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동그라미가 있는 얼굴’ 화병, 사진=박종철 기자
피카소의 ‘동그라미가 있는 얼굴’ 화병, 사진=박종철 기자

20세기 천재 화가 파블로 피카소의 ‘동그라미가 있는 얼굴’ 화병이 단순하지만 재미있고 특이하다. 한향림도자미술관에 가면 피카소의 도자기들을 만날 수 있다. 회화와 조각을 하던 피카소는 60세 중반이 넘어서 도자기를 시작했다. 93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도예에 열정을 바치며 약 600여 점의 작품을 만들었다.

 

한향림도자미술관, 사진=박종철 기자
한향림도자미술관, 사진=박종철 기자

한향림도자미술관은 ‘도자 - 흙에서 예술로’를 주제로 피터 볼코스와 운보 김기창, 우향 박래현, 월전 장우성, 산정 서세옥 등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2018년에 개관하여 1987년부터 수집해온 약 1,000여 점의 국내외 현대 도예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정호 이사장과 한향림 관장이 전시, 교육, 체험, 문화를 아우르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지향하며 도예 발전을 이어 가고 있다. 

 

벽봉한국장신구박물관, 사진=박종철 기자
벽봉한국장신구박물관, 사진=박종철 기자

조선 왕 고종의 어진과 영친왕 일가의 어보 옥대 어도 왕실노리개 비녀 쌍가락지 장도 등이 새롭게 탄생했다. 조선 시대 왕실 남성들은 백옥과 비취 같은 옥을 즐겨 사용했는데 경기도 옥장 무형문화재인 벽봉 김영희 선생이 완벽하게 복원 복제하여 박물관에 재현해 놓았다. 신옥순 관장은 그의 부인으로 매듭 전수자이다. 벽봉한국장신구박물관은 2014년에 설립되었다. 지하 1층과 2층에는 조선시대 왕실과 반가에서 사용한 한국의 전통 장신구와 옥공예품 작품들이 있다. 1층에서 다이아몬드, 비취, 루비, 토파즈 등 월별 탄생석과 백수정 자수정 장미수정과 매듭 등을 전시중이다. 천연 원석을 골라 나만의 반지와 브로치, 팬던트, 머리끈 등을 만들고 전통 매듭 이니셜 팔찌 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수도 있다.

 

주간경향과 선데이서울, 사진=박종철 기자
주간경향과 선데이서울, 사진=박종철 기자

녹슬은 생철지붕 위 광주리에서 고추와 호박을 말리고 있다. 지게와 쌀가마니를 실어나르는 커다란 자전거 옆에 ‘멸공방첩, 간첩신고는 113 · 112’ 표어가 붙어 있다. 반세기 전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한국근현대사박물관에는 지난 100년의 생활사와 추억의 달동네 사람들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골목길에 동백 아가씨, 빨간 마후라, 돌아오지 않는 해병, 007 소련에서 탈출 등의 영화 포스터가 붙어 있다. 금보라와 이혜숙 최명길이 주간경향과 선데이서울의 표지 모델로 등장했다. 이미자 하춘화 바니걸스 등 당시 최고의 인기 가수도 보인다. 한국근현대사박물관은 개인이 지난 40여 년간 수집해온 7만여 점의 유물자료를 집대성하여 2005년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문을 열었다. 
   

커피박물관, 사진=박종철 기자
커피박물관, 사진=박종철 기자

약 6-7세기경 에디오피아의 소년이 어느 날 염소들이 흥분하여 이리저리 뛰어다니더니 그날 밤 잠들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여 이슬람 사원 승려에게 알렸다. 승려는 빨간 열매에 잠을 쫓는 효과가 있음을 알았고 이후 커피는 여러 사원으로 퍼져나가 오늘에 이르렀다. 헤이리 커피박물관에 가면 1890년 미국에서 만든 그라인더와 2012년 프랑스 커피박물관에서 경매받은 로스터, 영국의 전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사용했던 티스푼과 커피잔 등을 볼 수 있다. 1600년대부터 최근까지 인류가 사용해 온 커피 유물들을 전 세계에서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다. 커피의 역사와 변천사, 재배, 원산지별 특징, 커피 품종, 제조과정, 다방의 변천사 등 커피에 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헤이리 예술마을 전경, 사진=박종철 기자
헤이리 예술마을 전경, 사진=박종철 기자
헤이리 예술마을 전경, 사진=박종철 기자
헤이리 예술마을 전경, 사진=박종철 기자
헤이리 매표소, 사진=박종철 기자
헤이리 매표소, 사진=박종철 기자

