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다이아몬드 타워에서 내려다 본 용두산 · 자갈치관광특구와 부산 전경, 사진=박종철 기자
부산 다이아몬드 타워에서 내려다 본 용두산 · 자갈치관광특구와 부산 전경, 사진=박종철 기자

용두산공원과 부산항, 영도대교, 40계단, 보수동 책방골목, 국제시장, 부평깡통시장, 자갈치시장, 광복로 패션거리, 비프거리가 마치 성냥갑처럼 보인다. 남포동 부평동 광복동 등 옛 시가지에 들어선 용두산 · 자갈치관광특구는 일제강점기 및 한국전쟁의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경제 기적을 이루며 항구와 함께 비약적으로 발전한 성장의 스토리도 갖고 있다. 역사와 문화를 가득 품고 있는 용두산 · 자갈치관광특구는 부산의 어제와 오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원도심 관광명소이다. 

 

용두산공원과 부산 다이아몬드 타워, 사진=박종철 기자
용두산공원과 부산 다이아몬드 타워, 사진=박종철 기자
용두산 공원 연결 에스컬레이터, 사진=박종철 기자
용두산 공원 연결 에스컬레이터, 사진=박종철 기자

용두산공원에 동백꽃이 빨갛게 피었다. 3월 4일(금) 따스한 봄바람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의 옷차림이 가볍다. 용두산은 '용의 머리 형상을 한 산'이란 뜻으로 높이가 낮아 산이라기보다 언덕에 가깝다. 부산타워, 시민의 종, 꽃시계, 이순신 장군 동상, 벽천폭포, 미술의 거리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부산 타워는 최근 부산 다이아몬드 타워로 새롭게 단장하고 선보였다. 탑의 정상에는 등대가 있고 그 아래 2층에는 전망대가 있다. 120m 높이로 남산 서울타워보다 2년 먼저 1973년 완공되었으며 맑은 날에는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광복동 패션 거리에는 용두산 공원으로 바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이 에스컬레이터는 87.3m의 94계단 중앙 부분을 통과하며 일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40계단, 사진=박종철 기자
40계단, 사진=박종철 기자
보수동 책방골목, 사진=박종철 기자
보수동 책방골목, 사진=박종철 기자

구슬픈 아코디언 소리… 거리의 악사가 두고 온 고향은 어디일까?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은 40계단에 앉아 영도다리를 바라보며 고달픔과 향수를 달랬다. 이 계단은 1953년 부산역전 대화재로 소실되었고 원래 위치에서 남쪽으로 24m 떨어진 곳에 새로 만들어졌다. 정해영 해설사는 “몇 년 전까지 원래 계단 옆에 해안 석축이 남아 있었는데 지금은 가게가 들어서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헌책 사고 팝니다’ ‘중고 참고서 교과서 도매’, 보수동 책방골목에 헌책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러브 스토리’ ‘마음은 짚시’ 등 70년대 LP판도 진열되어 있다. 보수동 책방 골목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이 임시수도가 되었을 때 함경북도에서 피난 온 한 부부가 최초로 헌 잡지를 팔면서 자연스레 만들어졌다. 1970년대 약 70여 점포가 있었으나 현재는 ‘보수서점’ 등 약 40개 점포만 남아 있다. 책방골목 보도블록에는 ‘벙어리 삼룡이-나도향’ ‘표본실의 청개구리-염상섭’ ‘날개-이상’ 등 유명 작가의 작품명이 새겨져 있다. 

