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도연안여객선터미널, 
나로도연안여객선터미널,  사진=박종철 기자

우주를 향한 대한민국의 꿈과 희망이 시작되는 곳 나로도. 전라남도 고흥군 남단에 있는 이 섬은 나로우주센터가 우리나라 최초로 위성을 쏘아 올린 곳으로 유명하다. 우주센터와 나로호 로켓의 이름도 ‘나로도’에서 따왔다. 나로도연안여객선터미널은 우주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나로도에서 보이는 쑥섬,  사진=박종철 기자
나로도에서 보이는 쑥섬,  사진=박종철 기자

7월 17일(토)  바다 저편에 보이는 쑥섬의 아침이 평화롭다. 쑥의 질이 좋아 쑥섬이며 쑥 애(艾)자를 써서 애도(艾島)라고도 한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초록 섬 해안가에 빨간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백신 접종자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플래카드가 남녘 땅 이곳에도 붙어 있다.

쑥섬은 나로도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약 2km 떨어져 있다. 정원이 12명인 쑥섬 호를 타고 3분 정도 가면 도착한다. 왕복 승선비는 탐방료 포함하여 8천원이다. 지역민 우선이고 탐방객은 선착순으로 승선한다. 탐방객이 많으면 몇 번이고 왕복 운행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원시림과 탐방객,  사진=박종철 기자
원시림과 탐방객,  사진=박종철 기자

갈매기 카페 옆 헐떡길로 올라가면 난대 원시림이 나온다. 쑥섬 주민들은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된 이곳을 신성시했는데 마을 발전을 위해 400년 만에 개방했다. 중년들이 학구열에 불탄다. 죽어도 죽지 않는 나무를 만져보고 살펴본다. 이 육박나무는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로 뿌리까지 뽑혔으나 지금까지 살아있어 '죽어도 죽지 않는 나무'가 되었다.

 

환희의 언덕,  사진=박종철 기자
환희의 언덕,  사진=박종철 기자

장쾌한 수평선에 가슴이 뻥 뚫린다.  환희의 언덕이 바다에 누워있다.  언덕 절벽에서 큰 바위 삼형제 얼굴을 모두 찾았다. 30km 멀리 초도와 소거문도 거문도 손죽도가 보인다.

 

꽃 정원 목수국,  사진=박종철 기자
꽃 정원 목수국,  사진=박종철 기자

꽃 정원에는 400여 가지 꽃들이 4계절 피고 진다. 김상현 고채훈 부부가 지역발전을 위해 가꾸고 있으며 전남 제1호 민간정원으로 지정되었다. 바로 건너편에 나로도가 보인다. 제철을 만난 목수국이 활짝 피었다. 봉선화가 수줍게 인사한다.

 

"눈을 감아도 예쁘다",  사진=박종철 기자

“웃어도 예쁘고 웃지 않아도 예쁘고 눈을 감아도 예쁘다. 오늘은 네가 꽃이다” 바다 위 꽃 정원에서 나태주 시인을 만났다. 꽃은 시들어도 여전히 예쁘다. 봉호방파제가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다.

 

로켓 모양의 봉호 방파제,  사진 =구글 어스 캡쳐
로켓 모양의 봉호 방파제,  사진 =구글 어스 캡쳐

봉호방파제는 나로호 로켓 모양을 본떠 축조했다. 쑥섬과 나로도 선착장을 거친 파도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준다. 우주를 향해 힘차게 발사되고 있다.

 

쑥섬 성화등대,  사진=박종철 기자
쑥섬 성화등대,  사진=박종철 기자

거문도와 완도를 오가는 배들의 길라잡이 쑥섬(애도) 등대는 성화대 처럼 생겨서 성화등대라고도 부른다. 태양광 무인 등대 주변과 절벽에 원추리와 참나리꽃이 한창이다. 고흥 다도해 풍광과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우끄터리 쌍우물,  사진=박종철 기자
우끄터리 쌍우물,  사진=박종철 기자

북쪽 끝 해안가에 우끄터리 쌍우물이 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뜻의 천원지방(天圓地方) 우물이다. 동그란 하늘 물은 식수로 사용했고 네모진 땅 우물은 큰 애기들의 빨래터였다고 한다. 

 

사랑의 돌담길,  사진=박종철 기자
사랑의 돌담길,  사진=박종철 기자

수령이 200-300년 되는 진귀한 동백나무가 즐비한 동백길을 걷다보면 쑥섬의 젊은이들이 오래전 사랑을 고백했다는 사랑의 돌담길이 나온다. 돌 모양이 다양하고 색깔이 밝아 제주도 돌담길과는 느낌이 다르다. 철옹성 같은 돌담이 처마 끝과 직접 맞닿아 있는 집은 처음 보았다. 집 구경 좀 하고 싶다.  

 

고양이 세상,  사진=박종철 기자
고양이 세상,  사진=박종철 기자

쑥섬은 고양이 섬이다. 담벼락에도 고양이가 있다. 애완견을 가지고 가면 나로도 여객선 터미널에서 압수당한다.  살이 오른 고양이 한 마리가 대문 앞에서 햇볕을 쬐고 있다. 가까이 가도 피하지 않는다. 쑥섬에서는 탐방객들이 사료를 구입해서 고양이에게 주기도 한다. 

쑥섬은 정상이 해발 83m로 걸어서 한바퀴 돌 수 있는 조그만 힐링파크 청정 관광지다. 행정안전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찾아가고 싶은 33섬'에 5년 연속 선정되었고 올해는 ‘한국관광 100선’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고흥 8경 중 하나인 쑥섬을 탐방한 후에는 나로도항 인근 맛집에서 100% 자연산 병어조림과 삼치조림 삼치탕수육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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