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의 품질 만큼이나 강한 믿음을 주는 자전거 기업

전자변속기와 카본 소재를 이용한 제품 개발의 선두 주자

▲ 캄파놀로 창립자 툴리오 캄파놀로(Tullio Campagnolo)

글ㆍ사진 김성현 미캐닉

1933년 자전거 선수인 툴리오 캄파놀로가 창립한 회사인 캄파놀로는 퀵 릴리즈 허브를 개발했으며 상하로 두 개의 폴리를 가지고 있는 변속기를 개발했다. 캄파놀로는 로드바이크 부품군만 만들고 있으며 오로지 자신의 길을 올 곧게 걷는 자전거 회사다. <편집자>

얼마 전 세계 3대 그랜드 투어 대회인 ‘지로 드 이탈리아‘(Giro d'italia, 줄여서 Giro라고도 함)가 3주간 이탈리아에서 열렸다. 총 21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된 지로는 이탈리아 전역을 사이클로 달리는 경기로 핑크색 저지(우승자에게 주어지는 기념품)를 향한 선수들의 의지와 열정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대회다. 20일 내내 불꽃 튀는 스테이지가 이어지는데 스테이지 17회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 캄파놀로 80주년 기념행사
바로 캄파놀로(Campagnoln)의 8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것이다. 캄파놀로는 사이클 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이탈리아 기업으로 자전거의 QR레버(Quick-release: 자전거 바퀴의 신속한 탈부착을 위한 부품)와 퀵 릴리즈 허브, 변속기를 개발한 기업이다. 즉 자전거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회사이다. 이번 호에서는 캄파놀로의 역사와 그 기술력을 알아보자.

캄파놀로의 역사

캄파놀로는 1933년 자전거 선수인 툴리오 캄파놀로(Tullio Campagnolo)가 창립한 회사로 기업의 역사는 80년이지만 자전거 부품의 개발은 그 보다 앞선 1920년대부터 이루어졌다.  1927년 자전거 대회를 출전하는 캄파놀로는 자신이 사용하기 위한 퀵 릴리즈 허브를 개발하게 되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허브(자전거 휠 중앙에 위치한 구동축과 베어링이 삽입된 부품)는 휠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너트로 허브 중앙을 통과한 액슬을 조여서 고정시켰다. 그러다 보니 펑크가 나거나 체인이 끊어지면 공구를 가지고 풀어야만 했다.

그런데 캄파놀로가 개발한 퀵 릴리즈 허브는 허브 중앙에 퀵 릴리즈 레버를 통과시켜서 고정했고 손으로 쉽게 해제가 가능했다. 따라서 신속하게 자전거에서 휠을 분리할 수 있었으며 특별한 공구가 없이도 가능했다. 이와 같은 편리성과 신속성을 인정한 자전거 선수들과 전문무가들이 널리 사용하게 되었고 없어서는 안 되는 부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 세라믹 베어링 사용으로 9배 가량의 구름성을 향상

이후 20년이 지나고서 또 한 번 자전거 계의 새로운 바람을 이끌고 온다. 바로 변속기의 개발이다. 캄파놀로에서 개발한 제품보다 앞선 몇 가지 제품들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들로 인해서 대중화되지 못하였다. 그러나 캄파놀로의 변속기는 달랐다. 캄파놀로의 변속기는 지금의 변속기와 같은 형태로 상하로 두 개의 폴리를 가지고 있었다. 하나의 폴리는 상단에서 체인의 이동을 맡았고 하단의 폴리는 체인의 텐션을 위지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이로 인해서 변속 시의 체인의 이탈도 없어지고 체인과의 마찰도 줄일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캄파놀로가 개발한 변속기와 같은 형태의 변속기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 캄파놀로의 초기 변속기, Cambio Gran Sport(실물)
▲ 캄파놀로의 초기 변속기의 장착모습

이후에도 계속되는 제품의 개발과 그들만의 색깔을 유지하고 있어 지금까지도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그랜드 투어 대회인 뚜르드 프랑스와 지로 드 이탈리아에서 화려한 우승 이력과 기록들을 가지고 있어 많은 사이클 리스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캄파놀로의 기술력

