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배우는 아웃도어 상식 - 용어

올바르고 통일된 용어는 안전사고 예방에도 도움


우리가 알고 있는 아웃도어 관련 용어들은 대부분 외래어이며 그중에는 일본에서 들어온 사전에도 없는 용어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코펠과 버너다. 코펠((Kocher)은 본래 독일어로 끓이는 도구를 의미하며 ‘콕헬’이나 ‘코헬’로 읽어야 한다. 코펠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는 쿠킹 세트(Cooking Set)로 음식을 만들기 위한 작은 조리 기구를 말한다. 

야외에서 사용하는 작은 조리 기구인 콕헬이 지금의 이름 '코펠'을 얻게 된 것은 일본인들이 그들의 발음에 맞춰 번역한 것을 해방 후에 우리나라에서 그대로 따온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코펠이란 명칭 대신 쿠킹 세트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람들이 많다.

코펠과 마찬가지로 일본식 용어로 굳어진 것이 버너(Burner)다. 버너의 정식 명칭은 캠핑 스토브(Camping Stove)다. 불을 붙이는 기구인 캠핑 스토브가 버너로 불리게 된 것 역시 일본식 등산 용어를 받아들이면서 굳어진 것이다. 이외에도 우리가 사용하는 아웃도어 관련 용어에는 일본식 잔재가 남아 있는 것들이 많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산에 올라가면 늘 외치던 ‘야호’ 역시 알프스에서 사용하던 ‘요후(johoo)’에서 유래된 것으로, 일본인들이 ‘야호’로 발음하면서 우리 역시 그렇게 부르게 된 것이다. 알프스에서 ‘요후’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해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외치는 소리다.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산 정상에 서면 그저 ‘야호’ 하고 외쳤던 것이다.

캠핑 장비 중 거실형 텐트를 언급할 때 자주 사용하는 리빙 셸(Living Shell) 이란 말 역시 일본 제조업체의 상품명에서 유래한 것이다. 스노우피크라는 일본 회사의 텐트 제품 ‘리빙 셸’이 인기를 끌면서 그것이 거실형 텐트를 대표하는 용어가 되어 버렸다. 이탈리아 비브람사의 바닥 창이 등산화의 바닥 창을 대변하는 명칭이 된 것처럼 말이다.

겨울철 머리와 얼굴을 완전히 막고 눈만 나오게 만든 방한용 모자를 목출모(目出帽)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 말 역시 러시아의 발라클라바(Balaclava)를 일본어로 번역한 것이다. 의사 소통을 위한 여러 용어들은 되도록 통일되고 쉬운 말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아웃도어 활동은 대부분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작은 실수 하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올바르고 명확한 명칭 사용은 안전사고 예방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이철규 기자 sicsicman@bacc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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