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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에서 맞은 크리스마스

닉네임
박성일
등록일
2012-01-06 09:56:19
조회수
4441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 캠핑을 떠났다. 티피 텐트 안에 화목난로를 피우고 나니 한결 따뜻하다.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는 예보 때문인지 각 텐트마다 난로를 피우고 난방에 열중하느라 연통에 하얀 연기가 멈출 줄을 모른다.

아이들도 추운 날씨에 텐트 밖으로 나가기보다 텐트 안에 누워 책을 읽거나, 오락게임에 열중이다. 크리스마스라 게임도 허락하고 장난감도 선물해주니, 딸은 매일 크리스마스가 됐으면 좋겠단다. 오락게임을 더 하겠다고 오빠와 싸우는 딸아이를 보니 아이들이 부럽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지금과 같은 오락기기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고작 할 수 있는 것이 오락실에 있는 갤러그 같은 게임이었으며 그 외에는 딱지나 구슬, 축구공 같은 것이 전부였다.

그 덕분에 우린 따로 체력단련을 할 필요도 없었고, 감기 같은 것은 병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시대가 좋아진 덕인지 체력을 키우기 위해 따로 태권도 도장을 보내는 형편이다. 또한 또래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적다보니 단체 생활을 힘들어 하고 혼자 놀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가족과 함께 하는 캠핑이다. 자연 속으로 나가 곤충이나 꽃도 관찰하고 아빠와 축구도 하며 뛰고 뒹구는 것이다.

온실의 화초보다 야생화가 아름다운 것은 강한 겨울바람과 냉기를 참아 낸 생명력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우리의 아이들이 점점 엄마나 아빠의 로봇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무조건 자기의 생각을 따르라고 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론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부모가 몫이 아닐까?

누구나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려 한다. 하지만 어떤 때는 그것이 아이를 위해서라기보다 자신의 좋다고 생각하기에 결정을 내린 때도 있다. 캠핑은 그런 면에서 가족이 함께 이야기 할 수 있고 그동안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 좋다. 혼자 숨기고 있던 아이의 고민, 그 고민을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 있어 이번 주에도 난 캠핑을 떠난다.
작성일:2012-01-06 09:56:19 180.71.169.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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