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은 자연으로 떠나는 아웃도어다. 캠핑에서는 집과 같은 안락함을 추구하기 어렵다.

전기와 전자·기계문명을 거부한 채 느림의 미학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캠핑의 근본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새로운 장비가 속속 개발되고 편리성을 추구하면서 요즘의 캠핑은 자연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
의 텐트 안으로 자연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반면 이런 변화는 캠핑의 근본 취지에서 벗어난 면은 있지만 캠핑이 주요 아웃도어의 하나로 자리잡는 데 있어서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캠핑장에서 전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히려 전기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곳은 캠핑장이 아니라고 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런 흐름과는 달리 의식주에 필요한 모든 장비와 식량을 배낭에 넣고 계곡이나 트레일·등산로를 따라 1박 이상의 캠핑을 즐기는 백패킹 인구도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캠퍼들 중에는 백패킹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요즘 유행하는 거실형 텐트가 아니라 소형 텐트를 보며 비웃기도 한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야영장에서 즐기는 캠핑을 원시캠핑이니 오지캠핑이니 하며 냉소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 속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백패킹이나 오지에서 즐기는 원시 캠핑이 오히려 더 진정한 의미의 캠핑에 가깝다.

문명의 이기에 익숙해진 캠핑은 자연을 느끼기보다는 즐기는 것에 더 무게를 둔다.

어느 것이 더 낫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각자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캠핑은 어쨌든 다람쥐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호흡하며 휴식을 취하는 일이다. 장비가 많거나 크고 좋다고 해서 남을 업신여기고 무시해서는 안된다.

캠핑은 자연과 더불어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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