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신나는 여수세계박람회장

【오동도】

오동도와 방파제 길, 사진=박종철 기자
오동도와 방파제 길, 사진=박종철 기자

7월 16일(금) 오후 전남 여수시.  한반도 최남단 도시의 하늘이 짙은 회색 구름으로 덮여 있다. 동백꽃이 아름다운 섬 오동도가 쭉 뻗은 방파제로 육지와 닿아 있다. 빨간색 대형 선박 뒤로 경상남도 남해가 보인다. 

 

동백열차 타는곳, 사진=박종철 기자
동백열차 타는곳, 사진=박종철 기자

동백열차는 코로나 여파로 운영을 중단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전라남도는 오늘부터 거리 두기를 2단계로 높였으나 오동도 방파제에는 여전히 관광객들이 많다. 입장료는 무료다.

 

활기찬 여수신항, 사진=박종철 기자
활기찬 여수신항, 사진=박종철 기자

호텔과 세계박람회장 유람선을 품은 여수신항이 더없이 화려하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다 풍경이 바뀐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바다를 가르는 길 오동도 방파제 길은 매 순간순간 변화가 무쌍하다.

 

모기 싫어요, 사진=박종철 기자
모기 싫어요, 사진=박종철 기자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하다. 관광객들이 모기 진드기 기피제와 살균 소독제 분사기를 뿌리고 있다. 나무계단을 따라 오른쪽으로 올라갔다. 울창한 동백나무 산책로에 들어서자 주위가 갑자기 컴컴해진다. “모기 때문에 미치겠네” 아가씨들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용굴 보러 가는 길, 사진=박종철 기자
용굴 보러 가는 길, 사진=박종철 기자

바다 건너 갓김치로 유명한 돌산도가 보인다. 관광객들이 해안가로 내려가는 나무계단을 바쁘게 오르내리고 있다. 계단에서 아래쪽 바다를 바라본다.  비가 오면 오동도에 사는 용이 연등천의 용굴로 와서 빗물을 먹고 간다는 전설 속의 동굴이 있는 곳이다. 얼마 전까지 용굴 관람은 폐쇄되었으나 최근에 다시 허용됐다. 

 

용굴, 사진=박종철 기자
용굴, 사진=박종철 기자

컴컴한 4각형 동굴이 입을 쫙 벌리고 있다. 오늘 날씨처럼 음산하다. 우르르 쾅쾅! 여수 시내에서 천둥이 쳤다. 마치 용을 부르는 듯한 소리에 무엇이라도 금방 튀어나올 것 같다. 빗방울도 떨어져 얼른 발길을 돌렸다. 

 

바람골, 사진=박종철 기자
바람골, 사진=박종철 기자

회색 절벽과 우거진 나무가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와인잔 모양의 탁 트인 공간으로 시원한 바닷바람이 쏟아져 들어온다. 바람골은 말 그대로 바람을 맞는 골짜기다. 바람골 바다가 그림같다.  

 

외로운 동백 열매…, 사진=박종철 기자
외로운 동백 열매…, 사진=박종철 기자

“누구보다 그대를 사랑합니다.” 동백 열매 한 알이 외롭게 섬을 지키고 있다. 붉게 물들었던 꽃잎 친구들이 보고 싶다. 애타는 사랑으로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아름다운 꽃섬을 또 다시 준비하고 있다.

 

동백꽃으로 피어난 여인의 순정, 사진=박종철 기자
동백꽃으로 피어난 여인의 순정, 사진=박종철 기자

"멀고 먼 옛날 ,,,,
오동도에는 아리따운 한 여인과 어부가 살았드래. 
어느 날 도적떼에 쫓기던 여인 낭벼랑 창파에 몸을 던졌드래. 
바다에서 돌아온 지아비 소리소리 슬피 울며 오동도 기슭에 무덤을 지었드래.
북풍한설 내리치는 그해 겨울부터 하얀 눈이 쌓인 무덤가에는 여인의 붉은 순정 동백꽃으로 피어나고 그 푸른 정절 시누대로 돌았드래."

