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얼음과 눈을 이용한 다채로운 축제로 겨울철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겨울 축제’ 시즌이 찾아왔지만, 평년에 비해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 축제장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각 지역에서 진행하는 ‘겨울 축제’가 연기되거나 축소되면서 1년을 준비해온 축제준비에 차질은 물론,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대표 겨울 축제들 줄줄이 연기

다양한 겨울 축제를 진행하고 있는 강원도의 피해가 크다. 높은 기온으로 얼음이 얼지 않자 축제가 연기 혹은 축소되면서 연말을 맞아 인산인해를 이뤄야 할 지역 축제장에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기게 된 것. 

▲ (자료출처:한국관광공사) 평창송어축제

지난 21일 개막 예정이었던 ‘평창송어축제’는 오대천이 얼지 않아 개막일을 28일로 연기했다. 송어축제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꼽히는 얼음 낚시터가 이상고온으로 인해 20㎝ 이상 두껍게 얼었던 얼음이 녹으면서 일정을 연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축제위원회는 28일 개막 후 일부 행사장을 개장하고, 이후 얼음이 20cm 이상 얼 경우 축제장을 완전히 개장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방문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위해 개막일 연기를 결정했다”며 “따뜻한 날씨로 인해 개막일까지 얼음이 20㎝ 이상 얼게 될지는 확신할 수 없어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추후 기후 조건을 고려해 축제를 연장 운영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는 축제 시기를 아예 늦춰서 준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평창송어축제의 문제만이 아니다. 강원 홍천군 겨울철 대표 축제인 ‘홍천강 꽁꽁축제’ 역시 내년 1월 3일부터 19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지만,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5~10cm의 얼음 두께로 인해 행사를 일주일 연기했다. 

홍천 문화재단 관계자는 “얼음 두께가 20cm 이상 되어야 행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축제 개막까지 얼음이 얼지 않는다면 부교낚시터, 실내낚시터 등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자료출처:화천군) 화천산천어축제

또한 내년 1월 4일 개막하는 ‘화천산천어축제’도 계속 이어지는 따뜻한 날씨에 발을 동동구르고 있는 중이다. 현재 축제장의 얼음 두께는 10cm가 되지 않아 축제의 개막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16년에 축제를 앞두고 갑작스레 내린 많은 비에 얼음이 녹으면서 일주일 연기된 적이 있어 올해도 변수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화천산천어 축제위원회 관계자는 “결빙 강도가 약할 경우 지름 18㎝이던 얼음 구멍 크기를 15㎝로 줄이는 등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따뜻한 날씨에 겨울 축제 연기 이어져

경기도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로 올 하반기 대부분의 축제가 취소된 것도 모자라, 따뜻한 날씨로 인해 겨울 축제 준비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대표 겨울축제로 이름 높은 ‘파주송어축제’는 저렴한 비용에 얼음낚시와 얼음 썰매, 눈썰매 등을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당초 지난 21일 개막 예정이었지만 따뜻한 날씨 탓에 내년 1월 4일 개막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 (자료출처:한국관광공사) 파주송어축제

파주송어축제 관계자는 “얼음 두께가 최소 20㎝ 이상 나와야 얼음 낚시와 썰매 등을 탈 수 있는데, 현재 얼음 두께는 2~3㎝에 불과하다”며 “내년 1월 4일로 연기했지만 지금 날씨를 보면 개최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전했다. 

또한 ‘안성빙어축제’는 오는 28일 개막을 앞두고 있지만 얼음이 얼지 않아 행사 규모를 대폭 축소했다. 

기상청 “당분간 큰 추위 없어”

겨울 대표 축제들이 줄줄이 연기 및 취소를 확정한 가운데, 기상청에 따르면 당분간은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상청은 “최근 우리나라 부근으로 강하게 발달한 이동성 고기압이 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하는 것을 저지해 평년보다 고온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1월 중순까지는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한 기온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어 “1월 말부터 기온이 떨어져 평년 기온을 되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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