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국가정원 입구,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국가정원 입구,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국가정원 작약,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국가정원 작약, 사진=박종철 기자

파릇파릇한 나뭇잎에 녹음이 짙어진다. 제철을 맞은 작약이 국가 정원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었다. 울긋불긋 꽃대궐에 벌 나비가 날아들고 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아름다운 정원들이 반겨 준다. 지상낙원이 여기일까? 계절의 여왕 5월이 오면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꽃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자연을 닮아 가는 예쁜 꽃길을 따라 천천히 걷고 싶다. 

 

바위 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바위 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5월 14일(토) 바위정원 앞에 있는 연분홍 석류꽃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종 모양처럼 길게 생긴 꽃잎이 단아하고 청초해 보인다. 송나라 시인 왕안석이 한 송이 붉은 꽃 ‘홍일점’이라고 노래한 바로 그 꽃이다. 석류는 꽃이 핀 꽃술에서 여름에 열매를 맺고 가을에 햇살을 받으며 탐스럽게 익어간다. 양귀비와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어 미녀가 좋아하는 과일로 알려져 있다. 조선 정조는 석류를 보고 모내기 철과 가을 추수의 농사 절기를 알 수 있어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바위정원은 순천만 국가정원에서 가장 먼저 완성된 정원이다. 바위정원에 커다란 할아버지 팽나무와 장승 솟대 오작교 바위들이 운치를 더해준다. 잘생긴 바위들은 목포-순천 간 고속도로 공사 때 캐낸 돌이다. 약 600여 살 정도로 추정되는 팽나무는 원래 제주도 암반 지역에서 살던 고목인데 경남 지역의 한 조경사업가가 영호남 간 우정과 성공적인 박람회 개최를 기원하여 순천시에 기증했다. 국가정원에는 팽나무 외에도 조수미 도전나무 기성용 꿈나무 장사익 소리나무 히딩크 희망나무 기막힌 모과나무 등 16그루의 사연 있는 나무들이 있다. 

 

영국 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영국 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야수의 장미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야수의 장미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영국 정원이 장미를 보러 온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장미는 영국의 국화다. 빅토리아 시대의 모습을 갖춘 정원에 프린세스와 마가레타 장미가 만개했다. 정원 한 모퉁이에서 라벤더 허브 향기가 난다. 영국인들에게 정원은 가족 나들이를 하고 결혼식을 올리는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공간이다. 런던 템스강 첼시 지역에 있는 왕립병원 정원에서는 1913년부터 봄에 첼시 꽃 박람회를 열고 있다.

야수의 장미정원은 장미꽃이 절정을 이루는 5월에 가장 아름답다. 여기저기 꽃밭에서 장미 향이 코를 찌른다. 이 정원은 ‘미녀와 야수’에 나오는 장미정원을 상상하며 꾸민 공간으로 시든 장미꽃을 매일 잘라주어 11월까지 싱싱한 장미꽃을 볼 수 있다. 엘리자베스 시대에는 화려한 장미가 사랑받았지만 빅토리아 시대에는 다소곳한 장미가 더 사랑받았다. 장미정원에는 골드러프, 골든플러쉬, 바닐라퍼퓸, 벨라로마, 시에스타, 아스피린로즈, 앙드레르 노틀, 퓨어포이트리 등 34종의 수만 송이 장미가 심어져 있다. 붉은 장미는 사랑을 흰 장미는 순결을 상징한다.

 

순천만 호수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 호수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호수정원 가운데에 봉화 언덕이 솟아있다. 마치 커다란 달팽이가 물 위를 기어가는 것 같다. 호수정원은 세계적인 건축가 영국의 찰스 젱스가 순천에 머무르면서 직접 디자인한 공간으로 6개의 언덕과 호수 나무 데크로 구성되었다. 정원이 넓어 호수공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난봉언덕, 인제언덕, 해룡언덕, 앵무언덕, 순천만언덕이 봉화언덕을 둘러싸고 있다. 호수는 순천의 도심을 나타내고 파란색 나무 데크는 순천시의 젖줄인 동천을 형상화 한 것이다.

