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 본관과 워터가든, 사진=고희수 기자
뮤지엄 본관과 워터가든, 사진=고희수 기자

저 멀리 치악산이 보이고 수려한 산들이 사방을 감싸고 있다. 아름다운 뮤지엄이 산상(山上)의 맑은 물 위에 떠 있다. 능선을 따라 곳곳에 들어선 건축물이 자연과 어우러져 신세계를 보여준다. 뮤지엄 산(SAN)은 공간(Space)과 예술(Art)이 자연(Nature)과 만나 멋진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종이 박물관과 청조갤러리 미술관이 2013년 개관하며 종합 뮤지엄으로 태어났다. 뮤지엄 산에 가면 바쁜 일상을 벗어나 휴식을 취하고 예술을 감상하며 명상에 잠겨 나를 돌아보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뮤지엄 산은 노출 콘크리트의 대가인 '안도 타다오'가 설계를 맡았고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이 작품활동에 참여하였다. 전체 길이 700m로 웰컴센터에서 출발하면 플라워가든, 조각정원, 워터가든, 본관, 명상관, 스톤가든, 제임스터렐관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관람할 수 있다. 파주석의 높은 담장 속에 작품이 숨어있어 이동할 때마다 깜짝 만나는 즐거움도 맛본다. 

 

플라워가든과 제라드 먼리 홉킨스를 위하여, 사진=고희수 기자
플라워가든과 제라드 먼리 홉킨스를 위하여, 사진=고희수 기자
조각공원과 꿈의 실현, 사진=고희수 기자
조각공원과 꿈의 실현, 사진=고희수 기자

꽃의 모양이 옛날 민초들이 쓰던 모자인 패랭이를 닮아 한민족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패랭이 꽃이 플라워가든을 가득 메웠다. 마크 디 수베로가 제라드 먼리 홉킨스의 시 ‘황조롱이 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붉은색 강철 조형물이 바람을 타고 천천히 돌아간다. 맞은편에 조각 정원이 있다. 

 

자작나무 숲 오솔길, 사진=고희수 기자
자작나무 숲 오솔길, 사진=고희수 기자
워터가든과 아치웨이, 사진=고희수 기자
워터가든과 아치웨이, 사진=고희수 기자

줄기가 하얀 자작나무 숲 오솔길을 걷다보면 황홀한 워터가든을 만난다. 강원도 맑은 물이 찰랑대고 동글동글한 조약돌 해미석이 반짝반짝 빛난다. 알렉산더 리버만의 작품 아치웨이와 뮤지엄 본관이 물 위에 반영되어 감동을 더해준다. 

 

페이퍼갤러리, 사진=고희수 기자
페이퍼갤러리, 사진=고희수 기자
청조갤러리, 사진=고희수 기자
청조갤러리, 사진=고희수 기자

페이퍼갤러리는 한솔 종이 박물관에서 출발한 국내 최초의 종이전문박물관이다. 국보와 보물 등 다수의 지정문화재를 소장하고 있고 ‘종이의 탄생부터 현재까지’를 보여준다. 

청조갤러리는 한국 미술을 대표하는 회화 작품과 판화 드로잉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등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이다. 8월 28일까지 계속되는 기획전 ‘옴니버스’에 최욱경, 김원숙, 이선경, 장희진, 정직성, 조해영, 황란, 윤석남, 홍인숙, 고산금, 김수, 함경아 등 12명의 작가가 탑승했다.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평생 수집한 소장품을 볼 수 있는 ‘한국 미술의 산책 8 : 꿈’이 6월부터 상설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박항섭, 김기창, 이종우, 이중섭, 장욱진, 나혜석, 오지호, 김환기, 변영원, 권옥연, 황규백, 박생광, 김봉태, 오윤, 이쾌대, 이만익 화가의 작품이 전시중이다.