캄파놀로는 경쟁기업인 스람과 시마노와는 달리 산악자전거 부품군을 만들지 않는다. 오로지 로드바이크 부품군만 만들고 있으며 스람과 시마노 보다 더 다양한 부품군을 가지고 있다. 또한 시마노와는 다른 프리바디(뒷바퀴 허브와 스프라켓을 연결하는 부품, 사람이 페달을 밞는 힘을 뒷바퀴 허브 구동축에 전달해 주는 역할)의 모양을 가지고 있어 시마노, 스람 부품군과 호환이 되지 않는다. 그로 인해서 휠도 달리 써야 한다. 또 가격도 비싸다. 완성차를 생산해서 판매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시장의 주류인 스람과 시마노와 호환성도 떨어지고 가격까지 비싼 캄파놀로의 부품을 쉽게 장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저가격대의 제품군에서는 캄파놀로의 부품을 찾아보기 힘들고 저가격대로 입문하는 입문자들에게는 생소할 것이다.  그렇지만 사이클을 즐기는 동호인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전통적인 디자인의 여러 국제대회에서 입증한 안정성과 혁신은 사이클 리스트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 캄파놀로의 새로운 전자변속시스템

자전거 업계에도 다른 산업처럼 매년 새로운 부품군이 발 빠르게 개발되고 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그 중 몇 가지 흐름이 있는데 첫 번째 11단 기어의 사용, 둘째 전자변속기의 등장, 마지막 카본 소재의 활용이 있다. 모두 캄파놀로가 선도하고 있는 기술들이다. 전자변속기는 시마노가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여 선두에 섰지만 캄파놀로도 바로 신제품을 출시하여 시장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나머지 카본소재와 11단 기어의 사용한 타 기업보다 빠르게 시장에 선을 보였고 그 안정성까지 입증하였다. 캄파놀로의 제품은 슈퍼레코드-레코드-코러스- 아테나-센토-벨로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제논과 미라지 등급도 있었지만 지금은 생산되지 않는다. 슈퍼레코드, 레코드, 코러스, 아테나는 모두 11단 기어를 가지고 있으며 전자변속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소재 역시 카본이다. 캄파놀로의 11단 기어의 특징은 별다른 프리바디 교체가 없어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 가운데 체결하는 방식으로 인하여 크랭크의 간격이 좁아져 이상적인 골반-무릎-발목 포지션을 가짐
위에서 설명하였듯 캄파놀로는 시마노와 스람과는 다른 프리바디를 가지고 있어 휠을 달리 써야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러나 11단 10단 기어에 상관없이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그런데 시마노와 스람에서 출시한 새로운 11단 변속시스템은 11단 전용 프리바디를 교체해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불필요한 교체가 없이 캄파놀로 제품군 내의 변경이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금까지 캄파놀로의 변속 시스템에 대해서만 소개하였는데 그 외의 부품도 많은 유저를 가졌을 만큼 유명하고 성능도 우수하다. 캄파놀로는 크랭크와 휠이 좋기로 소문이나 있다. 크랭크와 같은 경우 카본소재여서 가볍고 다른 타 기업의 크랭크 체결 방식과 달라 힘 전달력이 우수하며 구동성까지 좋다. 카본 직물을 한쪽 방향, 같은 결대로 만들어 에폭시의 사용량을 줄이면서 강성을 높였으며 크랭크 중앙에서 체결되는 방식을 통해서 힘 손실을 최소화 하였다. 기타 브랜드에서는 한쪽, 보통 체인링이 장착된 오른쪽에 크랭크 액슬이 있고 다른 한쪽에서 체결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로인해서 뒤틀림에 약하고 힘 손실이 생긴다. 물론 다른 제품이 우수하지 못하다는 것은 아니다. 한쪽 방향에서 체결하는 방식은 다른 이점이 있다. 다만 힘 전달력만큼은 캄파놀로가 우수하다는 것이다.

캄파놀로는 자신들 만의 전통과 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타사와의 제품 호환성을 위해 별도의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것이 펄크럼이라는 회사이다. 펄크럼도 많은 국내유저를 가지고 있을 만큼 우수하며 입증된 제품이다. 펄크럼에서는 크랭크와 휠을 생산하며 그 중 휠이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장시간 동안 전통과 역사를 가진 캄파놀로는 제품의 품질 만큼이나 강한 믿음을 주는 기업이다. 아마 자신들의 유명세나 기술, 역사만을 믿고 발전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캄파놀로는 없었을 것이다. 사실 필자도 캄파놀로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변속 부품과 크랭크, 휠 모두 캄파놀로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데 제품의 우수성은 필자 나름 인정하고 있다. 다만 고가의 제품이고 다른 제품과 호환성은 떨어지지만

나름의 매력을 가진 제품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앞으로도 캄파놀로의 많은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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