으면서 이야기좀 나누다가 시간이 훌딱 가길래 마지막으로 연하랑 인사를하고

이제 한국에서나 봐야 할 듯.. 어쩌다 인연이 되서 유럽에서만 두번 만났는데 한국에서 봅시다 안녕!  조금은 부럽다 한국.. ㅠㅠ

헤어지고 그 길로 다시 걸었다. 이제 진짜 빡쌔게 걸어야한다.. 9월 말 안에 완주를 하려면 빡쌔게 걸어야해.. 이제 니스에서 놀것도 다 놀았고 남은 목표는

생장까지 빠르게 걷는 것. 동현이랑 지도 한번 보면서 생장까지만 가면 슬슬 보이겠지? 하면서 걷기 시작했다..

출발시간이 거의 5시가 다 되서 오늘은 그냥 앙티브까지 가기도 힘들겠고 가다가 시간봐서 잠잘곳 나오면 자자고 하며 걸었다.

한시간 걸어 공항도 지나치고.. 이제 어느 공항에 내려줘도 당황하지 않고 길 잘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3개월 무전여행 하니까 겁이 없어졌네...

공항도 지나치고 또 한시간 걸으니 해수욕장들도 많이 지나치고... 바다 바라보며 동현이랑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시간이 참 빠르다며 후회도 해보고...

바닷가 바라보며 인생 얘기하는데 내가 손에 들고 있는 물병이 꼭 소주병 같더라... 비록 물병 나발을 불며 신세한탄을 하지만 그림은 꼭 소주병 부는 것 같았다.

바닷가를 쭉 빠져나와 내륙으로 조금 들어왔을 무렵 한 공간을 확보했다. 엄청나게 큰 호텔 앞에 정말 아무도 못찾을만한 공턴데.. 우리에겐 눈앞에 보이는 큰 호텔보다

우리 텐트가 더 아늑하고 좋다.. 저렇게 큰 호텔은 나중에 나이먹고 가족들이랑 같이 와야지...^^;;

후딱 텐트를 쳐놓고 나는 마트에 장을 보러갔다. 지나쳐 오면서 마트를 보아서 다시 돌아가 저녁거리와 내일 아침거리를 사왔다.

역시 프랑스라 그런지 바게트가 정말 싸다. 우리나라에서 파는 바게트보다도 더 큰데 60센트.. 우리나라 돈으로 천원 조금 넘는 가격인데 둘이 먹기에도 큰 바게트다..

오늘 구워서 그런지 바삭바삭하고 맛도 좋다. 다시 이제 바게트와 초코잼으로 돌아갔다. 크로아티아를 빠져 나오며 그만두나 싶었는데 다시 시작..ㅎㅎ;;

바게트랑 잼이랑 아이스티 큰거하나, 그리고 옥수수 통조림 2개 사서 4.3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7천원 정도 되는 돈.. 한명당 삼천원 꼴이니 두끼 해결..

젊어서는 고생좀하고 좀 못먹고 좀 피곤해도 이게 더 좋다. 하나 둘 쌓이다 보면 내 재산이 되고 내 추억이 되고..

비싸서 유럽여행 못하겠다. 젊은 청춘들에게는 절대적인 핑계라는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사실 나도 2년전에 여행할때 오백만원 써가며 여행했었고..

남은게 없었던 여행길에 다시 한번 도전했고.. 다시한번 도전한 지금 이 여행이 그때보다 돈은 비교도 못할만큼 적은 돈으로 여행하지만 비교도 못할만큼

배움과 만남과 추억이 쌓이고 있다. 심지어 먹는 것 조차도 그때보다 잘 먹는 것 같다. 아무튼 먹을거리를 사와서 텐트 치고 앞에서 먹고 들어왔다.

오늘은 정말 대박인게 텐트 안에서 와이파이까지 된다.. 어제 호스트가 알려준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있는데 그 와이파이가 여기서도 잡혀서 치고 들어가니까 된다..ㅎㅎ

오늘은 텐트안에서 와이파이도 즐길수 있을 듯.!! 이만 그럼 안녕 빠이

 

이 지독한 아이들 덕분에.. 숙취로 인한 12시까지 폭풍 잠을잤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꼴통들도 없을듯.ㅋㅋㅋㅋㅋㅋㅋ


오후 느지막하게 걸어 얼마 못가고 텐트를 쳤다.
어제 호스트덕분에 프랑스 어디에서도 와이파이가 가능!! 대박.ㅋㅋㅋㅋ
역시 숙취엔 바게트만한게 없다.
 

 

비록 내 앞에 고급호텔이 있지만
나한테 만큼은 이 노란색 집도 호텔이다. 다리뻗고 잘수있단게 얼마나 감사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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