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1코스 해맞이해안로와 성산일출봉,  사진=박종철 기자
제주올레 1코스 해맞이해안로와 성산일출봉,  사진=박종철 기자

‘올레’는 길에서 집까지 연결된 아주 좁은 골목 비슷한 길로 제주 지방의 방언이다. 제주올레길은 도보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길로 마을길, 들길, 해안길, 오름길, 숲속 오솔길 등 다양한 길로 이루어져 있다. 꼬닥꼬닥 걸으멍 제주를 한바퀴 돌 수 있다. 제주도 내에 23개 코스가 있으며 2022년 6월 ‘추자도 올레길 18-2 코스’가 개장하여 총 27개 코스 437㎞로 늘어났다. 대부분 코스들이 평이하여 부담가지 않는다. 제주올레는 자연과 사람이 내어준 길로 누구나 걸을 수 있다.

 

제주올레 1코스 시흥리 시작점과 간세,  사진=박종철 기자
제주올레 1코스 시흥리 시작점과 간세,  사진=박종철 기자
1코스 안내소,  사진=박종철 기자
1코스 안내소,  사진=박종철 기자

제주올레 1코스 시흥-광치기 올레는 2007년 가장 먼저 열린 길이다. 오름과 마을 바당이 이어지는 총 거리 15.1km의 둘레길이다. 서귀포의 시작이자 제주올레의 첫 마을인 시흥리 정류장에서 출발하여 광치기 해안에서 끝난다.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시작점 표지석에 말미오름-알오름-종달리 옛 소금밭-목화휴게소-시흥 해녀의 집-성산갑문-수마포-광치기 해변의 경로가 그려져 있다. 첫선을 보인 길인 만큼 풍광이 뛰어나다. 

시흥리 정류장에서 1km 걸어가면 안내소가 나온다. 올레길에는 총 15개의 안내소가 있어 제주올레의 탄생과 역사에 관해 설명도 듣고 다양한 자료도 구할 수 있다. 공식 안내소가 없는 곳에는 작지만 필요한 것이 다 있는 18개의 족은안내소가 있다. 

 

말미오름 엉겅퀴와 하얀 나비,  사진=박종철 기자
말미오름 엉겅퀴와 하얀 나비,  사진=박종철 기자
말미오름 길,  사진=박종철 기자
말미오름 길,  사진=박종철 기자
알오름 길,  사진=박종철 기자
알오름 길,  사진=박종철 기자

6월 28일(화) 말의 머리처럼 생긴 말미오름에 산바람이 거세게 분다. 가파른 숲속 오르막길 양쪽으로 산딸기와 각종 야생화 엉겅퀴가 피어있다. 오름 정상 부근에서 인부들이 철조망을 걷어내고 목책을 설치하고 있다. 작업 중인 한 관계자는 “목장에서 방목하는 소들이 깊은 낭떠러지로 떨어지지 않도록 나무 말뚝을 박아 울타리를 치고 있다”고 말했다. 날씨가 흐려 시흥마을과 성산일출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알오름은 이름처럼 새 알을 닮은 오름이다. 높은 곳 푸른 목초지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가슴이 뻥 뚫린다. 말미오름과 마찬가지로 산책로에 가마니처럼 폭신폭신한 야자 매트가 깔려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한다. 알오름 정상에서 맑은 날이면 성산일출봉과 우도는 물론이고 한라산과 제주 동부의 오름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올해 5월 23일부터 6월 21까지 제주올레를 일주했다는 '한량이 배낭 메고' 이인택씨(48)는 “제1코스는 오름과 마을 골목길 바다를 지나고 제주도의 상징인 성산일출봉을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어 매우 아름다운 길이다. 처음에 힘 있을때 오름을 끝내고 나중에 평지를 걷게 되어 코스 세팅도 잘 되어있다"고 말했다. 한결 산악회 소속 '달소리' 오성희씨(49)는 “1코스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이 이어지고 한적하여 사색하기에 좋은 길”이라고 말했다. 

