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가지 않고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한국 클래식 음악사의 길이 되었던 고 김남윤 교수의 1주기 추모 음악회가 3월 16일 오후 3시 한국예술종합학교 4층 이강숙홀에서 펼쳐진다. 그녀를 존경하고 사랑했던 제자들과 동료 선후배 연주자들이 한 무대에 서는 것과 동시에 무엇보다 그녀가 생전 가장 열정을 쏟았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정에서 펼쳐지는 연주회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1주기 추모 음악회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1주기 추모 음악회 

김남윤 교수 제자들로 구성된 윤사랑회가 중심이 되어 진행되는 이번 무대는 경희대와 서울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인연을 맺은 이들이 헤르만과 베토벤, 브람스의 음악으로 그녀와의 추억을 기억하며 1주기를 추모할 예정이다. 그녀와 함께 음악계를 빛냈던 동료 교수와 연주자들, 그리고 김남윤 교수의 가르침을 통해 성장하며 한국 클래식계의 새로운 희망을 써 내려간 첫 제자부터 마지막 제자까지, 이날 모두 한 마음으로 무대에서 그녀를 향한 진한 그리움을 전한다.

연주회는 김남윤 교수의 마지막 제자였던 주아연, 김래은, 김현서의 앙상블이 헤르만의 카프리치오 1번 d단조를 연주하며 음악회의 문을 연다. 자신의 인생을 어린 새싹들에게 음악적 영감을 주기 위해 모든 열정을 다했던 스승 김남윤 교수에게 바치는 어린 제자들의 감사의 마음을 담은 시간이 될 것이다.

이어서 피아니스트 이경숙과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이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9번 "크로이처" 2악장과 3악장을 연주한다. 이 작품은 고난도의 테크닉과 서정성, 분노와 즐거움, 명상적인 느낌 등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담은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녀가 가장 열정을 쏟았던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맺은 인연으로 무대에서 함께 활약했던 피아니스트 김대진과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 첼리스트 박상민도 브람스의 피아노 삼중주 1번 1악장과 3악장을 연주하며 김남윤 교수를 추모한다. 슈만과 클라라에 대한 존경과 사랑, 안타까움이 묻어난 이 작품은 삶의 거대한 파도 속에서 느낀 아름다움과 허무의 정서를 담담히 음악으로 담아내어 묵직한 감동이 느껴진다.

마지막은 경희대학교에서 동료 교수와 제자로 만나 수많은 시간을 무대에서 함께 한 피아니스트 신수정과 바이올리니스트 정준수, 첼리스트 나덕성이 베토벤의 피아노 삼중주 4번 "거리의 노래" 2악장과 3악장을 연주하며 음악회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탄탄한 피아노와 섬세한 선율의 바이올린, 중후한 저음의 첼로 선율이 어우러져 감동을 자아내는 작품으로 베토벤 음악의 감성과 지성을 세 연주자가 어떻게 표현해낼지 궁금한 대목이다. 특히 이 작품은 김남윤 교수가 생전에 가장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여겼던 곡으로 언젠가 “자신이 세상에 없을 때 이 곡을 연주해 달라”라는 말을 하곤 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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