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바비큐문화 교류가 꾸준이 이어졌으면

▲ 10월 1일 홍천의 캐나디안카누클럽에서 만난 한일 양국의 바비큐협회 회장.
‘아웃도어 명사’ 인터뷰로 이번 주는 모처럼 이 땅을 방문한 일본 바비큐협회 회장, 타미오 시모조 씨를 만났습니다. 바비큐 관련 책자와 동영상, 협회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바비큐를 널리 알리고 있는 그의 바비큐에 관한 철학과 이야기를 통해 일본의 바비큐문화를 찬찬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편집자>

10월 초 연휴를 기해 일본 바비큐협회 회장인 타미오 시모조 씨가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한일 간의 바비큐문화의 차이를 알아보고 양국 간의 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이 땅을 방문한 그는 돼지고기를 즐겨 사용하는 우리의 바비큐 방식에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으며 유명 캠핑장과 캠핑 행사 등을 둘러보고 양국 간의 문화교류가 지속되기를 바라며 일본으로 돌아갔다.

▲ 한일 양국 간의 바비큐문화 교류를 위해 우리나라 땅을 찾은 일본 바비큐협회 시모조 다미오 회장.
이: 이번 가을 일본바비큐협회 회장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유가 있다면?
타: 한국은 이제 캠핑을 비롯해 아웃도어 시장이 다각화 되고 있다고 봅니다. 이런 변화 속에 한국과 일본이 함께 바비큐 문화를 공유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하는 뜻에서 조이클래드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일본과 한국의 바비큐 문화를 차이를 알아보고 상호교류를 통해 바비큐문화를 발전시켰으면 합니다.

이: 일본의 바비큐문화가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어떤 점을 꼽을 수 있는지요. 또한 일본에서 바비큐 문화는 어느 정도 확산돼 있는지요.
타: 초기 일본의 바비큐문화는 캠핑의 일부분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캠핑장에 도착해 텐트를 설치한 후 고기를 굽고 가족들을 위해 음식을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바비큐협회의 노력으로 캠핑의 일부분이 아닌 바비큐를 위한 바비큐문화가 확산되고 있으며 호텔이나 공원 등에서 가족들과 먹기 위해 바비큐 요리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바비큐 요리는 고기에서도 차이가 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경우 소고기를 즐겨 사용하고 있으며 돼지는 즐겨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일본의 경우 돼지고기를 통째로 굽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소고기는 주로 양지 등을 사용하며 얇게 고기를 썰어서 먹는 스타일인데 반해 한국은 다른 것 같습니다. 물론 그전에 고기에 양념이 베이도록 럽(Rub)을 해주는 것이나 양념을 넣는 과정은 비슷하다고 봅니다.

이: 바비큐에 관련 책이나 cd 등을 제작하고 바비큐문화를 홍보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바비큐가 지닌 그만의 매력이 있다면?
타: 바비큐의 매력은 사람을 모은다는 점입니다. 바비큐는 음식을 통해 가족과 가족을 이어주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바비큐는 요리에 지나지 않지만 그 요리를 통해 정을 담을 수 있고 사용하는 장비 등을 홍보할 수도 있습니다.

▲ 이날 홍천의 캐나디안카누클럽을 찾은 일본바비큐협회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이용한 우리의 바비큐요리에 감탄하곤 했다.
이: 일본의 바비큐와 미국이나 유럽의 바비큐 문화에 차이가 있다면 어떤 점인지요.
타: 아직까지 미국의 바비큐문화와 달리 이것이 일본의 바비큐문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한국 등 바비큐를 즐기는 나라를 찾아다니며 그들만의 특성을 둘러보고 이를 참고로 해 일본의 바비큐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이: 한국의 경우 마니아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런 경험들을 서로 공유하며 정보를 교류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바비큐대회나 클럽을 통해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타: 일본의 경우 예전에는 바비큐 데이가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매년 월드바비큐클래식(World Barbecue ClassicㆍWBC)이 열리고 있습니다. 바비큐에는 어떤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여러 가지 기술과 경험을 바탕을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이를 통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현재 열리는 월드바비큐클래식(WBC)의 심사기준이나 평가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지.
타: 월드바비큐클래식의 평가 기준은 아주 까다롭지는 않습니다. 사실 월드바비큐클래식은 경쟁을 통해 순위를 매기기보다는 동서양의 바비큐 기술의 차이점이나 다른 점을 서로 보고 배우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평가를 하는 분들은 요리사나 바비큐전문가들이며 그 기준은 어떻게 만들었는가와 팀워크, 재료 등입니다.
월드바비큐클래식의 평가 기준이 세부적이지 않고 서너 가지에 불과한 반면 바비큐협회에서 진행하는 바비큐교유과정은 그 평가기준이 30여 가지에 달합니다. 보통 초급과정을 전원이 합격하는데 비해 상급과정은 초급에서 시작한 사람들의 10%정도가 라이선스 자격증을 받을 정도로 엄격합니다.

이: 본인이 즐겨 사용하는 장비나 바비큐 시 즐겨 사용하는 고기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타: 제가 즐겨 사용하는 장비는 웨버사의 바비큐그릴입니다. 물론 다양한 장비들을 사용하긴 하지만 즐겨 사용하는 편입니다. 고기는 딱히 어느 것이라 할 수 없지만 소고기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바비큐는 직화구이를 많이 하는 편으로 장시간 열을 가해야 하는 돼지고기를 즐겨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 그동안 바비큐에 대한 책도 내시고 다양한 부위를 재료로 사용하셨는데 바비큐로 사용할 수 있는 고기는 어디까지라고 생각하는지요.
타: 바비큐로 사용할 수 있는 고기에는 한계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조리하는 방법에 따라 한계는 있다고 봅니다. 보통 소고기는 빨리 돼지고기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라 소나 닭을 많이 사용합니다. 일본은 빨리 먹을 수 있는 것을 많이 사용하는 편입니다.

▲ 책과 동영상, 협회의 바비큐 프로그램을 통해 바비큐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는 시모조 다미오 회장(오른쪽).
이: 바비큐의 맛을 내는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는지요. 재료가 중요한지 아니면 고기를 찍어 먹는 소스가 중요하다고 보시는지요.
타: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둘 다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바비큐의 완성은 소스를 찍어 먹는 것으로 끝나게 됩니다. 소스는 사실 바비큐의 맛을 더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어떤 소스를 내놓는가에 따라 그 맛도 달라지니까요. 소스는 바비큐를 만드는 사람이 자신의 특징을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국내의 경우 여러 사람을 위해 바비큐를 할 때는 일반적인 소스를 사용하는 반면 가족이나 소수의 사람들 함께 즐길 때는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데.
타: 소스는 각자가 원하는 스타일로 만들기에 요리사가 자신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많을 경우는 소스를 만드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양을 측정할 수 없기에 시중에서 판매되는 소스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 앞으로 꾸준한 한국과 일본의 바비큐문화의 교류를 통해 양국의 바비큐문화가 좀 더 확대되고 발전했으면 합니다.
타: 일본은 바비큐문화가 하나의 즐길거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한 책이나 영상으로 제작될 만큼 그 수효도 많은 편입니다. 한국 역시 다양한 아웃도어 문화가 발전하면서 바비큐문화 역시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양국 간의 꾸준한 교류가 이어졌으면 합니다.

이철규 기자 sicsicman@bacc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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