 

국제시장, 사진=박종철 기자
국제시장, 사진=박종철 기자
국제시장, 사진=박종철 기자
국제시장, 사진=박종철 기자

국제시장 골목길이 미로와 같아 찾아가는 특별한 재미가 있다. 영화 ‘국제시장’으로 더욱 유명해진 시장은 1945년 광복 이후 일본인들이 남긴 물건과 해외동포들이 가져온 물건을 거래하기 위해 현재의 자리를 장터로 삼으며 시작되었다. 많은 사람들로 시끌벅적했던 공터는 처음 도떼기시장이라 불리다가 1948년 건물을 세우고 자유시장으로, 1950년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까지 취급하면서 국제시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2017년 글로벌 복합문화공간(609청년몰)을 새롭게 단장하였고 오늘날 먹자골목과 아리랑거리, 젊음의 거리, 구제골목과 함께 부산의 대표 관광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부평깡통시장, 사진=박종철 기자
부평깡통시장, 사진=박종철 기자

부평깡통시장은 야채와 청과, 육류, 수산물, 곡류, 반찬, 의류와 침구류, 잡화 등 다양한 품목의 물건들을 판매한다. 1910년대 최초의 공설 시장 및 등록 시장으로 일제강점기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들어 형성되었다. 120년 역사를 자랑하며 단일 시장으로는 전국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2013년 10월 대한민국 최초로 1호 야시장으로 문을 열어 부산을 대표하는 야간 관광명소가 되었다. 인근에 죽집 골목과 족발 골목 팥빙수 골목 등이 있고 밤이 되면 야시장에서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중국 등 전 세계 전통음식을 두루 맛볼 수 있다. 

 

자갈치시장, 사진=박종철 기자
자갈치시장, 사진=박종철 기자
자갈치시장, 사진=박종철 기자
자갈치시장, 사진=박종철 기자

자갈치시장이 신선한 해산물과 손님들로 활기가 넘친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로 유명한 자갈치시장은 부산을 상징하는 대명사로 부산시민의 해산물을 공급하는 생활 터전이다. 활어와 전복 선어 잡어 건어물 등 모든 해산물을 취급한다. 싱싱한 회는 물론이고 7천 원이면 그날 바로 잡은 생선구이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바로 옆에 부두가 있어 부산항의 경치도 감상할 수 있다. 자갈치라는 지명은 자갈이 있는 해안에서 비롯됐다는 설과 자갈치란 어종의 명칭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광복로 패션 거리, 사진=박종철 기자
광복로 패션 거리, 사진=박종철 기자

중구 광복로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다. 광복로 패션 거리는 부산의 패션 1번지로 불리는 곳이다. 대형매장과 고급 아동복, 모피코트, 신사·숙녀 정장, 화장품 판매 매장 등 백여 개의 패션점이 있다. 이곳에서는 의류 액세서리 귀금속과 카메라, 오디오시스템을 비롯한 전자제품, 양복과 갖가지 민속 공예품, 스포츠용품, 피아노 등 다양한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BIFF 광장, 사진=박종철 기자
BIFF 광장, 사진=박종철 기자

중구 남포동에 있는 BIFF(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거리는 1996년 부산 국제 영화제 출범과 함께 생성된 영화 거리이다.  남포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제작사인 조선키네마 주식회사가 탄생한 국내 영화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BIFF 광장에는 유명 영화 감독과 배우들의 핸드프린팅, 영화 포스터, 야외 상설무대가 설치되어 있고 매년 10월이면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가 열린다. 비프광장에서 씨앗호떡을 팔고 있는 한 아주머니는 “코로나 이전에는 관광객들이 떠밀려다닐 정도로 많아 종업원이 6명까지 있었지만 지금은 손님이 적어 혼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BIFF광장 주변에는 국제영화제의 주 무대가 되는 개봉 극장으로 국도극장, 부산극장, 대영시네마, 씨네시티, CGV남포극장 등이 있다.

용두산 · 자갈치 관광특구는 2008년 해운대에 이어 부산에서 두 번째로 관광특구로 지정되었다. 부산시 중구 부평·광복·남포동 전 지역과 중앙·동광·대청·보수동 일부 지역에 걸쳐 있고 중구 면적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서로 붙어 있어 팥죽 어묵 호떡 등 길거리 음식을 맛보고 쇼핑하며 천천히 걸어도 하루면 둘러볼 수 있다. 한국 관광 100선에 2회 연속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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