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외국서 더 유명한 안보관광 1번지

1 1978년 발견된 제3땅굴은 북한의 남침용 땅굴 가운데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다. 모노레일을 타거나 걸어서 땅굴 안까지 들어갈 수 있다.

경기도 파주는 안보관광을 위해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다.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도라전망대·제3땅굴 등 파주 민통선 내 안보관광지를 방문한 외국인은 53만3292명에 달했다. 2011년 23만2506명에 비해 두 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외국인이 더 많이 찾는 파주의 안보관광지 네 곳을 꼽았다.

분단의 현실이 피부에 와닿는 판문점·제3땅굴

2 판문점은 60년 전 휴전협정이 조인된 역사의 현장이다. 지금도 남북한 병사가 지척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3 임진각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안보관광지다. [사진 파주시]
판문점은 정전 60주년에 있어 가장 기념비적인 장소다. 한국전쟁 전 외딴 촌락에 불과했던 판문점은 1953년 7월 27일 이곳에서 한국전쟁 휴전협정이 체결되면서 유엔(UN)사령부와 북한이 공동으로 경비를 서는 특별구역, 즉 공동경비구역(Joint Security Area·JSA)이 됐다.

세계적인 여행서 『론리플래닛』에 따르면 “판문점은 까다로운 방문 절차에도 분단의 긴장감을 가장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군사분계선 양쪽으로 이병헌과 송강호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마주 서 있던 숨 막히는 장면이 판문점에서는 현실이다. 53년 한국전쟁 포로 교환이 이루어진 ‘돌아오지 않는 다리’와 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의 발단이 된 미루나무도 판문점 인근에 남아 있다.

제3땅굴은 지금까지 발견된 북한의 남침용 땅굴 네 개 중에서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땅굴이다. 비무장지대(DMZ) 남쪽으로 400여 m, 서울로부터 52㎞ 지점까지 뻗어 있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고작 45분 거리다. 그래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땅굴이 됐다.

제3땅굴은 땅굴 안까지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체험을 중시하는 외국인의 호응이 유독 뜨겁다”고 DMZ관광주식회사 장승재(56) 대표는 말했다. 실제로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해 제3땅굴을 찾은 외국인 수는 51만2000명으로, 한국인 방문객 수(45만9000명)를 앞질렀다.


실향민들 마음의 고향, 임진각·도라산역

4 남측 경의선 최북단기차역인 도라산역에 가면 기념 스탬프를 찍을 수 있다
군사분계선에서 7㎞ 남쪽에 있는 임진각은 북한에 고향을 둔 피란민을 위로하기 위해 72년 세운 건물이다. 명절마다 실향민이 이북의 가족을 향해 배례를 하는 망배단도 임진각 맞은편에 있다. 여느 안보관광시설과 달리 번거로운 절차 없이 드나들 수 있어 임진각 방문객 수는 매년 500만 명이 넘는다. 경기도를 찾는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 1위도 임진각이라고 한다.

망배단 뒤쪽에는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동안 DMZ에 방치됐던 증기기관차(등록문화재 78호)가 전시돼 있다. 한때 신의주까지 달렸다는 기관차에는 1020개의 총탄 자국 등 전쟁의 상흔이 선연하다. 2005년 세계평화축전을 계기로 임진각 옆에 조성된 평화누리공원(99만여㎡)에서는 공연과 전시 등 각종 행사가 수시로 열린다.

도라산역은 남측 경의선 최북단 기차역이다. 남방한계선에서 700여m 떨어져 있다. 2002년 2월 설 연휴를 맞아 이산가족 700여 명을 태운 특별 망배열차가 문산역에서 도라산역까지 달리기도 했다. 열차 운행이 중지된 지 52년 만의 일이었다.

파주 안보관광은 주로 버스로 이동하지만, 도라산역까지 기차를 타는 것도 민통선 안 풍경을 색다르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다. 문산역에서 매일 오전 10시, 11시30분 도라산행 열차가 출발한다. 역 인근 도라산(156m)에 북한 기정동 마을과 공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도라전망대가 있다.

[기사제공=중앙일보 | 글=나원정 기자   사진=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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