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산행의 규칙

본격적인 단풍 시즌이 시작되면서 전국의 산마다 사람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산자락 아래 주차장이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산길도 수많은 사람들로 정체가 빚어진다.

특히 설악산이나 내장산 등 단풍으로 유명한 국립공원의 산길은 가을 이맘 때마다 상습 정체를 겪는다.

좁은 계단 오름 앞에 길게 늘어서 차례를 기다리는 모습은 이미 낯설지가 않다.

이러한 정체가 싫은 이들은 저 나름의 방법을 찾는다.

사람 많은 시간을 피해 새벽에 산을 오르는 부지런한 방법은 참 바람직하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빨리 가기 위해 기존의 등산로 옆에 새로운 길을 만들며 오르기도 한다.

휴식년제 구간으로 올라가고, 심지어 비교적 덜 알려진 계곡이나 출입이 통제된 코스를 찾기까지 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행위는 당연히 금지되어 있으며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도로에서 서로의 안전과 빠른 통행을 위해 교통규칙을 지켜야 하듯, 산길에서도 올바른 산행을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을 지켜야 한다.

첫째, 산길에서는 내려오는 사람보다 올라가는 사람이 우선이다. 산행을 끝마치는 사람보다는 이제 오르기 시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다.

둘째, 반드시 정규 등산로를 이용해야 한다. 너도나도 갓길이나 샛길을 이용하다 보면 길은 더욱 넓어지고 나무들은 뿌리를 드러내게 된다. 길옆에 핀 야생화와 희귀식물 역시 삶의 터전을 잃게 될 것이다.

셋째, 휴식은 쉼터를 이용하며 사람들의 통행을 막지 않는다. 산길은 폭이 좁고 평탄하지 않다. 길을 막고 쉬게 되면 길을 통과하려는 사람들은 길옆으로 아서 지나가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위험에 빠지기 쉽다. 쉴 때는 벤치가 놓인 쉼터나 대피소·산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혼잡하다고 해서 새치기를 해서는 안된다. 아무리 바빠도 참아야 한다. 산에서는 아차 하는 순간에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산행의 기본은 남을 려하는 마음이다. 남에 대한 배려야말로 산을 닮아가는 마음이며 산에 다니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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