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관광도시 강릉에서 커피축제가 열린다. 강릉은 커피의 성지라고도 불리는데, 커피를 재배하거나 생산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강릉은 왜 커피의 성지가 된 것일까?

강릉커피가 유명해진 것은 커피명인 박이추 선생이 강릉으로 들어와서 조그만 가게를 열면서 조금씩 알려진것이 이유이지만, 사실 강릉은 예로부터 차(茶)로 많이 알려져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신라시대의 차문화유적지가 강릉에 있다. 남항진쪽에 군부대에 있는 '한송정'이라는 정자는 신라시대의 문화유산이다. 이곳에서 신라의 화랑들이 차를 달여마신 다구(茶具)가 유적으로 남아있다. 또한 경포대를 비롯한 곳곳에서 차를 달여마셨다는 기록이 있다.

▲ (자료출처:강릉커피축제누리집) 강릉세계겨울커피축제 재즈 프레소 2018

그렇다면 강릉은 왜 천년전부터 차로 유명해졌을까? 결국 차는 물맛이다. 차맛이 특별한 것은 차를 다루는 명장의 손길과 함께, 백두대간 심산유곡에서 흘러내리는 석간수(石間水)의 특별한 물맛이 강릉의 차를 유명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비밀 '풍경도 맛이다'. 똑같은 커피라도 호숫가 노을이 지는 풍경에, 비취빛 바닷가에 갈매기 몇 마리가 한가하게 노니는 백사장이 아스라이 펼쳐진 공간에서 잔잔한 재즈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차 한잔의 여유. 낭만의 맛과 멋이 더하여지는 풍경이 더하는 값도 상당하다.

강릉커피하면 제일 먼저 또오르고 이 분을 빼고는 강릉커피를 논할 수 없다. 강릉커피=박이추 이다. 바로 '커피 1세대' 박이추 선생이다. 원두를 강하게 볶아 진한 맛을 내는 일본식 커피의 대가다.

▲ (자료출처:한국관광공사) 강릉세계겨울커피축제 재즈 프레소 2018

박이추 선생은 1988년 서울 대학로에 커피 하우스 '보헤미안'을 연 것을 시작으로 수십년의 세월을 '커피 인생'으로 살았다. 그후 서울 안암동 고대 후문을 거쳐 2000년엔 서울을 떠나 강원도 오대산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1년 뒤엔 경포대, 다시 그 3년 뒤엔 강릉 연곡면 현재 자리로 옮겨왔다. 가게는 명성에 비해 그리 화려하지 않다. 산골의 펜션 느낌이다.

커피와 전혀 상관이 없는 강릉에 들어와 강릉이 커피의 성지로 발돋움하게 길을 연 박이추 선생이야 말로 강릉의 보배이자 지키고 보존하고 이어 가야할 문화재이다.

▲ (자료출처:한국관광공사) 강릉세계겨울커피축제 재즈 프레소 2018

그리고, 강릉커피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안목항'이다. 조그만 포구가 어떻게 커피거리로 유명해진 것일까. 거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안목 강릉항의 커피거리는 강릉에서 나고자란 사람들에겐 특별한 추억의 장소이다. 정말 다방 밖에 없던 80년대 시절. 안목의 바닷가는 강릉 젊은이들에게는 추억과 낭만과 사랑과 이별과 쓸쓸함과 고독의 기억들이 고루 버무려진 특별한 장소였다. 거기에서 자판기 커피를 뽑아들고 오래도록 백사장을 바라보며 세월을 버리거나, 사랑을 버리거나, 혹은 바다의 거센 힘을 받아안고, 툭툭털고 돌아서던 그런 장소였다.

자판기 커피가 특별히 맛있는 포구 안목항은 어느덧 횟집보다 커피집이 더 많은 커피의 명소로 탈바꿈했다. 강릉커피축제의 숨겨진 원천은 '강릉인의 추억의 바닷가' 바로 안목항이었던 것이다.

▲ (자료출처:강릉커피축제누리집) 강릉세계겨울커피축제 재즈 프레소 2018

오는 2.9일부터 25일까지 올림픽 기간 동안 강릉커피축제가 열린다. 축제의 주요프로그램으로는 강릉 카페로 떠나는 세계여행 카페별 세계민속전, 100人 100味 바리스타 퍼포먼스, 한국과 강릉의 커피 히스토리전, 재즈와 세계민속공연 등이 있다. 푸르른 동해 옆, 강릉커피거리에서 진행되는 이번 축제에 가족, 연인 그리고 친구와 함께 동계올림픽도 즐기면 커피향에 흠뻑 취해보는것도 좋을 것 같다. 

한편, 강릉커피축제는 지난 2007년 11월 중앙 일간지 기자의 '커피가 강릉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르포 기사가 계기가 되었다. 이후  2009년 10월 '10월의 마지막 밤을 강릉커피축제와 함께'라는 주제로 강릉에서 제1회 강릉커피축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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