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우도 한바퀴, 사진=고희수 기자
자전거 타고 우도 한바퀴, 사진=고희수 기자

제주도 성산포에서 북동쪽으로 약 3.8km 떨어진 곳에 ‘섬 속의 섬’ 우도가 있다. 화산섬으로 소가 누워있는 모양을 닮아 일찍부터 소섬 또는 쉐섬으로 불리었다. 제주도 부속 섬 중 가장 크다. 해안선 모퉁이를 돌 때마다 우도 8경이 펼쳐진다. 성산항과 종달항에서 도항선을 타고 15분이면 도착한다.

제주시 우도면은 면적 6.18㎢, 둘레 17km로 서너 시간 트레킹 하기에 좋다. 전국에서 면 단위 면적이 가장 작고 1차선 도로만 있는 유일한 면이다. 천진항과 하우목동항에서 순환버스를 타거나 전기자전거 또는 전기차를 타고 신나게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다. 관광버스는 짝수일에는 시계방향으로, 홀수일에는 반시계 방향으로 운행한다.
 

우도 천진항,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천진항,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천진항 관광버스,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천진항 관광버스, 사진=고희수 기자

5월 11일(목) 아침 일찍 성산항에서 출발하여 우도 천진항에 도착했다. 분홍색 소형 삼륜 전기차를 빌렸다. 오늘은 홀 수 날이어서 관광버스 운행과 같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투어에 나섰다. 

 

우도봉 오르는 길,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봉 오르는 길,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봉에서 내려다 본 우도 전경(지두청사),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봉에서 내려다 본 우도 전경(지두청사),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의 최고봉 우도봉에 올랐다. 우도봉은 해발 132m로 소머리오름 또는 쇠머리오름 이라고도 한다. 정상까지 길이 포장되어 있다. 소머리에서 초록색 초원과 말, 저수지, 마을, 항구, 푸른 바다, 종달리 오름 지미봉이 내려다보인다. 우도 8경 중 처음 만난 ‘지두청사’는 목가적인 풍경이다. 우도봉 기슭에 한낮에도 달이 뜬다는 해식동굴과 단층을 이루고 있는 기암절벽 등 8경이 두 곳 더 있다. 

 

우도 등간과 우도 등대,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등간과 우도 등대,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등대 공원 파로스 등대,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등대 공원 파로스 등대,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봉 높은 곳에 제주도 최초 등대인 우도 등간과 등탑, 성문대할망 소망 항아리 여신상이 서 있다. 1906년 점등한 우도 등간은 2003년 50km밖에서도 불빛을 볼 수 있는 높이 16m 현재의 원형 콘크리트 등대로 신축되었다. 우도 등대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공원으로 국내 주요 등대와 세계의 유명한 등대 모형 14점을 전시하고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이집트 파로스 등대도 보인다. 

 

우도 검멀레 해변,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검멀레 해변,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동안경굴',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동안경굴',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봉 아래 검멀레 해변으로 속초여고 학생들이 수학여행 왔다. 검멀레는 검은 모래라는 뜻으로 화산암이 풍화되어 생긴 검은 모래사장이다. 흑사장 끝 절벽 아래 커다란 고래가 살았다는 8경 ‘동안경굴’이 숨어있다. 마침 썰물이어서 동굴 안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동굴 내부는 매년 가을 썰물 때 작은 음악회를 열 정도로 넓다. 

 

우도 비양도 봉수대,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비양도 봉수대,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하고수동 해변,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하고수동 해변,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망루(연대),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망루(연대), 사진=고희수 기자

동쪽 해안도로를 가다 보면 태양이 날아오른다는 뜻의 조그만 섬 비양도가 나온다. 우도의 부속 섬, 즉 제주도의 손자 섬으로 우도와 다리로 연결되었다. 조선 세종 때 망루와 봉수대를 설치하고 5인 1조로 경계하며 왜구 침입에 대처하였다. 봉수대는 봉(횃불)과 수(연기)로 급한 소식을 전한 조선 시대 군사 통신시설이다. 

하고수동해수욕장은 곱고 부드러운 조개사 백사장에 수심이 얕아 어린이 가족 피서객에게 인기가 많다. 여름밤이 되면 고기잡이 어선들이 무리를 지어 우도의 바다를 불빛으로 현란하게 밝히는 8경 ‘야항어범’을 볼 수 있다. 이때는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도 마을 안길이 대낮처럼 환하게 빛난다. 

 

우도 홍조단괴 해빈(서빈백사),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 홍조단괴 해빈(서빈백사), 사진=고희수 기자

홍조단괴 해빈이 눈이 부셔 잘 뜨지 못할 정도로 하얗다 못해 옥색으로 빛난다. 파도가 밀려와도 물장구를 쳐도 영롱한 비취색으로 반짝인다. 우도 서쪽의 하얀 모래 해변이라 하여 8경 중 ‘서빈백사’라 한다. 홍조단괴 해빈 해수욕장은 모래가 아닌 홍조단괴가 풍화한 하얀 알갱이들로 가득 차 있어 수심에 따라 바다 빛깔이 달라 보인다. 천연기념물로 미국의 플로리다, 바하마와 함께 전 세계 3곳 밖에 없는 매우 진귀한 해변이다. 

 

성산포항에서 바라본 우도(전포망도), 사진=고희수 기자
성산포항에서 바라본 우도(전포망도), 사진=고희수 기자

우도의 면적은 여의도의 약 두 배 정도다. 카페에서 땅콩아이스크림을 먹고 천천히 둘러보아도 하루면 충분하다. 바다낚시와 잠수함 유람선 모터보트 등 즐길 거리도 많다. 천진항에서 바라보는 한라산, 그리고 제주 본도와 우도 사이의 배에서 보는 우도가 8경에 들어간다. 

오후 늦게 천진항에서 성산포로 돌아가는 배를 탔다. 날씨가 흐려 안타깝게도 한라산이 보이지 않는다. 뒤를 돌아보았다. ‘전포망도’ 우도가 푸른 바다 위에 누워있다. “음-메”. 또 오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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