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취향과 용도, 스타일에 따라 제품군을 달리해 공급

특허 통한 시장 선도와 트렌드 반영 통해 발전하는 업체

▲ 시마노의 설립자인 시마노 쇼자부로.

글ㆍ사진 김성현 미캐닉

이번 호에는 페달을 앞으로 구르면 앞으로 구르게 하고 발을 멈추면 페달이 같이 돌지 않고 바퀴만 구르게 하는 부품인 프리 휠의 개발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한 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특허를 통한 기술 경쟁력 우위와 시장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일본의 시마노를 소개한다. 시마노는 시장의 흐름을 빠르게 읽고 이를 재빨리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편집자>

▲ 시마노와 함께 뚜르 드 프랑스 7연패를 달성한 랜스 암스트롱.

이번 자전거123’에서는 세계 자전거 부품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는 브랜드인 시마노(SIMANO)를 소개하고자 한다. 시마노는 자전거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기도 하지만 낚싯대와 낚시용품을 만드는 회사로도 유명해 많은 낚시인들도 알고 있는 브랜드다. 그래서 자전거 매장을 방문하시는 소비자분들 중에서 자전거 부품에 시마노 브랜드가 찍힌 걸 보고서 시마노가 이런 것도 만드네?”하고 되묻기도 한다. 시마노는 현재 카약낚시자전거 부품, 용품 산업에 진출하여 선전하고 있는 기업으로 오랜 동안 지속된 일본의 경기불황 속에서도 흑자를 달성한 튼실한 기업이기도 하다. 이렇게 시마노가 불황속에서도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자전거 부품에 절대적인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시마노의 절대적 우위의 원동력인 그들의 역사와 기술력을 알아보자.

시마노의 역사

▲ 시마노 초기의 프리 휠.
시마노의 역사는 1921년 일본 중부 오사카부의 사카이시에서 금속가공 기술자로 일하던 시마노 쇼자부로가 시마노 철공소를 열면서 시작되었다. 처음 시마노 철공소를 열었을 때 시마노 쇼자부로는 선반 1대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사업을 시작했을 때가 19세기 말로, 유럽과 미국에서 건너온 자전거가 실생활의 편리한 교통수단이 되는 것을 보고 그는 앞으로의 미래에는 자전거가 유행에 그치지 않고 생활 깊숙이까지 스며들어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그는 자전거 부품 생산을 고안하던 중 프리 휠(Free Wheel)을 고안했고 이를 브랜드화해 생산하기 시작했다. 프리 휠이란 일반 자전거 후륜, 뒷바퀴에 장착되는 것으로 페달을 앞으로 구르면 앞으로 구르게 하고 발을 멈추면 페달이 같이 돌지 않고 바퀴만 구르게 하는 부품을 말한다. 그때까지만 해도 싱글 기어, 하나의 체인과 기어가 달려있어 발을 구르면 앞으로 구르고, 뒤로 구르면 뒤로도 구르는 고정된 기어만 있었으니 시마노 쇼자부로의 프리 휠은 상당히 획기적인 부품이었던 것이다. 시마노 쇼자부로가 프리 휠을 가지고 만든 브랜드인 3.3.3이라는 브랜드는 단기간에 일본의 프리 휠 시장을 장악, 1970년대에는 프리 휠 시장 점유율이 80%, 변속기 시장 점유율 100%를 달성했다.

▲ 프로선수들이 애용하는 시마노의 휠.

 

시마노의 성장

시마노가 지금까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현지 공장의 설립, 그리고 시장 경쟁우위와 시장의 기준이 되어버리는 특허 기술이다. 시마노는 제품의 개발과 출시에 앞서 국제 특허를 내기로 유명한 회사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시마노의 입장에선 특허를 내면 결국 그것이 시장의 기준이 된다. 이후 타 기업들은 자신들만의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침해하지 않는 부품을 만들어야 하며, 시마노 부품군과의 호환성을 따져야 하니 상품개발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시마노가 상품 개발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시장의 리더로서 트렌드를 만들고, 트렌드를 반영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이들은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어내기 위해 전 세계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트렌드와 세계 트렌드를 읽어내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지금 현재 시마노는 캐나다·대만·한국·미국·영국·네덜란드·말레이시아·중국 등에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시마노 부품의 올바른 선택과 업그레이드

▲ 시마노 산악자전거 부품 XTR 부품군.
처음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분들은 대부분 XT, XTR급을 보여 달라고 한다. 이는 시마노의 부품 등급으로 자전거의 성능과 가격대를 가늠하는 것이다. 사실 필자는 국내 소비자의 이 같은 접근을 상당히 아쉬워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자전거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자전거를 구분지어 판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조건 XTR급은 돼야지라는 식의 자전거 분별법은 너무나 아쉽다. 여기서 말하는 XTR은 시마노 산악자전거 부품의 최상위 등급을 말한다.