오동도가 동백꽃의 슬픈 전설을 안고 있다는 것을 오늘 알았다.

오동도는 동백꽃으로 유명하여 ‘동백섬’ ‘바다의 꽃 섬’으로 부르기도 한다. 정상에 있는 등대와 전망대에서는 여수와 남해 하동 등 남해바다 한려수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이곳에 최초로 수군 연병장을 만들어 왜군을 크게 무찔렀다. 1933년 길이 768m의 방파제가 준공되어 여수와 연결되었다. 1968년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69년 여수시가 사들여 관광지로 개발하였다. 여수 10경 중 제1경으로 ‘한국관광 100선’에 4회 연속 선정되었다.

 

【여수세계박람회장】

해변의 가족들, 사진=박종철 기자
해변의 가족들, 사진=박종철 기자

7월 17일(토) 오후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즐겁게 물놀이 가고 있는 거인 가족을 만났다. 김경민 작가의 ‘해변의 가족들’ 조각상이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는다. 옆에 있는 어른이 애기처럼 작게 보인다.

 

빅오쇼와 저녁노을, 사진=박종철 기자
빅오쇼와 저녁노을, 사진=박종철 기자

저녁노을이 진다. ‘빅오쇼’ 검표소에서 아이들이 엄마 아빠 손 잡고 기다리고 있다. 빅오쇼는 세계박람회장 앞바다 해상 무대에 설치된 높이 47m 원형 조형물에 각종 조명과 레이저 홀로그램을 쏘아 화려한 볼거리를 연출한다. 여수에서만 볼 수 있으며 기온과 바람 습도에 따라 공연 효과가 달라진다. 물과 빛 그리고 소리의 빅 오케스트라는 매일 저녁 8시 10분에 시작한다.

 

여수 밤바다 태극기,  사진=박종철 기자
여수 밤바다 태극기,  사진=박종철 기자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친다. 워터스크린에 대형 태극기가 선명하게 빛난다. 마치 줄로 매달아 놓은 것 같다. 여수 밤바다에서 듣는 아리랑은 감동백배이다.  멀리 베네치아 호텔과 소노캄 호텔의 불빛이 예쁘게 빛난다.
 

불쇼의 열기속으로, 사진=박종철 기자
불쇼의 열기속으로, 사진=박종철 기자

불쇼가 장관이다. 거대한 불기둥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온다. 붉은 화염이 해상공원과 관중석을 환하게 밝힌다. 뜨거운 열기가 관중석까지 훅 밀려왔다. 하나쇼가 끝나면 여수 특산물 쭈꾸미의 뭉키쇼가 이어진다. 워터스크린에서 부서진 물보라가 바람을 타고 춤을 춘다. 

 

스카이타워 전망대, 사진=박종철 기자
스카이타워 전망대, 사진=박종철 기자

7월 18일(일) 높이 67m의 스카이타워 전망대가 우뚝 서 있다. 이 전망대는 원래 남해안의 산업화를 뒷받침했던 동양시멘트 사일로였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면서 스카이타워 전망대로 탈바꿈했다. 금빛으로 빛나는 커다란 파이프오르간이 인상적이다. 뱃고동 음색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어 2011년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스카이타워에서 바라본 오동도, 사진=박종철 기자
스카이타워에서 바라본 오동도, 사진=박종철 기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스카이타워 전망대는 시멘트 사일로를 개조했기 때문에 둥글고 360도 조망이 가능하다. 창 밖으로 여수 시내와 엑스포컨벤션센터가 보인다. 여수엑스포 여객선터미널과 오동도 남해 바다도 발아래 펼쳐진다. 하루 종일 신나는 여수세계박람회장이다. 

※ 사진 촬영 : 7월 16일(금), 17일(토), 18일(일)

관련기사

저작권자 © 바끄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