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커피' 자판기, 사진=고희수 기자
'거리커피' 자판기, 사진=고희수 기자

솔향의 도시 강릉은 커피향을 머금고 있었다. “헤즐럿 얼음 커피, 컵이 크기 때문에 700원요, 맛나게 드세요” 안목 해맞이공원에서 커피 거리로 걷다가 처음으로 마주친 것은 ‘거리커피’ 자판기였다.  강릉 커피 거리 탄생의 주역인 그 유명한 커피자판기다. 어르신들이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어디론가 바쁘게 사라졌다.

 

강릉 커피거리, 사진=고희수 기자
강릉 커피거리, 사진=고희수 기자

오늘(7월 1일)부터 강릉시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8명까지 모일 수 있다. 늦은 오후 평일인데도 관광객들로 활기차다. 커피 거리에 커피 전문점과 카페가 나란이 줄지어 서있다. 중간중간에 편의점과 식당도 보인다. 길거리 주차장은 자동차로 만원이다. 모래사장을 밟지 않고 쉴 수 있는 나무 데크도 있다. 

 

수호랑과 반다비, 사진=고희수 기자
수호랑과 반다비, 사진=고희수 기자

안목해변이 있기에 강릉 커피 거리가 탄생했다. 아담한 모래사장을 지금도 안목해수욕장이라고 부른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과 패럴림픽 마스코트 ‘반다비’도 즐거워하고 있다.

 

강릉항 요트마리나, 사진=고희수 기자
강릉항 요트마리나, 사진=고희수 기자

커피 거리 끝자락에 있는 강릉항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다. 어선은 거의 없고 하얀색 요트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형 여객선과 크루즈선도 정박해 있다. 강릉항의 원래 이름은 안목항이었는데 2008년 항구 공사를 마치고 오늘의 강릉항으로 이름을 바꿨다.  요트마리나와 커피 거리를 끼고 있는 강릉항은 어촌이 아니라 관광지였다. 
 

강태공과 방파제, 사진=고희수 기자
강태공과 방파제, 사진=고희수 기자

안목 방파제에서 강태공들이 낚시를 하고 있다. 오늘은 어떤 물고기가 잡힐까? 방파제에서 멀리 바라보이는 안목해변과 커피 거리가 평화롭다. 성급한 관광객들은 벌써 물놀이 하고 있다. 

 

사랑의 자물쇠, 사진=고희수 기자
사랑의 자물쇠, 사진=고희수 기자

“사랑의 자물쇠로 바다의 거센 비와 폭풍에도 변치 않을 사랑과 우정을 안목해변에 꼬옥 붙들어 매두고 가세요” 안목해변 사랑의 자물쇠에 노랑 빨강 파란색 자물쇠가 빼곡하게 매달려 있다. 사랑은 언제나 오래 참고... 자물쇠 주인공들의 사랑이 영원하면 좋겠다. 

 

커피 거리의 밤, 사진=고희수 기자
커피 거리의 밤, 사진=고희수 기자

식사한 후 산토리니에서 명장이 만든 커피 향에 취하다 보니 밖이 어두워 졌다. 밤에도 여전히 인파가 많다. 엄마와 어린이가 모래성을 쌓고 청년들은 불꽃놀이에 신났다. 터지는 폭죽에 해변이 밝게 빛났다. 한 커플이 간이테이블을 설치하고 안목해변을 통째로 사버렸다. “해변으로 버거 배달되죠? 얼마 걸려요?” 핸드폰으로 식사 주문하는 소리도 들렸다.

 

다정히 손잡고, 사진=고희수 기자
다정히 손잡고, 사진=고희수 기자

커피 거리는 야경이 더 아름답다. 카페가 예쁜 조명으로 새옷을 입었고 백사장은 가로등 불빛에 붉게 물들었다.

안목해변은 80년대 까지만 해도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다. 주인마다 맛이 틀린 자판기 커피가 관광객과 낚시꾼으로부터 사랑받으며 입소문을 탔다. 그 후 전국의 커피 명장들이 모여들어 오늘의 카페거리를 만들었다. 약 500m 길이의 강릉 커피 거리는 ‘한국관광 100’선에 4회 연속 선정되었다.

강원도 강릉시는 지난 2009년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제1회 강릉 커피 축제를 개최했다. 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제12회 축제가 취소되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바끄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