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섬 가우도, 사진=고희수 기자
가고 싶은 섬 가우도, 사진=고희수 기자

남쪽 바다 강진만에 조그만 섬 가우도가 있다. 봉긋하게 솟아오른 산머리에 청자 타워를 이고 있다. 청자가 크지도 작지도 않아 능선의 윤곽을 해치지 않고 산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소의 멍에처럼 생긴 가우도는 천년 비색 고려청자의 발상지인 강진과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작지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두루 갖추고 있는 매력 넘치는 섬이다. 강진의 8개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로서 전남의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되었다. 강진에서 무엇을 볼까 마음이 흔들릴 때 가우도에 가면 후회하지 않는다. 

 

가우도 청자다리,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청자다리,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다산다리,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다산다리,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출렁다리,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출렁다리, 사진=고희수 기자

강진은 고려 시대 500여 년 동안 청자를 만들어 온 곳으로 지금까지도 다수의 청자 가마터가 남아있다. 고려청자박물관이 위치한 강진군 대구면에서 청자다리(438m)를 건너 가우도에 들어갈 수 있다. 도암면 망호선착장에서는 다산다리(716m)를 이용하면 된다. 청자를 형상화 한 두 다리는 당초 출렁다리로 설계되었으나 바닷바람이 많이 불어 일반 다리로 변경되어 건설되었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2021년 6월 가우도 섬 안에 150m 길이의 진짜 출렁다리를 놓았다. 

 

물고기 조형물 '씨 러브 씨', ​사진=고희수 기자
물고기 조형물 '씨 러브 씨', ​사진=고희수 기자

대구면 저두 주차장에서 청자다리로 들어가는 입구에 커다란 물고기 모양의 조형물 ‘씨 러브 씨’(SEE LOVE SEA)가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김경균·조현 교수와 학생 등 한중일 청년 예술가들이 공동 창작 워크숍 등을 통해 만든 작품으로 막걸리통 생수통 세제통 맥주캔 사이다캔 등 강진만 주변의 각종 쓰레기로 채워져 있다. 

 

가우도 모노레일 탑승장과 제트보트 선착장,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모노레일 탑승장과 제트보트 선착장, 사진=고희수 기자
제트보트, 사진=고희수 기자
제트보트, 사진=고희수 기자
제트보트에서 바라 본 가우도,  ​사진=고희수 기자
제트보트에서 바라 본 가우도,  ​사진=고희수 기자

9월 15일(목) 청자다리를 건너 선착장에서 제트보트를 탔다. 물 위의 페라리처럼 물살을 가르며 시속 70km로 고속 질주한다. 날아가는 뱃전을 파도가 쾅쾅 때린다. 지그재그로 달리다가 선장이 손가락으로 신호를 주며 제 자리에서 아찔하게 360도 회전한다. 10분 만에 가우도를 한 바퀴 돌았다. 안전바를 얼마나 꼬옥 잡았는지 손목이 아프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제트보트는 망호선착장과 가우도에서 탈 수 있다. 가우도 해양레저 김원규 선장은 “얼마 전 단체 여행 온 98세 할머니가 승선한 적이 있었다. 할머니가 ‘재미있다. 드디어 꿈을 이뤘다’고 기뻐하셨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가우도 모노레일,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모노레일,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청자 타워와 짚트랙 탑승장,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청자 타워와 짚트랙 탑승장,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정상까지는 청자다리에서 모노레일을 탑승하거나 걸어서 올라갈 수 있다. 산 위에 25m 높이의 국내 최초 청자 모형 타워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청자 타워가 우뚝 솟아 있다. 모노레일 운전기사는 “청자 타워를 장식하고 있는 타일은 청자의 상감기법으로 구워 신비한 비색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우도 정상에서 바라본 강진만과 대구면,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정상에서 바라본 강진만과 대구면,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짚트랙 도착지점,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짚트랙 도착지점,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복합낚시공원,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 복합낚시공원, 사진=고희수 기자
게 잡기 체험, 사진=고희수 기자
게 잡기 체험, 사진=고희수 기자

청자 타워 전망대에 올랐다. 발아래 강진만과 멀리 월출산 백련사 고금도 해남의 달마산까지 보인다. 청자 타워에서 짚트랙이 출발한다. 제트보트에서 놀란 가슴이 아직도 콩닥거려 짚트랙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했다. 가우도 짚트랙은 길이 973m로 1분 만에 바다를 가로질러 저두 해안에 도착한다. 가우도에서는 이 밖에도 바다낚시와 굴 따기 게·낙지 잡기 꼬막과 바지락 캐기 등 다양한 어촌 체험을 할 수 있다. 

 

두꺼비 바위, 사진=고희수 기자
두꺼비 바위, 사진=고희수 기자
영랑나루쉼터, 사진=고희수 기자
영랑나루쉼터, 사진=고희수 기자
다산 정약용 쉼터, 사진=고희수 기자
다산 정약용 쉼터,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에는 해안선을 따라 2.5km 생태탐방로 ‘함께해(海)길’이 조성되어 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없고 도보용 안전 데크가 설치되어 호젓하게 섬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데크 중간에 쉼터와 바다로 내려가는 길목이 만들어져 있고 역사 속 인물과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영랑나루쉼터에서 시인 김영랑이 벤치에 앉아 있다. 1903년 전남 강진군 강진읍에서 태어난 영랑 김윤식은 1930년 3월 창간한 <시문학>지를 중심으로 박용철, 정지용, 이하윤, 정인보, 변영로, 김현구, 신석정, 허보 등 당대 최고 시인과 더불어 우리 현대 시의 새 장을 열었다. 1934년 <문학지>에 불후의 명작 <모란이 피기까지는>를 발표하였으며 1935년 <영랑시집>을, 1949년에는 <영랑시선>을 출간하였다.

다산 정약용은 학자 이전에 지아비이고 아버지였다. 강진 유배 시절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커져만 갔다. 유배지 생활 5년에 이르던 1805년 겨울 장남 학연이 보고 싶던 아버지를 찾아왔다. 다산 정약용 쉼터에서 박충의 작가의 아버지와 아들이 재회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가우 마을,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 마을,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 마을,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 마을, 사진=고희수 기자

가우도에는 후박나무 군락지와 곰솔 등 상록수 조림이 우거져 있고 인근에는 어족 자원이 풍부하다. 가우 마을 식당에 가면 맛깔스런 남도 음식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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