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쌀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어서 당진 9미(味), 당진시 올해 '실치축제' 취소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 어촌마을이 막바지 실치회를 맛보러 오는 사람들로 활기차다.  조그맣고 한적한 장고항은 매년 4월 말 경이면  '실치축제'가 열려 자동차와 인파로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당진시가 '실치축제'를 취소해 예년과 같은 극심한 교통체증이 없었다. 토요일인 17일 전국에서 미식가들이 몰려왔지만 차량흐름은 원활했다.  

바르게 살자!  아름다운 항구 장고항, 사진=고희수 기자
바르게 살자!  아름다운 항구 장고항, 사진=고희수 기자

봄의 진객 실치는 흰베도라치의 새끼로 주로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에 서식한다. 베도라치는 깊은 바닷속 돌 틈에 숨어 살다가 12월경 알을 낳는다.  1월쯤 알에서 부화한 실치가 조류를 타고 연안으로 이동해 2~3개월 동안 성장하는데 이때 그물로 잡아서 회로 먹는다.

장고항 실치회(왼쪽)와 간재미무침(오른쪽), 사진=고희수 기자
장고항 실치회(왼쪽)와 간재미무침(오른쪽), 사진=고희수 기자

실치는 그물에 걸리면 1~2시간 안에 죽어버리기 때문에 장고항 등 포구 일대에서 어부가 바로 잡은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장고항은 요즘 주차장 건설중, 사진=고희수 기자
장고항은 요즘 주차장 건설중, 사진=고희수 기자

장고항 마을 사람들은 주로 갓 잡은 실치에 오이, 당근, 배, 깻잎, 미나리 같은 야채와 고추장 양념을 넣고 실치회 무침으로 먹는다. 쌉쌀하며 고소한 맛이 일품이어서 당진 9미(味)에 속한다. 

장고항 수산물 회센터, 사진=고희수 기자
장고항 수산물 회센터, 사진=고희수 기자

당진 9미는 해나루 쌀, 꽈리 풋고추, 실치회, 해나루 한우, 면천 두견주, 가화 포도, 당진 사과, 간자미회 무침, 우렁 쌈밥 등이다.

뱅어포 작업 모습, 사진=당진시

5월 중순이 되면 실치의 뼈가 굵어지고 억세져 회로는 먹을 수 없게 된다. 실치를 해풍에 한나절  정도 말리면 달짝지근한 실치포가 되는데 이를 뱅어포라고 부른다.

장고항 박대와 굴비, 사진=고희수 기자
장고항 박대와 굴비, 사진=고희수 기자

선창어부횟집 김경미 사장은 “올해는 실치가 빨리 올라와 뼈가 많이 자란 상태”라며 “지금은 씹는 맛을 즐기고 쌉쌀한 뒷 맛을 선호하는 미식가들이 별미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잠시 쉬고 있는 장고항 고깃배, 사진=고희수 기자
잠시 쉬고 있는 장고항 고깃배, 사진=고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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