 

프랑스 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프랑스 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이탈리아 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이탈리아 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멕시코 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멕시코 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 국가정원에는 영국 정원 이외에도 프랑스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미국 멕시코 중국 몽골 일본 태국 한국 등 세계정원과 각종 테마정원 참여정원 등 정원만도 60여 곳이 들어섰다. 순천만국가정원 해설회 전회장 이정희 해설사는 “틈만 나면 꽃을 찾아 나무를 찾아 정원 구석구석을 둘러본다”며 “정원에 꽃이 만발하면 ‘올해도 돌아왔구나’ 하는 반가운 생각이 들지만 어느날 꽃이 시들어 한 잎 떨어지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고 말했다.

 

순천만국가정원 꿈의 다리,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국가정원 꿈의 다리, 사진=박종철 기자

‘꿈의 다리’는 세계 최초로 물 위에 떠 있는 다리 미술관이다. 길이 175미터로 30여 개의 빈 컨테이너를 두 줄로 설치하여 만든 아시아에서 첫 번째로 긴 지붕이 있는 인도교다. 강익중 작가와 순천 시민이 순천의 꿈과 희망을 담아 2013년 완공했다. 오방색 한글 유리타일 작품 1만여 점이 외벽을 감싸고 내벽은 전 세계와 우리나라 어린이가 그린 그림 14만5천여 점으로 꾸며졌다.

 

순천만국가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국가정원,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국가정원은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며 조성되었다. 2015년 ‘대한민국 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어 해마다 5백여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전라남도와 순천시는 아름다운 정원문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2023년 4월부터 10월까지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한다. 


<순천만습지>

순천만 스카이큐브,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 스카이큐브,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습지 갈대 열차,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습지 갈대 열차, 사진=박종철 기자

스카이큐브는 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를 연결하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소형무인궤도차 창밖으로 순천 시내와 정원 동천 논밭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원역에서 4.6km 달리면 문학관역이 나온다. 문학관역에서 갈대 열차로 옮겨타고 다시 1.2km 더 이동하면 순천만 습지에 도착한다.

 

순천만습지 무진교,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습지 무진교,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습지 갈대숲과 갯골,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습지 갈대숲과 갯골,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습지 갈대숲 탐방로,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습지 갈대숲 탐방로, 사진=박종철 기자

순천만습지는 자연 생태계의 보고다. 무진교를 건너면 갈대숲 탐방로를 따라 펼쳐진 습지와 갈대숲 갯벌을 볼 수 있다. 무진교 아래에서는 생태 체험선을 타고 해설사와 함께 생태탐조 여행도 즐길 수 있다. 

갈대를 잘라낸 자리에 새싹이 파랗게 돋아난다. 지난해 가을 노랗게 물든 갈대와 대비되어 생명의 신비함을 보여 준다. 순천만에는 약 170만 평의 갈대와 690만 평의 갯벌이 형성되어 있다. 

 

용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습지, 사진=박종철 기자
용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습지, 사진=박종철 기자

용산 전망대에 오르면 30리 순천만 갈대길과 S자 갯골, 바다의 검은 속살 갯벌, 천연기념물 흑두루미, 원형 갈대와 칠면초 군락 등 순천만 9경을 볼 수 있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순천만의 S자형 수로는 우리나라 사진작가들이 선정한 10대 낙조 중 하나이기도 하다.

순천만습지는 2003년 해양수산부에서 습지 보존지역으로 지정했고 2004년 동북아 두루미 보호 국제네트워크에 가입하였으며 2006년 연안습지로는 전국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되었다.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의 ‘한국의 갯벌’이 202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순천만은 전남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에 있는 만으로 순천시, 보성군, 고흥군, 여수시 등과 접해 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연안습지이자 세계 5대 연안습지로서 340여 종의 다양한 식물과 239종의 조류가 공존하며 아름다운 해안 생태 경관을 보여 주는 경승지이다. 한국관광 100선에 5회 연속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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