 

스톤가든, 사진=고희수 기자
스톤가든, 사진=고희수 기자

스톤가든은 신라 고분을 모티브로 한 9개의 스톤마운드와 해외 작가의 조각품들로 이루어져 있다. 명상관에서 아로마 향기와 음원 명상 후 따뜻한 차로 몸과 마음을 깨우고 제임스터렐관에서는 ‘빛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제임스 터렐의 대표 작품을 볼 수 있다.

 

뮤지엄 본관과 워터가든, 사진=고희수 기자
뮤지엄 본관과 워터가든, 사진=고희수 기자
뮤지엄 본관과 워터가든, 사진=고희수 기자
뮤지엄 본관과 워터가든, 사진=고희수 기자

뮤지엄 본관에는 갤러리와 갤러리 사이에 사각, 삼각, 원형의 공간이 있다. 대지와 사람 하늘의 天地人을 상징하며 관람객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공간을 제공한다.

 

파피루스 온실, 사진=고희수 기자
파피루스 온실, 사진=고희수 기자

사각형 공간 파피루스 온실에서 종이의 어원인 파피루스가 자라고 있다. 대지를 뜻하는 중정으로 실내에서 마주하는 실외 공간이다. 빛과 눈 비 바람 등 계절과 시간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삼각코트, 사진=고희수 기자
삼각코트, 사진=고희수 기자

삼각코트는 무(無)의 공간이자 사람(人)을 의미하며 ‘ㅁ’의 대지와 ‘ㅇ’의 하늘을 연결해주는 공간이다. 삼각코트에서 올려다보니 흰구름이 흘러가는 삼각형 하늘이 보인다. 

 

백남준 홀, 사진=고희수 기자
백남준 홀, 사진=고희수 기자

백남준 홀에 하늘을 상징하는 약 9m 높이의 원형 공간이 있다. 천정의 유리창을 통한 햇빛이 작품을 환하게 비춘다. 

 

뮤지엄 본관 복도와 창, 사진=고희수 기자
뮤지엄 본관 복도와 창, 사진=고희수 기자

뮤지엄 본관 갤러리를 연결하는 복도의 커다란 창에 자연이 큐레이팅한 울창한 여름이 담겨 있다. 파주석 담과 처마 사이에 작은 광창이 있어 빛이 들어오도록 설계되었다. 본관 내부는 파주석 박스 안에 노출 콘크리트 박스가 놓인 Box in Box 컨셉으로 되어 있다. 여주 세종중학교 미술 교사인 이채명 도슨트는 “지금은 여름이어서 창을 통해 들어온 빛이 녹색으로 보이지만 겨울에는 하얗게 보인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주변 환경의 색이 달라지기 때문에 광창은 때마다 독특한 빛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카페테라스, 사진=고희수 기자
카페테라스, 사진=고희수 기자

카페테라스에서 싱그러운 풍경이 내려다보인다. 공유가 커피 CF에 나오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찾아가는 음악회, 사진=고희수 기자
찾아가는 음악회, 사진=고희수 기자

뮤지엄 산은 7월 30일(토) 오후 본관에서 원주 시립교향악단과 함께 ‘찾아가는 음악회’를 선보였다. TV 드라마 '도깨비' 촬영장소였던 2층 라운지가 관객들로 발디딜 틈 없이 초만원이다. 원주시향 현악 9중주는 이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OST 등을 연주하여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솔문화재단 최진 선임연구원은 “코로나가 진정되어 각종 프로그램을 조금씩 재개하고 있다"며 "앞으로 관람객들과 더욱 더 친화적인 공간을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뮤지엄 산 입구, 사진=고희수 기자
뮤지엄 산 입구, 사진=고희수 기자

뮤지엄 산은 한솔문화재단이 2013년 개관한 전원형 뮤지엄으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품에서 문화와 예술의 울림을 만날 수 있다. 종이와 아날로그를 통해 그동안 잊고 지낸 삶의 여유와 쉼을 선사한다. 강원도 원주에 위치하며 한국 관광 100선에 4회 연속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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