 

종달리 마을, 사진=박종철 기자
종달리 마을, 사진=박종철 기자
종달리 옛 소금밭 가는 길,  사진=박종철 기자
종달리 옛 소금밭 가는 길,  사진=박종철 기자

오름에서 내려오면 제주 최초의 염전으로 유명했던 종달리 마을이 나온다. 모래를 이용한 소금밭 종달염전은 원시적인 방법으로 가마솥에서 모래를 끓여 소금을 만들었다. 종달리 아낙들에 의해 제주 전역으로 팔려나가며 유명해졌으나 육지 소금이 다량 들어와 활력을 잃고 간척지로 조성되었다. 

 

제주올레 21코스 종점 종달바당에서 바라본 말미오름과 알오름, 사진=박종철 기자
제주올레 21코스 종점 종달바당에서 바라본 말미오름과 알오름, 사진=박종철 기자
해맞이해안로 오징어와 우도 & 성산일출봉, 사진=박종철 기자
해맞이해안로 오징어와 우도 & 성산일출봉, 사진=박종철 기자
해맞이해안로와 지미봉, 사진=박종철 기자
해맞이해안로와 지미봉, 사진=박종철 기자

종달리 마을에서 동쪽 바닷가로 나가면 해맞이해안로가 나온다. 해안로 왼쪽에 올레 21코스 종점인 종달바당 스탬프 간세가 보인다. 올레길은 해안로에서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2코스 3코스로 이어진다. 성산일출봉과 서귀포시 협재해수욕장 제주시를 지나면 다시 1코스 종달리로 돌아온다. 

송난포구 앞 바다에서 피서객이 연에 줄을 달고 서핑을 즐기고 있다. 말미오름과 알오름에서 그렇게도 보여 주지 않았던 우도와 성산포가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태를 드러낸다. 바닷가에서 주민이 오징어를 말리고 있다. 종달-시흥 해안도로는 제주 해안도로 중에서 가장 길면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길이다. 

 

오소포연대,  사진=박종철 기자
오소포연대,  사진=박종철 기자

성산고등학교 북쪽에 말끔하게 보수한 오소포연대가 오조리 해안가를 지키고 있다. 연대는 횃불과 연기를 이용하여 정치·군사적으로 급한 소식을 전하던 통신수단으로 산 정상에 설치한 봉수대와 같은 기능을 한다. 이곳에는 수산진 소속 별장 6명과 연군 12명이 배치되어 교대로 지켰다. 동쪽으로 성산 봉수대를 거쳐 협자연대, 서쪽으로 종달 연대와 연결되어 있다.

 

성산갑문 입구,  사진=박종철 기자
성산갑문 입구,  사진=박종철 기자
성산항과 지미봉,  사진=박종철 기자
성산항과 지미봉,  사진=박종철 기자
성산일출봉,  사진=박종철 기자
성산일출봉,  사진=박종철 기자
터진목 4.3 유적지,  사진=박종철 기자
터진목 4.3 유적지,  사진=박종철 기자
광치기 해변과 성산일출봉, 사진=박종철 기자
광치기 해변과 성산일출봉, 사진=박종철 기자

건설교통부는 1994년 뱃놀이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성산리-오조리 구간 공유수면 도로에 성산갑문을 설치했다. 세계유산 성산일출봉은 언제나 관광객들로 활기를 띤다. 터진목 4.3 유적지를 지나면 1코스 종점인 광치기 해변이 나온다. 광치기 해변은 제주올레 1코스의 마지막이자 2코스가 시작되는 곳으로 성산일출봉에서 섭지코지로 향하는 길목에 있다. 물때를 잘 맞춰 썰물 때 방문하면 검은 모래와 넓은 현무암 바위에 낀 녹색 이끼가 연출하는 뻬어난 장관을 볼 수 있다.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제주올레길은 한국관광 100선에 다섯 번 전부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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