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을 찾았다.

민속촌에 다시 눈길이 머문 건, 지난해 민속촌에서 열린 두 행사 때문이었다. 한밤에 민속촌을 돌며 귀신 체험을 하고, 500명이 어울려 ‘얼음 땡 놀이’를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민속촌에서 변화의 기미를 감지했다.

민속촌은 새마을운동의 와중에 탄생했다. 1970년대 전국의 기와집과 초가집이 헐릴 위기에 직면한 때 노산 이은상(1903~82) 선생 등 뜻을 같이한 몇몇이 전통문화를 지키자며 전국에서 230여 채 전통가옥을 그러모아 74년 민속촌을 열었다.

민속촌은 국내 유일의 전통문화 테마파크로 올해 개장 40년을 맞는다. 민속촌의 체험 행사는 우리네 세시풍속과 맞닿아 있다. 국내 테마파크 업계가 가을에 핼러윈 파티로 요란을 떨 때, 민속촌은 초가지붕 갈이 행사를 하고 민속촌 안에 있는 논에서 추수 행사를 연다.
 
오는 일요일(24일)은 정월대보름이다. 설날에는 다른 테마파크도 합동 차례상을 차리고, 윷놀이 판을 벌이지만 장승제, 지신밟기, 줄다리기 등 정월대보름맞이 세시풍속 행사를 하는 테마파크는 민속촌밖에 없다. 오랜만에 민속촌에 가보자. 거기에 가면 어제의 모습을 한 오늘의 우리가 있다.

[기사제공=중앙일보 | 글=손민호ㆍ홍지연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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