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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두 아이와 땀을 흘리며 심학산을 오르다

닉네임
일산
등록일
2012-01-04 12:52:42
조회수
4593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나니 이제 어느덧 한해도 다 지나가버린 듯하다. 한해를 정리하고 마감하고 싶은 생각에 마지막 송년 캠핑을 떠나기로 했다. ‘허걱’ 그런데 크리스마스 주말이 가장 춥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결국 추운데 아이들을 데리고 외지에서 잘 수는 없다는 판단에 급하게 목적지를 변경, 간단한 산행으로 연말 가족 행사를 끝내기로 했다.
아이들은 캠핑이 아닌 산행이라는 말에 입이 툭 튀어나왔다. 캠핑이야 남편이 장비도 설치하고 모닥불도 피워 주기에 크게 움직일 일이 별로 없지만, 산행은 말 그대로 자신이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작은 아들은 걷기 시작하면 고분고분 따라가는 편이지만, 큰아들은 조금만 걸어도 아프다고 엄살을 떨기 때문이다.
집을 나와 인근에 있는 심학산을 찾았다. 높이도 높지 않고 일산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심학산은 걷기 좋은 길이 나 있어 아이들과 함께 걷기 좋았다. 초입에 차를 세우고 겨울바람을 맞으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초입부터 무리하게 뛰어 오르는 아이들에게 천천히 오를 것을 강조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뛰더니만 결국은 다리가 아프단다.
다리가 아프다는 두 아이를 동시에 업고 오를 수는 없기에 번갈아 가며 업어주기로 하고 걷기 좋은 둘레 길을 걸었다. 남편은 업고 가는 나에게 아이들을 너무 보호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나는 이렇게 아이들을 업을 때가 좋다. 이제 얼마 있으면 이 아이들도 업히는 것이 창피해 절대 업히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아이를 안고 자고 업고 키우는 때가 얼마나 될까? ‘자식은 품 안에 있을 때 자식’이라고 했다. 어느 정도 크고 나면 나의 품을 떠나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설 것이다. 또한 고학년이 될수록 우린 학교와 학원에 아이들을 빼앗기곤 한다. 집에 있는 시간보다 학원이나 학교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다. 그래서 고등학생들은 선생님에게 ‘집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장난을 칠 정도란다.
순위와 경쟁만을 강조하는 교육 시스템이 문제지만, 달리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답답할 따름이다. 평소 아이는 즐겁게 노는 시간이 많아야 한다는 게 내 주장이지만 학원을 보내지 않으면 친구가 없는 이 현실이 슬플 뿐이다. 그래서 주말이면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다. 이처럼 산에 오르며 부모와 더욱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두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
경기도 일산에서
작성일:2012-01-04 12:52:42 180.71.169.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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