헤이리 예술마을은 면적이 15만 평으로 매우 넓다. 곳곳에 개인이 운영하는 박물관, 미술관, 문화예술 시설, 체험장, 상점, 식당, 카페 등이 많이 있어 하루에 다 보기는 어렵다. 시간을 갖고 천천히 둘러보면 좋다. 주말과 공휴일 매표소에서 패키지 티켓을 구입하면 할인 받고 '도나도나 버스'도 탑승할 수 있다. 

 

도나도나 버스, 사진=박종철 기자
도나도나 버스, 사진=박종철 기자
독특한 건물들, 사진=박종철 기자
독특한 건물들, 사진=박종철 기자

헤이리에는 고층 빌딩이 없다. 대부분의 건물들은 지하실을 갖추었고 주변 환경에 어울리게 개성 있게 지었다. 일반 시민들도 독특하고 희한한 건물들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블루메 미술관, 사진=박종철 기자
블루메 미술관, 사진=박종철 기자

블루메 미술관은 수령 100년이 넘는 거대한 굴참나무를 살리기 위하여 벽에 구멍을 내는 특수공법을 사용했다. 살아있는 나무를 품에 안고 지어진 건축의 모습대로 현대미술을 통해 생명의 고귀함을 알리고 있다. 

 

갈대광장 호수와 민속악기박물관, 사진=박종철 기자
갈대광장 호수와 민속악기박물관, 사진=박종철 기자
그리팅 맨과 헤이리갤러리 움, 사진=박종철 기자
그리팅 맨과 헤이리갤러리 움, 사진=박종철 기자
헤이리 마을 갈대광장 호수, 사진=박종철 기자
헤이리 마을 갈대광장 호수, 사진=박종철 기자

12월 17일(금) 통일동산 갈대광장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다. 강풍에 호수가 물결을 일으키며 파르르 떨고 있다. 주위에는 잇츠콜라박물관 민속악기박물관 헤이리갤러리 움 등이 있다. 유영호 작가의 파란색 그리팅 맨이 겸손과 감사 화해의 마음을 담아 15도 각도로 인사하고 있다. 

 

500년 된 느티나무, 사진=박종철 기자
500년 된 느티나무, 사진=박종철 기자

노을동산 아래에서 거대한 느티나무가 위용을 뽐낸다. 이 느티나무는 헤이리마을 한 가운데서 500년 동안 이 땅을 지켜왔다. 마을 공동체의 만남의 장소이자 지나가는 길손들의 편안한 쉼터였다. KT&G가 노거수와 사람의 인연을 귀히 여기며 가꾸고 있다. 

 

아프리카 소품 가게, 사진=박종철 기자
아프리카 소품 가게, 사진=박종철 기자
헤이리마을의 밤, 사진=박종철 기자
헤이리마을의 밤, 사진=박종철 기자

헤이리마을은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어 가족 나들이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높다. 문화와 예술이 있는 힐링 투어를 할 수 있다. 각종 기념품과 아프리카 케냐 등에서 돌이나 나무로 만든 이색적인 소품을 파는 가게들도 있다. 주말에는 김수현과 전지현, 박서준이 TV 드라마 촬영을 했던 카페와 레스토랑 피자집 등이 만원을 이룬다. 박물관과 전시관은 대부분 유료이고 월요일과 화요일에 휴관하는 곳이 많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헤이리 예술마을은 1998년 파주 출판도시와 연계한 ‘책마을’을 구상하던 중 미술 음악 공예 건축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 300여 명이 참여하면서 ‘문화예술마을’로 개념이 확장됐다. '헤이리'라는 이름은 순우리말로 파주 지역 전통 노동요인 "에헤 에 헤이리로야" 후렴구에서 따왔다. 2002년 인사동 문화의 거리와 2004년 대학로에 이어 2009년 12월 문화지구로 대한민국에서 3번째 지정되었다.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에 있으며 한국관광 100선에 3회 선정되었다.

※ 사진 촬영 : 2021년 12월 14일(화), 17일(금), 2024년 2월 22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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