시마노는 산악자전거 부품을 모두 8개의 부품군으로 나누어 다양성과 성능을 달리하고 있다. 모두 각기 다른 사용용도를 가지고 있다. 크로스컨츄리용 산악자전거(Cross Country 임도나, 도로, 들판 등의 지형을 넘나드는 아웃도어)의 부분 부품으로는 XTR, XT, SLX, DEORE가 있으며 유사 산악자전거(산악자전거의 부품을 사용했으나 산악용이 아닌 레저용의 자전거)의 부품으로는 ALIVIO, ACERA가 있다. 마지막으로 트레일이나 다운 힐(크로스 컨츄리와 달리 더 험한 지형과 언덕을 내려가는 아웃도어)용으로는 SAINT, ZEE로 나누어져 있다. 이처럼 시마노에서는 소비자의 취향과 용도, 스타일에 따라 제품을 달리하는데 소비자들은 XTR만 고집하니 필자는 아쉬울 따름이다.

XTR은 상급자용으로 레이스에 적합한 구조와 무게, 강성을 가지고 있으며 XTR 그룹 안에 변속 레버, 브레이크, 앞 변속기, 뒷 변속기, 크랭크 모두 다른 사이즈와 타입, 구동 방식을 달리하고 있다. 따라서 처음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충분한 제품의 스펙, 상품 조합을 확인하고 알맞은 용도, 적당한 가격 선에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 크로스 컨츄리 레이스용 XTR 브레이크 레버.
▲ 트레일용 XTR 브레이크 레버.

 

 

 

 

 

 

 

 

 

만약 지금 자전거 부품을 업그레이드한다면 처음 살 때보다 더 많이 신경 써야 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시마노는 다양한 제품과 각기 다른 사이즈, 타입, 용도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자전거생활을 한 동호인이라면 자신만의 라이딩 스타일과 선호하는 제품 타입, 디자인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를 충족시켜 주면서 성능도 만족스러운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요즘의 자전거 부품 트렌드는 다양한 기어비의 제공이다. 기존의 27단이었던 기어비가 지금은 1X11, 2X10, 3X10 이러한 식으로 달라지고 있다. 좀 더 빠르게, 좀 더 정확하게 변속을 하기 위한 기어 비를 찾는 것이다. 필자는 1X11을 사용하고 있다. 11단을 사용하는 이유는 산악용에 최적화된 기어 비를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산에서는 많은 수의 기어는 사용하지 않는데 따라서 불필요한 기어는 줄이고 변속레버와 변속기를 제거함으로써 감량효과까지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 스스로가 자신의 라이딩 스타일을 고려한 제품 선택이 중요하다.

▲ 1. 같은 XTR이지만 2단과 3단으로 구분되어 있는 크랭크 / 2. 같은 2단 크랭크이지만 체인이 걸리는 이빨수가 다른 크랭크

너무나 복잡하고 어렵다면 몇 가지 팁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자전거 업그레이드에는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 나름대로의 순서는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업그레이드의 순서는 크랭크>브레이크 레버>변속 레버>변속기 순이다. 이는 자전거 구동계 부품만을 예로 든 것으로 중요도에 따른 것이다. 크랭크는 자전거의 핵심 부품이다. 라이더의 운동에너지를 자전거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사람의 다리 길이에 따라 크랭크 암의 길이가 달라지고 그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 전자 변속기인 Di2 그룹.

두 번째 브레이크 레버는 산악자전거보다는 로드바이크에서 더 중요하기 때문에 두 번째로 넣었다. 산악자전거에서 사용하는 유압디스크 브레이크의 성능은 많은 차이가 없지만 로드바이크에서의 브레이크 차이는 상당하다 따라서 로드바이크를 타는 동호인이라면 업그레이드를 한번쯤은 생각해 볼만하다. 세 번째는 변속 레버다. 많은 동호인들이 업그레이드를 할 때 보통은 변속기부터 한다. 뒷 변속기 말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변속 레버인데 변속기를 업그레이드한다는 것이다. 변속기는 사람의 팔, 다리에 해당하고 변속 레버는 사람의 두뇌에 해당된다. 따라서 조금 더 빠른 변속 타이밍과 감을 얻고 싶다면 변속 레버부터 하는 것이 좋다.

변속기의 경우 라이딩 도중 넘어지면 파손이 가장 쉽게 나는 제품이다. 따라서 고가의 제품을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되도록 변속레버와 변속기를 같은 등급을 사용하는 것이 좀 더 나은 변속감과 성능을 기대

할 수 있다. 이제 장마가 끝나고 나면 본격적인 자전거 시즌이 다가온다. 알맞은 부품의 선택과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건강한 습관, 자전거 생활을 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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